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 궁전/디즈니 스토어/M&M 스토어 M&M 월드/빅 벤
▶영국의 대표 '유물'! 공중전화부스 앞에서 한 컷!
“우와, 2층버스다!”
버킹엄 궁전에 가기 위해 2층 버스를 탔다. 평일 오전이라 2층 버스에는 사람이 없었고, 우리는 운좋게 2층 버스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탁 트인 시야 덕분에 영국 시내를 4D체험하듯이 이리저리 볼 수 있어서 좋았다.(다만 20여분 타니 열기 때문에 너무 뜨거워서 힘들었지만)
버스를 타고 20여분 지나니 벌써 좀이 쑤신다. 요 며칠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녔더니 이런 부작용도 있다.
▶2층버스.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하도 많이 보여서 마지막날에는 오히려 1층 버스가 더 신기했다.
한국에서도 내 걷기 사랑은 유별났다. 시간이 촉박하거나 짐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버스 정류장으로 적게는 2-3정류장, 많게는 10정류장 정도는 우습게 걸어 다녔다. 같은 길이라도 걸어 다닐 때와 차를 타고 갈 때 느낌은 많이 다르다. 요컨대 걸어서 보는 광경이 좀 더 극적이라고 할까? 작은 꽃잎의 흩날거림, 선선한 바람의 냄새, 올망졸망한 보도블럭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혹자는 ‘그렇게 걷는데도 살이 안빠져?’라고 말해서 신경을 긁어놓지만 말이다.
영국은 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천국’이다. 보도블럭도 잘 정돈되어 있고, 길찾기도 쉽다. 무엇보다 평지라서 아무리 걸어도 힘들거나 지치지 않는다. 덕분에 동현이와 ‘걷기’가 생활화 되어서 버스비를 많이 아꼈고, 영국 현지인들의 생활과 삶을 자연스럽게 만끽할 수 있었다. (길거리에 파는 신선하고 저렴한 과일들을 먹으며 런던 한복판을 걸으면 ‘나 여기 살아요’라는 기분을 맘껏 낼 수 있다.)
“영국 여왕이 여기 사는가?”
동현이와 나의 의견은 ‘여왕이 여기 살면 속 시끄러울거라 안살거야. 이런 대로변에, 근위병 교대식 보러 수많은 사람들이 오는데 설마 여기서 살겠냐?’였다. 숙소에 들어와 검색하니 역시, 여왕님은 이곳에 살지 않으신다. 오호, 때려맞혔는데!
▶버킹엄 궁전! 엄청난 인파다! 정말 제대로 보고싶은 분들은 교대식 시작 시간 1시간 전부터 도착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
▶버킹엄 궁전을 배경으로 한 컷!
▶▶교대식 후 한바퀴 도는 근위병들의 멋진 모습을 보다가 한 컷!
▶우리나라 '수문장 교대식'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와서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국 근위병 교대식 못지 않게 멋진데 말이다.
“야, 여기 화장실 없냐?”
나는 매일 아침을 먹고 난 후 ‘의식’을 치러야는데, 근위병 교대식 시간 때문에 급히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심지어 전날 저녁을 일찍 먹고 잔 탓에 아침을 평소보다 더 많이 먹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배를 부여잡고 넓디넓은 공원을 배회했다. 설상가상. 언더그라운드(영국에서는 ‘지하철’을 언더 그라운드라고 일컫는다.)는 보이지도 않고, 공원 안내도를 보니 화장실 그림은 보이지도 않는다. 주변에 가게도 없다! 으악!
“누나! 저기에!!!”
시력 2.0에 가까운 동현이가 매의 눈으로 화장실 픽토그램을 발견했다. 우리 둘은 정말 전속력으로 뛰었다. 부다다다다- 내생애 그렇게 급박한 적은 없었다.
“앗, 누나 50센트가 필요해!”
맙소사. 하필 가장 급한 이 때! 처음으로 ‘유료 화장실’을 만나게 되었다! 하필 동현이도 화장실이 가고 싶단다. 주머니를 탈탈 터니 다행히 50센트 동전 2개가 나온다. 오오 감사합니다. 무교지만 하나님께 감사 인사를 올렸다.
“돗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자”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했던가. 큰일을 치르고 나오니 그제야 아름다운 공원의 전경과 주변 식당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껏 비우고 나니 속이 허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미선언니가 ‘돗자리 챙겨가면 좋아’라고 조언해주어 2천원짜리 돗자리를 사가지고 갔는데 정말 유용하게 잘 썼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공원에 앉아서 특별한 피크닉 시간을 가졌고, 프랑스 숙소에서는 간이 커튼으로, 화장실 발판으로, 스페인에서는 깨질만한 장난감을 포장하는 에어캡 대용으로 참 잘썼다.
