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간다
5월이 무르익었다.
봄날이 가고 있다.
봄바람에 휘날리던 연분홍 치마도 이제 보이지 않고
신작로 길에서 울던 새도 황혼 속으로 사라졌다.
아쉽지만 봄을 떠나보내야 한다.
그래야 여름이 오고 결실의 가을도 온다.
요즘 낮 기온이 30도 근처까지 오르내리며
오는 여름을 대비하라고 사람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
들판도 이제 여름꽃들이 준비하고 있다.
금계국, 천인국, 원추리, 비비추.....
올봄은 벌써 추억이 되었다.
평범한 일상 같지만 곰곰이 새겨보면 하루하루가 새로운 나날이었다.
내년 봄은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날지 상상해 본다.
새롭게 맞이할 봄이 경이로운 나날이 되기를 기원하며 봄을 보낸다.
소만
여름의 첫머리로 들어선다는 것을 알려주는 절기다.
햇볕이 풍부해지고 만물이 성장하여 작은 것을 하나하나 채워서 풍성하게 만든다는 소만(小滿).
단어의 뜻이 정말로 마음에 든다. 우리의 삶이 그리하니까.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여 일상이 되고, 사소한 일상이 모여 인생(人生)이 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모여 거대한 역사가 되고.
소만이 되면 거리 노동자의 치열한 삶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여름이 시작됨을 절감한다.
그 치열한 하루하루가 모여 한 해의 일기가 완성되고, 삶의 한 페이지가 치열함으로 채워졌다는 왠지 모를 뿌듯함으로 지는 겨울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만이다.
팔뚝을 걷고 햇볕 속으로 나간다. 작은 일상을 채우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