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⑫
신반포역에 있는 반포 1차 재개발지구 아파트 건설현장으로 왔다. 하루 종일 아파트 골격과 미장이 끝난 곳에 들어가 쓰레기를 치우고 시멘트 가루를 빗자루로 쓸어냈다.
출근을 서둘렀다. 인력사무실에서 오전 6시가 다 되도록 잡아놓다가 늦게 일을 가라고 해서 늦어 종종 걸음으로 갔다.
옆에서 자꾸 아침을 먹고 가자는 통에 거슬렸다. 그 친구는 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며 먹는 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했다. 점심도 다른 사람의 두 배를 먹었다. 그런데 엄청 말랐다. 자기도 살이 찌고 싶은데 스트레스 받아서 잘 안 찐단다.
고향 이야기에 거기에 맛있는 게 뭐가 있는지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 사람이 무슨 사연이 있어 노가대를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아파트 10층에 올라가 1층까지 내려오면서 건물 청소를 했다. 건물 내부 청소는 정말 먼지 구덩이에서 일이다. 뿌연 먼지 때문에 앞이 하얗게 보였다. 어느 정도 일하고 나면 안경이 잘 안보일 정도로 먼지가 묻어 안경을 닦아내야했다.
처음에는 여기서 마스크도 제대로 안주고 일을 시켰다. 그 친구가 끈질 지게 마스크를 달라고 요구해서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일할 수 있었다.
정말 쉬지 않고 일했다. 빗자루 질이 힘을 많이 쓰는 일은 아닌데 등이 쑤시고 어깨가 결렸다. 작업반장이 먼저 가서 큰 쓰레기를 치우면 나와 그 아저씨가 빗자루 질을 해서 시멘트 가루와 작은 쓰레기를 방 2~3군데에 모았다.
다른 아저씨 두 명이 눈 치우는 삽으로 마대자루에 담고 다른 사람이 뒷정리를 했다. 정신없이 빗자루 질을 하니 어느덧 2층이다. 다들 힘들었는지 오늘은 여기서 끝내자고 했다.
한 평당 5천 만원인 집. 30평이면 15억. 누가 와서 여기살까. 돈돈돈 이면 다 되는 세상.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이 집을 지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참 쓸쓸했다. 빈속에 현장에서 믹스커피를 타먹으며 담배를 한 대 피웠는데 고달프고 처참했다.
오늘 따라 춥고 어지럽다. 이 현장이 정말 사람취급을 안 해주는 곳이라 더 그랬나 보다.
점심 때 쉬는 시간에도 청국장 냄새가 진동을 하는 방에도 몸 한 켠 누윌 곳이 없다.
끝날 때 거기서 옷도 못 갈아입어 자재 창고로 쫒겨 났다.
이게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따라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