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주 금요일
서울숲 근처에 조카 회사가 있다. 먹거리가 많다고 이번 모임은 조카 회사 근처에서 하는 것이 어떤지 물어왔다. 모임날 430분쯤 약속이 1시간에 2시간정도 걸릴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회사근처로 오겠다고 한다. 업무는 6시쯤 끝났고 7시쯤까지 오겠지 생각하며 6시 30분쯤 같이 식사할 장소를 찾기 위해 주변을 걸었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사람들이 많은 식당 위주로 중식, 불백정식, 태국음식, 양고기, 뒷고기 정도로 선택범위를 좁히고 조카가 오면 물어보기로 하고 기다렸다. 조카는 예상한 시간보다 1시간이 더 걸려 8시쯤 회사근처에 도착했고 생각해 둔 메뉴들을 제시했더니 양고기가 좋겠다고 해 미리 봐 둔 식당으로 향했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간판을 보더니 조카 회사에서 회식을 하려고 몇 번 알아 보았던 곳인데 그럴때마다 대기줄이 길어 포기했던 곳이라며 양고기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브랜드라고 했다. 메뉴를 받고 양갈비, 양왕꼬치, 양안심꼬치를 각 2인분씩 시키고 온면이랑 공기밥도 하나씩 시켜 먹었다. 식당에서 나오니 9시가 조금 넘어 카페에서 이야기 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 회사로 가 이야기 하기로 하고 편의점에에서 음료를 사고 계산은 조카가 했다.
이번에 책은 '하류지향'이다. 지난번 같이 읽었던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알기' 저자의 다른 책이다.
책 이야기에 앞서 회사생활이 어떤지 먼저 물어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가족'이라는 주제로 꽤 오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번 읽었던 '푸코,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알기'가 조카에게 인상적이었던 건지 '가족'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구조주의의 시각으로 설명하며 내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가족과 가족문화가 내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설명하며 내가 생각하는 조카의 가족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며 '格物致知 誠意正心 修身齊家 治國平天下' 대학에 나오는 8조목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다. 내가 중학시절 한참을 빠져 있던 문구이다.
책 이야기는 책속의 내용 중 '리스크'에 대한 조카의 생각을 들으며 조카에게 있던 이전에 불안해하던 생각들이 조금은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해 다행이라 생각했다. 스스로가 계획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의해 회사생활에서 벌어지는 도발적 현실들에서도 조금은 더 느슨해지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