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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nobody Jul 09. 2024

직딩조카와 책읽기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금융수업/미히르 데사이

7월 1주 토요일

오전에 경제독서모임 2기 사전모임을 가졌다. 3시부터는 조카와 책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지난주 모임이었는데 바빴던 건지 연락이 없어 이번주에 하게 되었다. 3시쯤 조카에게서 머리를 깎고 출발하겠다며 전화가 왔다. 시간이 좀 더 남았다. 시원한 거실바닥에 등을 붙이고 잘까도 생각했는데 참았다.

땀을 흘리며 들어오는 조카를 아내가 먼저 반겼다. "덥지?"라며 올해 첫 에어컨을 조카를 위해 켜주며 저녁을 뭘 먹을지 묻고는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시작했고 나와 조카는 식탁에 앉아 책 이야기를 시작했다.

책이 어땠냐는 질문에 동산투자는 좋은 투자가 아닌 것 같다고 답을 했다. 예상치 못한 답이어서 잠시 속으로 "무슨 말이지?"라고 생각하다 "잘 못 들었다." 말했더니 동산보다 부동산 투자가 리스크가 낮지 않냐며 주가의 변동성과 집값의 변동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차피 집값은 오른다'는 가정을 은연중에 하는 것 같아 설명을 다 듣고 "네가 그렇게 말하는 전제가 뭐지?"라고 반문했다. 오전에 했던 경제독서 2기 사전모임에도 비슷한 질문이 있었다. '어차피 물가는 계속 상승하지 않겠냐'는 거다. 그렇다. 20년 전보다 그리고 10년 전보다 물가는 뛰었고 집값도 뛰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 않을까라고 조카에게 되물었다. 만약 집값이 떨어진다면 조카는 실물이 있으니 들어가서 살면 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지금 조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그렇다. 2년 전 최고치에서 값이 얼마간 빠졌지만 언제 가는 그 값을 회복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일 거다. 나도 그러기를 바란다. 하지만 출생률 저하와 노령층의 증가로 이미 지방을 포함한 수도권의 일부에서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보니 일본같이 지엽적 공동화현상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생기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해 주었다.

나에게 부동산으로 돈을 버시지 않았냐고도 물었다. 내 대답은 "정말 운이 좋았다."였다. 2000년 초, 가족들을 한 곳에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터라 겁 없이 아파트를 구입했다. 당시는 담보대출이 집값의 80%까지 나왔고 이자도 낮았지만 원금을 포함하지 않고 이자만 내었어도 되었던 때였다. 그렇게 절실한 필요에 의해 아파트를 구매했고 또 내가 있던 업종도 성장기에서 호황기로 넘어가던 때였기에 무리 없이 다음 투자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정말이지 운이 좋았다." 다시 강조했다. 여전히 부동산은 좋은 투자처일까 라는 질문에 나의 답은 "운도 따라주어야 한다."는 거다. 너무 당연하고 무심한 답변이었을까?

스스로 돈을 벌며 책을 읽으니 저자의 강조점들이 다르게 느껴진다며 '현금전환주기'와 '회전율'에 대해서 한참을 서로 이야기했다. (이제는 서로의 경험과 비교하며 대화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단순히 매출이 증가한다고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흑자도산'도 생각보다 사업초기에는 많다고 이것저것 실제 예를 들며 설명해 주었다. 그렇게 'ROE'에 대해 다시 한번 묻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돈을 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서로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생각했다.

이후에도 '일을 할 것인지?' '돈을 벌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공매도'에 대해, '베타계수'에 대해,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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