▶"먹은 만큼 채우자"라는 마음으로 야무지게 밥을 먹는 하방구
우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공원 한곳에 자리를 잡고, 근처 음식점에서 산 도시락을 펼쳐서 간이 피크닉을 즐겼다. 노래도 틀고, 서로의 음식을 먹고 ‘이 동네 음식은 참 맛이 없다’고 소곤거리면서. (근데, 영국 음식 진짜 맛없다... 진짜다... 난 맥주가 제일 맛있었다) 동양인이라고는 동현이와 나뿐이라,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우리를 본다. 눈이 마주치면 미소와 인사도 해주고. 나쁘지 않은 관심이었다.
▶냄새와 다르게(!) 새콤했던 미트볼과 소스. 리코타 치즈도 냠냠냠.
▶한번 쏟아낸 후에 폭풍 식욕이 돋아 버린 동현이. 콜라를 단숨에 츄웁 들이켰다.
“누나, 아까 내가 본 것이 있는데...”
동현이의 ‘오덕기질’이 잠잠하나 싶더니, 슬슬 발동하려나 보다. 버스를 타고 오다 본 ‘디즈니 스토어’(그걸 또 어떻게 봤는지!)에 가자고 한다. ‘파리 디즈니월드 갈 테니까 여기서는 구경만 하자!’고 신신당부를 했다. 신기한 장난감과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우리를 유혹했지만, 우리는 비싼 가격을 보고 쉽게 포기할 수 있었다. (파리 디즈니랜드보다 10%이상 비쌌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할 동현이가 아니지. 동현이는 이후 ‘엄청난 수집왕’으로 등극한다.
▶어제는 '도비', 오늘은 '요다'에 꽂혀버린 하방구. 동현이의 만류로 그냥 눈으로만 가득 담았다.
▶▶디즈니스토어의 귀여운 모습. 동현이의 초점 없는 사진......
“여기가 무료야?”
이번 유럽 여행의 목표 중 하나인 ‘세계 3대 박물관 둘러보기’를 실천하기 위해 대영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탄성이 터졌다. 예스러운 건물, 세련된 내부! 일부 특별전을 제외하고 무료로 운영하는 대영박물관의 위엄에 새삼 놀랐다. (나중에 후배 진효에게 들으니 다른 나라에서 약탈한 문화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약탈한 문화재가 워낙 많으니 돈을 받을 수 없었나?)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한 후 ‘이집트관’부터 슬슬 둘러보았다.
▶대영박물관 정문 길에 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봉고차. 훈남 아이스크림 사장님의 재기발랄한 입담과 맛좋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대영박물관 입구.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대여가능. 문화재 안내 뿐 아니라 길찾기와 편의시설 안내 등도 있다. 굉장히 유용했다.
▶▶모아이 석상. 생각보다 작았다.
중간중간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는 잠시 앉아서 이것저것 검색을 하고, 큰 관심사가 없는 곳은 스윽 둘러보고, ‘모아이상’ 같이 관심이 가는 유물은 좀 더 보면서 다녔다. 동현이는 역시 30여분 본 후부터 몸을 배배 꼬더니, 결국 모아이 석상을 끝으로 ‘입구에서 대기’한다며 사라지고 말았다. (어째 미대생이면서 나보다 더 관심이 없다!) ‘오히려 혼자 다니니 홀가분하다’면서 한국관과 미이라 까지 알차게 돌아다녔다. 거의 훑어보다시피 했는데 3시간이 홀쩍 지났다. 루부르 박물관은 대영박물관보다 훨씬 크다는데...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M&M이다!”
대영박물관에서 축 쳐졌던 동현이가 ‘M&M 월드’스토어 간판을 보자마자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 ‘M&M월드’는 초콜릿은 좋아하지 않으면서 M&M 상품은 몹시 좋아하는 동현이를 위해, 특별히 영국 일정을 짜면서 넣어둔 ‘정식 코스’다. 정식 코스답게 동현이에게 용돈도 미리 넣어주고, ‘어차피 살 거라면 사라'고 통 크게 말해줬더니, 단번에 제법 큰 장난감을 가지고 온다. 읏!
▶m&m월드 입구에 있는 'm&m으로 만든 국기'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동현이가 들고 있는 저 장바구니..... 두렵다... 저거 다 채울까봐...
▶▶지하로 내려갈수록 신기한 상품이 가득한 m&m 월드!
▶마치 '크리스피 크림'처럼, m&m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저곳 곳곳에 포진해 있는m&m 캐릭터들.
▶수 많은 이들의 시선을 강탈시킨 이남매의 베스트 한 컷!
(*실제 '빅 벤' 야경은 4/9 목요일에 보았는데, 지면 관계상 오늘자로 올립니다.)
“빅 벤(엘리자베스 타워) 보기 정말 힘들다
영국의 상징 중 하나인 ‘빅 벤(엘리자베스 타워)’을 보러 가는 길. 자타공인, ‘인간 내비게이션’이라고 정평이 난 동현이와 내가 같은 곳만 빙빙 돌고 있다. 건물들이 워낙 비슷한데다가, 가는 곳마다 신기한 건물과 상점 투성이라 이곳저곳 보면서 가다보니 정작 빅 벤을 못찾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돌아다니다 보면 나오겠지! 그냥 느긋하게 가기로 했다. 역시! 느긋하게 걸으니 다리 건너편에 ‘런던 아이’가 보이고, 시선을 돌리니 바로 눈앞에 ‘빅 벤’이 있다. 찾았다!
