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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Nov 14. 2021

꿈꾸는 자는 늙지 않는다

30살

# 한 해를 돌아보는 일기 -현재-


날이 쌀쌀하다. 이제 가을을 지나 점차 겨울이 오려나보다. 겨울을 맞이하게 되면 한 살 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겨울에 태어났으면서도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걸 느껴야 하는 겨울이 반갑지만은 않다. 나의 20대는 작년 달력을 마지막으로 지나갔다. 올해는 30살로 한해를 맞이했는데, 한 해를 돌이켜 보니 30살이라는 나이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나 싶다.


막상 30대 삶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다. 세상은 계속 바쁘게 돌아가고 나는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럼에도 30살을 보내며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하는 일에서 조금씩 내공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직장생활을 돌이켜 보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상황에 대한 판단과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들도 이전보다 익숙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업무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이전보다는 덜하다. 때려치우고 업무들을 견디고 해결해가며 회사 업무에 내공이 쌓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거 같다.


부캐로 활동하고 있는 코멘토 멘토도 내공이 쌓였다. 캠프 횟수로는 30번을 넘게 했으니, 이일도 내 삶 속에서 꽤 익숙한 일들을 자리를 잡다. 이전보다 많은 캠프를 열어도 투여하는 시간이 줄고, 강의에 대한 멘티들의 만족도도 올타임 하이를 찍고있다.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부수익도 만족스러운 점이다


반면 책 쓰기를 포기한 건 올해 아쉬운 점이다.  책 쓰고 싶다는 마음만 있고 책을 정말 왜 쓰고 싶은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책 쓰기는 계속 생각하겠지만, 책을 쓰기 위한 시간 투자와 지루한 시간 동안 갈고닦기 위해 다른 것들을 포기할 만큼의 의미는 더 찾아야 할 거 같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한 것도 아쉽다. 주변 사람들의 말과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계속 신경 쓰며 지냈다. 어릴 때부터 따라오던 나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과 주변인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가면이 올해 유독 스스로를 옭아매지 않았나 싶다.


몇 개월을 염세주의자처럼 보내기도 했지만, 평소 하던 대로 책 읽고 글 쓰고 하던 일을 하며 제자리로 찾아오고 있는 중이다. 옆에 항상 나를 아껴주고 지지해주는 연인도 있고, 그래도 이러한 걱정과 고민을 털어놓을 든든한 동료들도 있으니 이 또한 스스로 받아들이며 넘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 이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 -계획-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질문을 할 때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혹은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고 싶다"로 답했다. 지금도 변치 않은 삶의 방향이지만, 그래도 나이가 들었는지 구체적으로 내가 필요한 것들을 그려가고 있다.


첫 번째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공부이다. 공부는 평생 필요하다는 말이 맞다. 내 영역에서 당당하게 다니려면 그만큼 지식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전에는 대학원을 가서 공부하려 했는데, 지금은 실전에 필요한 자격증이 더 도움이 될 거 같다. 작년에는 부캐를 키우려고 열심히 했다면 이제는 본캐에 시간을 할애해 전문성을 키워볼까 한다. (엉덩이 딱 붙이고 하는 공부가 제일 어려운데..)


두 번째로는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다. 올해 발간된 KB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총자산 중 59%가 부동산이라고 한다. 부자가 되는 길에 부동산이 중요한 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부동산에 시간을 들여 공부한 적은 없는 거 같다. 주식에 대해서는 그렇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삶에 있어 필요한 실거주 집 한 채 마련, 부동산 공부는 무심했을까. 적어도 부동산 호구는 당하지 않아야겠다.


마지막으로는 삶의 대한 명확한 비전이다. 목표가 명확한 사람은 외부의 변수나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중심을 잘 잡는 거 같다. 그러면에서는 나는 주변에 휘둘리거나 삶의 중심을 내가 아닌 타인에 두었던 적도 많았다. 중심을 잘 잡기 위해 내가 원하는 모습, 세상에 미치고 싶은 영향력들을 분명히 하고 싶다. 그동안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하나하나 했다면, 이제는 영향력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 꿈꾸는 자는 늙지 않는다 -목표-


이전에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게 좋았다.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며 이런 질문도 올드해 보이고 오히려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 잘 안 하게 된다. '꼭 꿈이 있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되받은 적도 많았다. 사실 꿈이라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꿈일 수도 있고, 이효리 말처럼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아무 사람이나 돼도 그 자체로 좋은 거 같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계속 꿈을 가지고 싶다.  지금도 삶이 팍팍하고 나아질 거 없는 세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일까 어차피 한번 살다가는 인생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도 가져보고, 깐부 할아버지처럼 나중에 내가 이렇게 살아왔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은 어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삶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위해 지금은 좀 더 투자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내가 풀고 싶은 문제는 청년들의 좌절감이다. 아무래도 부캐로 멘토를 하고, 회사에서 맡은 업무 특성상 인턴이나 젊은 직원들의 생각듣게 되는 기회가 많아서 그런지 이런 현실이 더 피부로 와닿는 거 같기도 하다. 특히나 사회의 문턱을 넘기도 전에 좌절을 겪고 있는 취준생들을 보면 그 현실이 안타깝고 내 위로가 그들에게 얄팍한 말로 들릴까 봐 조심스럽다.


그래면서 그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적어도 사회에 나와 스스로 싸울 수 있는 무기라도 좀 쥐어줘야 하는 거 아닐까. 일단 취업시장만 보더라도 돈 벌려면 대학은 나와야 해서 대출받아 4년을 보낸다. 그렇게 대학을 나와도 취업할 곳은 없고, 그나마 취업을 곳들은 직무역량이니 ncs니 대학교 4년 동안 갖추지 못한 것은 요구한다. 높은 집값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이들에게 다음 문제이다.


당장의 무언가를 시작하기보다, 본업에 전문성을 키우고, 부캐도 유지하고, 나와 구성원들을 위해 경제적인 부분도 공부하면서도 내가 풀고 싶은 삶의 방향성을 계속 가져가고 싶다. 다 이루는 건 욕심인 거 같긴 한데 꿈이라는 건 욕심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다 어둠 속에도 빛을 바라보며 살지 않는가. 역사적인 인물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그 빛을 따라가는 삶이 좀 더 윤택할 거 같다.


당장의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산더미지만,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너무 좌절만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 겨울이 오면 나는 또 한 살을 먹지만 꿈을 꾼다면 나이를 먹는 것이 오히려 더 반가워지는 겨울도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조금은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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