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셋 젊은 엄마와 늙은 딸의 더부살이 (12)
3주 가까운 기간을 병원에 있다가 집으로 왔다.
입원하기 전부터 무사히 퇴원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집에 오고 나니 좋은 건 퇴원 날 하루고,
그다음 날부터는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게
더 바빠졌다.
병원에서는 영양사가 고른 영양 고려하며 챙겨주었던
삼시세끼 식사가 오롯이 내 몫이 되었기 때문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매일 하루 세 번은
무리가 되었다.
누구나처럼 그저 밥 먹는 건데 무리라고 하는 이유는
‘영양가 높은 건강식’을 챙겨야 했기 때문이다.
입맛 없는 아침에는 대충 식빵 한 조각에
커피 한 잔 먹어도 괜찮고,
식구들 모두 집에 있는 토요일에는
아침과 점심 두 끼를 합쳐
‘늦잠 더하기 브런치’로 바꿔도 좋을 두 딸들인데
암 수술받고 퇴원한 엄마를 생각하면
한 끼를 허투루 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매 끼니마다
대단한 고기반찬에 별식을 차리는 것도 아니었지만
마음만은 수라상을 차려 올리는 기분으로
부담이 한가득이었다.
문득문득 생각했다.
나와 동생들 때 맞춰 밥해 먹이고
학교 도시락 싸주느라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동안 당연한 것처럼 받았던 엄마 밥상이
이렇게 귀했구나.
간단한 반찬 몇 가지 하기가
이렇게 힘들고 고단한 일이었구나.
엄마 밥을 먹는 건 그냥 밥을 먹는 게 아니었다.
건강을 생각하며 차려내는 엄마의 마음과 정성을
먹는 일이고, 무슨 반찬이 좋을까, 국이나 찌개는 뭐가 어울릴까,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반복적인 고민을 먹는 일이었다.
엄마, 부족해도 정성스러운 마음 생각해서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