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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Jun 22. 2019

번호를 따 놓고, 왜 연락하지 않는가

아웃풋 중심의 학습이 필요한 이유


아웃풋 중심의 학습은 왜 필요한가? 




페이스북 에서 프로필에 들어가면 '나만보기'로 공유해 둔 글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그렇게 주옥같은 내용들을 스크랩 한들 몇 퍼센트나 다시 읽게 될까?




우리는 원하든 원치않든 끊임없는 인풋 속에 살아가고 있다. 네이버 메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TV, 길을 지나가다 택시에 붙은 배달의 민족 광고, 버스에 붙은 성형외과 광고까지. 선택지가 많다보니 오히려 어떤 정보를 분별해서 수용할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분별력 있는 인풋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려 분별력 있는 인풋을 한다. 자기계발서를 100권 읽고, 20만원이 넘는 돈을 내면서 까지 소중한 주말에 세미나를 찾아다니고, 매일 유튜브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실질적 변화가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배움이 나의 삶으로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움이 삶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들어온 정보를 내 삶에서 실천하거나 장기기억으로 넘긴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아웃풋을 하지 않고 방대한 양의 인풋이 쌓이기만 해도 인풋이 없는 것 보다는 낫다. 물이 가득찬 항아리를 들고 걸어가다 보면 물이 새어 나오듯 말이다. 그러나 보다 인풋을 통한 변화의 가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적극적인 아웃풋이 필요하다. 쓰고, 말하고, 실천하면서 학습이라는 ATM기계에서 배움을 인출해야 한다.




만약 아웃풋 중심의 학습을 하지 않으면 어떤 오류에 빠지게 될까?




'메타인지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영어 단어 암기를 예로 보자. 영어 단어를 외우는 그 순간에 본인이 암기력을 테스트 하는 '즉각 모니터링' 방법과 일정 시이 지난 이후의 암기 상태를 테스트 하는 '지연 모니터링' 방법을 통해 학습자는 본인의 암기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영단어와 그 뜻을 함께 보는 학습은 영단어의 뜻을 모른 채 그 뜻을 다시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인출' 방식이며, 단어만 보고 의미를 상기해야 하는 방식은 '인출' 방식이다.




지연-인출: 학습시간 일정 경과 후 단어만 보고 뜻을 상기하는 학습 방법


지연-비인출: 학습시간 일정 경과 후 단어와 뜻을 함께 보는 방법


즉각-인출: 학습 도중 영단어만 보고 뜻을 상기시키는 방법


즉각-비인출: 학습 중 영단어와 뜻을 함께 보며 공부하는 방법




'한 실험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들은 피험자에게 학습 상태를 스스로 모니터링 할 때 단어를 암기했다는 확신의 정도에 따라 0~100으로 스스로 평가하도록 했고, 또한 단어 암기 후 시험을 봐서 점수를 얻었다.' - 출처 본문 중




어떤 방식이 가장 자신의 학습상태를 가장 잘 예측 했을까? (가장 암기를 잘 했을까가 아니다)




자신의 학습상태, 즉 암기상태를 가장 정확히 파악한 피험자들은 '지연-인출'그룹이었다. 가장 메타인지가 높았던 것이다. 


(사례 출처:한국 스켑틱 공식 블로그)




이것이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사람은 '편하게' 공부를 하고자 한다영어단어를 암기 할 때 뜻을 같이 보며 공부하면 마치 내가 이 단어를 다 알고 있는듯한 착각에 든다. 심지어 학습이 끝난 이후 자신의 배움을 점검하는 시간이 없다면 완벽히 '메타인지의 오류'에 갖히기 십상이다. 이처럼 학습을 할 때 시간을 두고 아웃풋을 하지 않으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오늘은 다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인출하기, 즉 아웃풋 중심의 학습을 통해서 자신의 학습 정도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을 때 나오는 것은 엉뚱한 해결책이다. 




자기계발서 100권을 읽고, 유명 강사의 세미나를 주말마다 쫓아가서 들어도 변화가 없다면 본인의 학습 방식이 '즉각-비인출'은 아닌지 돌아보자.




'뭐야, 다 내용이네', '오케이, 이렇게 하면 된다는 말이네'라며 책장을 덮었을 때, 인생의 변화가 있던가? 거금을 들이고 소중한 주말을 반납해가며 세미나를 들었다. 각종 자료집과 메모들은 집으로 돌아와 어딘지 모를 서랍과 잡동사니들 사이에 박혀있다. 책에 투자할 돈과 시간으로 친구랑 떡볶이나 한 접시 더 먹고, 세미나에 투자할 돈과 시간으로 데이트나 한 번 더 하자.




인풋은 없는 것 보다 낫지만 당신이 어떻게 학습을 하고 있는지 직면하여 제대로된 전략을 수립하고 싶거나, 이제는 정말 원하는 변화를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기억하자. 아웃풋이 없는 인풋은 전화번호를 따놓고 연락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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