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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Apr 26. 2020

부서지고 깨져도 멋진 조각이 되길

30살을 앞두고 다시시작

부모님에게 좋은 아들이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 진학도, 취업도 결혼도 남들이 하는 건 뒤처지지 않게 좋은 건 따라가며 사는 게 모토였다. 그렇게 살아온 내 인생에 변화가 찾아왔다. 요즘은 반 발자국 새로운 도전을 하며 산다. 남들보다 조금 늦으면 어떤가 나는 지금이 더 살맛 난다

브런치, 인스타그램, 코멘토 20년이 들어서 내가 새로 시작한 것들이다. 브런치는 2월부터 시작하여 일주일에 두 편씩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연말에는 글을 모아 내 책을 출판하는 게 목표다. 인스타그램은 최근에 시작하였다. 매일 한편씩 짧은 글을 올린다. 다른 작가들과 콜라보도 진행하며 글 쓰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코멘토는 현직자가 도와주는 취업 플랫폼이다. 차질이 없다면 다음 주부터 직무부트캠프에서 취준생들과 함께 5주간 과제들을 수행할 예정이다. 조금씩 강의역량을 키워 내년에는 강단에서 강연을 하는 게 목표이다. 이 외에도 앱 만들기, 부동산 공부 등 그동안 시작해보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바쁘게 살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 조금 멀어진 것도 있다. 그래도 나는 지금 내 삶이 좋다고 느낀다. 도전이라고 말하기에도 낯간지러울 정도로, 위에 열거한 것들은 소소한 시작에 불가하다. 하지만 이런 나의 작은 도전들이 모여 모나미 펜으로 그은 직선 같았던 내 삶이, 붓으로 쓴 글처럼 좀 더 풍요로워졌다.


작년 내 모습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달랐다. 1년 전 내 키워드는 주식, 대학원, 내 집 마련으로 대표된다. 26살 나름 이른 이에 공공기관에 취업했지만, 금융권에 취업한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내 월급과 평범한 일상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돈을 불리기 위해 주식에 몰입했고, 좀 더 앞서가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했다


거기에 덧붙여 경제적 독립도 준비했다. 출퇴근 시간은 한 시간 정도면 가능했지만 독립된 나만의 집을 가지고 싶었다. 모은 돈은 많지 않았지만 대출 끼고사면 가능했다. 인생에 도장깨기가 있다면 나는 남들보다 빨리 깨고 가리라 생각했다. 가끔 왠지 모를 공허함이 들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틀었고, 주말에는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했다


공허함과 외로움의 이유를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싶었던 거 같다. 그리고 인생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어느날 내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시련 찾아오자 그동안 해 온  것들이 부질 없다고 느꼈다. 주식은 투자가 아닌 '돈에 눈먼 배팅'이었고 대학원은 성장이 아닌 '남들도 있는 학위'를 가지고 싶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조금씩 하고 싶었던 도전하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이유는 '나를 위해서' 하나였고, 안 할 이유는 수없이 많았다. 처음에는 브런치에 글을 썼다, 두 번 떨어졌지만 계속 글을 써서 작가 승인을 받았다. 되고도 몇 주간은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 155명의 구독자와 21만 명의 방문 조회수를 달성했다.


인스타그램에 글쓰기도, 직장인 코멘토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었지만 일단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는 대신에 새로운 글감을 찾았고, 연애 기사 대신 최근 취업시장을 봤다.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냐며' 도마뱀 뇌가 내게 유튜브랑 넷플릭스 좀 보자고 속삭였지만, 그냥 묵묵하게 꾸준히 했다.


두 달 정도 지나니 조금씩 습관이 잡히기 시작했다. 금요일 저녁이 되면 술 생각보다, 집에 가서 글 올릴게 떠올랐고, 유튜브를 보면서도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와 나와 유사한 사람들의 영상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사소한 시작이었지만, 이를 통해 점차 나답게 사는 법을 공부하게 되었다.


인생에 어려운 순간들을 항상 있었다. 다만 이를 극복하는 순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은 항상 뒷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내 입에 풀칠을 해주지도 않고, 부모님이 좋아해 주지도, 사회에서 인정해 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다 보니 머릿속에 녹음 거처럼 ' 왜 이리 사는 게 재미없지'라는 말은 입에 붙이고 살았던 거 같다.


요즘에는 사는 게 어때라고 물어보면 적어도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거 같다.  내가 하는 취미가 돈도 안되고, 누군가는 노동대비 수익률도 없는 비효율적인 생산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소소한 거라도 하루하루 생산해가다 보면, 나는 성장해가고 있고 조금씩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느낀다


소비에는 한계효용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옷을 사고, 새로운 음식점을 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곳이 아닌 더 비싸고 좋은 것을 소비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가치있는 일을 생산하고 도전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생산해낸 콘텐츠, 하나둘씩 쌓여가는 나의 얘기들이 소비에서는 채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특히 직장인 허언증이라고 불리는 유튜브도 '이미 레드오션이야', '하고 싶은데 할 시간이 없어' 라며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이전에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도전해보고 싶다. 잘 안되면 어떤가 그 자체로 배우는게 있으면 된다. 나이가 드는 상상을 해보면 지금 도전 못한 걸 가장 후회할 거 같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하고 싶으건 다 하려고 한다'  이것저것 고민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거 그냥 해보자 생각한다. 힘들때도 있다. 남들이 안알라줄때도 있다. 그래도 어떤가, 실패해서 계획이 무너지고, 해오던 일이 부서지면 어떤가. 부서지고 넘어져 발생한 조각들은 내 인생에 을것이고 의미있는 조각이라면 그정도 괜찮을거 같다


깨지지 않은 인생은 없다. 도전하지 않으면 깨지고 부서질 조각도 없다.

하고싶은 게 있다면 우리 모두 조금만 용기를 내보자 그시작이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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