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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네 May 08. 2024

시간이 말하는 것

이스탄불에서 어버이날을 맞이하며

 안녕하세요? 모두 잘 지내고 계시나요? 오늘은 잡답도 더해봅니다.

 이스탄불의 오늘은 다시 좀 더워졌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비가 오고 춥고, 지난 수요일 연재일엔 근로자의 날이라서 이스탄불의 학교도 쉬는 탓에 집에서 엄마로서 근무했습니다. 연재 땡땡이를 이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아하하.

 요즘 이스탄불 날씨는 경량패딩을 꺼내 입으려다 오늘은 다시 반팔티셔츠가 어울리는 날입니다. 그런데, 이스탄불의 일기예보를 보니 곧 다시 비가 오고 서늘해지겠네요.

 좀 괴상한 패션이지만 지금 이스탄불을 여행하신다면 반팔 티셔츠에 패딩조끼가 제격입니다. 아하하.


 현재 저는 매주 수요일에 '유럽, 아들과 여행하고 있습니다.'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기존 제목은 '장소 바뀐 극한 육아'였지만, 쓰다 보니 그리 극하지는 않고 아들이 제법 커서 옛날처럼 업고 다니지 않으니 뭐 이게 극하다고 할 수 있겠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잔잔하게 연재명도 바꾸었습니다. 지난 여름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 거의 일 년 전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그 사이에 남편이 여유가 나면 다른 여행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mysontravel


 어떤 독자분들은 주재원이고 부자라서 여행할 수 있냐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아들과의 유럽 여행이 부유해서 다닐 수 있는 건 아닌 듯합니다. 그리고 저는 사실 여행지에 가서 쓰는 최대 소비가 '리들(Lidl)'이라는 유럽 마트에서 돼지고기를 사는 것이니 부유한 건 확실히 아닙니다. 아하하.

 오히려 삶의 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와 '건강과 체력'의 이유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론 '시간'이나 '건강', '체력'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실, 아이가 크는데 필요한 것은 온전히 '돈'으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많이 느꼈기에 이렇게 저질 체력인 저도 바쁜 남편과 함께 아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제법 비행기를 여러 번 타 본 아들이 우리는 왜 좋은 좌석에 앉지 못하냐고 물을 때, 해줄 말이 '좋은 좌석을 세 사람 모두 탈 만큼 충분히 부유하진 않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소비와 가치 선택'의 이야기까지 나누곤 합니다.

 '시간', '돈' 등 사실 우리의 삶의 중요한 것들은 모두 인간의 선택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충분한 재화나 시간이 무한하다면 아무거나 선택해도 되겠지만, 우리의 삶은 유한하니 결국, 내가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나의 하루가 나의 삶이 모두 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그 가치 선택을 가르치는 것이 부모입니다.


 아마 아들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선택을 할 것입니다. 다만 저와 함께한 이 시간이 아이가 선택을 할 때 도움이 되길,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고백하길 바라며 이스탄불에서 맞이하는 어버이날을 자축해 봅니다.  그리고 이스탄불의 오늘을 기록한 연재를 마친 것도 자축해 봅니다. 힘 빼고 쓰는 글이 오히려 조회수가 더 나와서 사실 조금 의아했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길어집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istanbultoday

 

 한국에 있는 부모님들께는 이번에도 저 대신 쿠# 아저씨가 다녀가셨습니다. 늘 건강히 그 자리에 계시는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가집니다. 늘 사랑합니다. 그리고 어버이신 나도 당신도 오늘 참, 고생했다고 칭찬해 봅니다. 제가 아이와의 여행이 돈이 많아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껴서 갑니다.'를 참 길게 이야기하네요. 구구절절, 신변잡기는 어쩔 수 없네요. 아하하.


 부족한 글을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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