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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탈출 Oct 19. 2023

서울 사는 40대 윤 차장의 투자 도전기 - 3편

이제 실전이다

그런데 여전히 어떤 종목을 사야 좋을지 모르겠다. 점심시간에 장 과장 옆자리에 앉아서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물어본다.


"장 과장, 종목 선정은 어떻게 하고 있어?"

"일단 최대한 많이 봐야죠. 믿을 만한 종목인지 재무 상태도 보고, 차트 패턴이 어떤지도 보고요. 카페에서 추천하는 종목도 살펴보면 좋죠."

"보고 있긴 한데, 너무 많아서 다 좋아 보이기도 하고, 막상 좋아 보여도 진짜 내 돈을 넣기는 불안하기도 해."

"처음엔 다 그래요. 그래도 잃는 거 무서워하기보단 잃어도 수업료라 생각하고 해 보세요. 사실 소형주가 차트로 투자하기 좋은데, 정 불안하시면 잘 흔들리지 않는 큰 회사들 위주로 시작해 보세요."  

"장 과장은 어떤 종목 투자하고 있어? 좋은 종목 있으면 공유 좀 해줘."

"아... 종목 추천했다가 낭패 볼 수 있어서 잘 추천 안 드리는데. 그래도 윤 차장님께만 특별히 드릴게요. 일단 칠성전자가 요즘 좋아요. 전장 쪽에도 진출한다고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좋고 차트 모양도 우상향이에요. 곧 20일 이평선도 뚫을 기세거든요. 사시려면 지금 바로 사셔야 할 거예요."


바로 삼영증권 모바일 앱으로 검색해 본다. 정말 분위기가 좋다. 온통 장밋빛 뉴스에 커뮤니티 분위기도 한 껏 달아올라 있다. 바로 관심종목으로 등록한다.


"오, 정말 좋은데. 또 없어?"

"우미상사라고 배터리 원료 수입하는 곳이 있거든요. 칠레 쪽 리튬 광산이랑 계약해서 앞으로 전망이 좋아요. 벌써 많이 오르긴 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오를 분위기예요."


역시 장 과장 말대로 전망이 좋아 보인다. 차트는 거의 직각으로 일어서고 있다. 벌써 한 달 전보다 3배가 오른 상태긴 하지만 더 오를 추진력이 남아있는 분위기다. 

업무를 보다가 수시로 차트를 힐끔거리게 된다. 칠성전자는 오늘만 5% 상승 중이다. 우미상사는 1% 하락하다가 다시 오르고 있다. 한 시간 있다가 다시 보니 칠성전자는 6% 상승, 우미상사는 0.5%로 상승 전환이다. 이거 계속 오를 거 같다. 그래 어차피 적은 돈이니 100만 원씩 넣어보자. 사무실에서 계속 폰을 들여다보고 있기엔 좀 눈치가 보여서 카페테리아로 이동한다. 차를 한 잔 시켜놓고 마음을 가다듬고 경건한 마음으로 매수에 들어간다. 드디어 매수 완료!


장 과장의 추천을 받았지만 내 최종 판단으로 매수한 첫 주식이다. 좀 전에 우리 회사 주식을 살 때와는 달리 가슴이 떨리는 정도가 아니라 심장이 쿵쾅거린다. 불안함 보다는 쾌감에 가깝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빠지는가 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거의 10분, 아니 5분에 한 번 꼴로 시세를 확인하게 된다.  

다음 날, 그다음 날에도 계속 오른다. 우미상사는 오늘 아침에만 벌써 10% 상승이다. 이거 더 사야 하나? 마침 지나가는 장 과장을 불러 세운다.

“장 과장, 우미상사 더 사야 할까?”

“저는 방금 다른 종목 팔아서 500만 원 더 들어갔어요.”

“500이나? 그렇게 과감할 만큼 확실한 건가? “

“요즘 기세가 좋잖아요. 확실한 호재에 차트도 정배열이에요. 거기다 박스권까지 뚫었으니 앞으로 더 오를 일만 남은 거 같아요.” 


장 과장 말이 맞다. 내가 봐도 분위기가 정말 좋다. 긍정적인 뉴스도 계속 쏟아지고 커뮤니티 분위기도 더 산다는 사람들이 넘친다. 차트도 지금껏 배운 패턴 중에 가장 좋다는 상승장에 박스권까지 뚫은 정배열이다. 시장 상황도 좋은데 막 한계를 돌파하여 우상향 하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로켓발사형 그래프다.


“그래 나도 좀 더 용기를 내야겠지?”

“네, 시장 상황에 맞춰서 용기를 내야 할 때도 있죠. 그래도 최종 판단은 차장님이 직접 하셔야 합니다.”


바로 빈 회의실로 들어가서 삼영증권 앱을 열고 우미상사 차트를 본다. 그새 2%가 더 올랐다. 더 늦으면 더 비싸질 것 같다. 재빨리 칠성전자 100만, 우미상사 100만, 총 200만 원어치를 추가로 매수한다. 이왕이면 500만 원을 넣으려고 했지만, 용기가 안 난다. 작게 시작해야 한다는 선배들의 말을 무시하면 안 되겠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은 작게 시작하자.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에 돌아온다. 여전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 자제심을 발휘해 본다. 5분에 한 번 확인하다가 10분에 한 번으로. 큰 변화 없이 가격을 유지한다. 점심시간이 돼서도 큰 변화는 없다.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기억에도 없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자리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켜자마자 갑자기 삼영증권 앱의 알람이 울린다. 


4편에서 계속...


※ 이 글은 저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한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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