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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Jun 08. 2020

시작이 반이다, 나머지 반은 그냥 따라오지 않는다

시작과 끝에 대하여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실행이 답이다"


"just do it"


스크린 속 광고에서도 진열대에 놓인 책에서도 하나 같이 "시작"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 망설임보다는 뭐라도 시작하는 걸 권하사회에서 나 또한 여러 시작들 했던 거 같다.  시작이 작은 일이라도, 그 결과가 실패로 남더라도 시작한 일들은 인생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으로 남았다. 그래서 망설임보다는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


그런데 요즘에는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정말 시작만 하면 되는 걸까?


요즘에는 시작한 일들을 지속 나가는 게 어렵다고 느낀다. 매주  쓰책을 읽는 것도 하다 보면 습관이 생길 줄 알았는데, 의식적으로 동기부여를 하지 않으면 안 하게 된다.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했던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도 안 지킬 핑곗거리는 계속 많아지다 보니 이제는 흐지부지해졌다. 그래서 요즘은 시작보다 시작한 일을 지속하는데 고민이 생겼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망설여서 못한 일도 있고, 나름 시작해서 잘된 일도 있고, 시작했는데 끝을 못 본 일도 있다. 그런 일들을 하나씩 풀어보며 시작 그 끝을 어떻게 맺으면 좋을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1 느낌이 오면 행동으로 옮겨라


첫 번째는 시작에 대한 내용이다. 나에게 시작은 "느낌이 오면 행동으로 옮겨라"라는 문장과 함께 시작한다. 저 문장을 처음 읽은 건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에서였다. 지금도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설 때면 저 문장을 떠올리며 선택을 보류하는 대신 지금 선택하자고 나 자신을 다독인다.


그래서 저 문장과 함께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짝사랑에게 고백했던 기억도 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성취한 일들도 있다. 그래도 소심했던 나에게는 무엇보다 용기 내어 원하는 동아리에 가입순간들이 떠오른다. 주변 사람들의 기준이 아닌, 오직 나의 의지만으로 선택한 동아리였기에  선택의 결과가 더 값졌다


고등학교 때는 3년간 독서토론 동아리를 하였고, 대학교는 4년간 투자동아리를 하였다. 두 동아리에서 만난 인연들 지금도 서로 안부를 물으며 지내고 있다. 독서토론 동아리에서는 여러 책들을 읽으며 세상을 보는 눈을, 투자동아리를 통해서는 기업과 돈을 보는 눈을 배웠다. 결과적으로도 논술로 대학을 입학하였고, 취업을 준비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줬


내가 그 순간 주변 사람들 따라 조용히 손을 내리거나, 가입하기를 망설였다면 지금의 내 모습은 사뭇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당시 망설임 없이 홀로 내가 선택한 믿고 추진했던 일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느낌이 오면 행동으로 옮겨라"라는 장이 지금도 머릿속에 기억에 남는다


#2 행동을 하려면 끝까지 해라


"시작" 다음은 "지속"이다. 앞서 새로운 시작을 통해 변화된 일도 있지만, 시작만 하고 끝까지 하지 못한 들이 더 많다. 끝까지 하지 못한 핑계들은 수도 없이 많다. 바빠서, 일이 많아서, 몸이 피곤해서, 상황이 안 좋아서.. 이런 핑계들을 수 개 더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그냥 스스로를 자책하는 대신 핑계를 찾는 게 덜 괴로워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내게는 시작은 거창하지만 항상 끝까지 마무리를 못 짓는  "운동"과 "공부"이다. 체력관리를 하기 위해 헬스는 물론이거니와 복싱, 스피닝 등 여러 운동을 했는데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자격증을 따겠다. 영어실력을 늘리겠다 해서 수강권은 다 끊었는데 끝까지 들은 게 없다


차라리 돈을 저렇게 쓸 거면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하는 게 유용했을 거 같다. 이처럼 일단 시작은 좋은데 후속적으로 "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우들도 많았다. 그래서 "느낌이 오면 행동으로 옮겨라"라는 문장 다음에 "행동을 하려면 끝까지 해라"라는 문장을  스스로 덧붙인다. 시작한 일에 의지력을 가지기 위해서다.


다이어리에 할 일들을 정리하고, 지킬 수 있는 규칙을 정하여 나름 시작한 일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규칙을 잘 지키면 스스로에게 선물도 해주고, 못 지키면 3 아웃제를 도입하여 벌칙도 부여했다. 결과적으로 큰 효과가 있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무작정 시작하기보다는 앞뒤를 고민해가며 시작 하게 되었다


#3 끝까지 하려면 단단해져라


마지막은 마음가짐이다. 하다 보면 나 자신과 타협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매일 운동하기로 했던 것을 주 3회로 줄이거나, 1년 안에 자격증 합격하기로 했던 것을 조금 늦추는 일들이 그렇다. 하지만 나와 타협을 보면 안 되는 일들이 있다.  연내에 해내고 싶었는데 마음이 약해지는 일들이다. 이런 생각들은 순식간에 마음을 약하게 만들고 목표를 포기하게 끔 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끝까지 하려면 단단해져라"라는 말을 덧붙였다. 끝까지 하려 마음가짐 중요하다. 세상의 수많은 유혹을 물리치고 나와의 싸움을 이기려면 정신적으로 단단해져야 한다. 나는 마음가짐을 바로잡기위해 두 가지를 했다. 첫 번째는 매주 기록하는 것으로,내가 세운 목표들을 엑셀로 정리하며 매주마다 현황, 성과, 미흡점들을 기록했다. 막상 생각들을 글과 숫자로 기록하다 보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나 요즘 이런 거 하고 있어"하  회사 직원이나 가족 친구들에게 내 목표들을 알리는 것이었다. 주변에 목표를 체크할 수 있는 거울을 두면 혼자보다 의지력이 생긴다. 다만 사적인 부분을 알리는 건 원치 않은 소문으로 곤욕을 치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는 있다 느꼈다.


그리고 마음가짐을 혼자 할 필요는 없다. 요즘에는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 간 모임도 많이 활성화돼있다. 내게는 브런치 작가들과 독서모임 회원들이 좋은 동료들이 아닌가 싶다. 마음먹기가 잘 안될 때는 이를  내 주변에 마음 맞는 사람들을 가까이 두며 목표를 공유하는 과정도 좋다고 생각한다.


#4 시작이 반인 이유

위에 말들을 붙이면 <느낌이 오면 행동으로 옮겨라, 행동으로 옮기려면 끝까지 해라, 끝까지 하라면 당당해져라>이다. 시작도 중요하고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고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시작이 반이다"라는 언을 남겼다. 본 의미는 시작을 하 나머지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의미로 시작에 방점을 두고 해석한다. 나는 대신 "시작반이지만 나머지 반은 그냥 따라오지 않는다"라 보며 시작보다는 지속에 방점을 두 해석을 한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기나긴 노력과 끈기가 필요한 일일수록 누구보다 단단해져야 한다고 느낀다. 그런 단단함의 정도가 결국 목표를 이루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작지만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내가 지금 시작한 일에 약한 마음이 든다면 저 문장 등을 한 번씩 읽어마음가짐을 되새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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