“안녕하세요?”
빅 벤에서 런던아이까지 걸어가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조금 어눌하게 한국어로 인사를 한다. 동현이와 나는 모른척 지나쳤다. 평소 같았으면 반색하면서 이야길 나누었을텐데, 집시들에 대한 주의를 워낙 많이 들어서 ‘의미 없는 친절과 관심’은 과감하게 모른척 했다. 어쩌면 한국어를 공부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생각하니 조금 미안하다 .
그러고보면, 외국에서 외국인(그곳에서는 우리가 ‘외국인’이지만)이 우리에게 말을 걸 일은 극히 드물 것이다. 어느 누가 봐도 여행객인데 길을 묻는다는것 부터가 어불성설이지 않는가. 불필요한 친절과 관심. 분명 이들 중에서는 ‘순수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 일부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 안타깝다. 타지에서 누군가의 관심과 친절이 불편하고 적의를 가져야 하다니. 씁쓸한 현실에 슬퍼졌다.
▶낮보다 더 멋진 '런던 아이'
▶▶빅 벤-런던 아이로 가는 길. 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안녕하세요?' 외국인을 만났다.
“와앗! 동현아 누나 발좀 봐”
숙소에 돌아와서 신발을 벗으니 발이 통통 부어있다. 발바닥엔 작은 물집도 나있다. 동현이도 나와 비슷한 상황. 그제야 하루의 피로가 몰려온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폭신한 이불에 몸을 넣었더니 잠이 스르르 쏟아진다. 손빨래도 해야되고, 내일 일정도 미리 봐야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그냥 잠들고 말았다.
▶간식도 사왔고.... 휴대전화 사진 정리도 해야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자버리고 말았다.
*이남매의 E 팁!
집시들, 강매, 어떻게 하죠?
유럽여행에 대해 찾아보면 꼭 나오는 ‘집시 퇴치법’! 다행히 이남매는 소매치기나 집시의 위협을 받지 않았다.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한 덕분인지, 우리가 너무 ‘없이 생겨서’인지! 직접 다녀와서 보고 느낀점을 토대로 만들어 본 ‘안전히 다녀오는 법’!
하나. 가방은 앞으로! 크로스백은 반드시 허리에 밀착!
가방털이가 가장 많은 유럽. 특히 관광객을 상대로 한 범죄가 많다. (영국의 각종 마켓,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등)직접 가보니 누가 뭘 가져가도 모를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없다. 각종 예술품과 광경에 눈을 빼앗기다 보면 내 물건도 빼앗길 수 있다.
가방은 자신의 가슴-허리 사이에 반드시 밀착하도록 한다. 내 팔꿈치가 닿는 정도의 높이면 가장 적당하다. 귀중품은 숙소에 두고 오거나, 숙소가 못미더우면 가방 깊숙한 곳에 숨기도록 한다. (혹자는 ‘전대’에 넣어 옷 깊숙하게 숨기라고 하는데, 사실 그 정도까지는 안해도 될 듯.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표적’이 될 수 있다.)
둘. 돈은 가급적 작은 단위로, 당일 쓸 것만 들고 다니자.
이것은 내가 직접 겪은 것인데, 큰 단위의 돈을 들고 다니면 ‘나 돈 좀 있다’고 스스로 홍보하는 꼴이 된다. 유럽은 동전이 많고,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거스름돈을 받거나 돈을 지불할 때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되는데 이 때 돈이 없어지기도 하고, 누군가의 표적이 되어 소매치기를 당할 수 있다. 또한 ‘흥정’을 할 경우 큰 단위의 돈은 거스름돈을 받기가 쉽지 않다. (상인들은 ‘그 돈 만큼 다른 물건을 더 줄게’라고 하면서, 심한 경우 돈을 받지 않거나, 일부러 거스름돈을 주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유료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길거리 음식을 사먹거나, 팁을 줄 때를 대비해 50센트-1유로를 가급적 많이 들고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매일 2인 기준, 우리 돈으로 10만원/비상금 포함 정도를 들고 다녔다.)
셋. 과도한 친절과 눈에 띄는 관심은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N0를 외친다’
동현이와 가장 많은 실랑이를 한 부분이다. 집시들이 ‘영어 할 줄 아세요?’라고 부단히 쫒아오는데, 동현이는 이들의 말에 무조건 노노노 만 외치면서 도망쳤다. 나는 노! 라고 말하고 계속 쫒아오는 이들에게 ‘나 영어 할 줄 몰라’라고 대답해 주었다. 동현이는 ‘대답할 필요가 없는데 뭐하러 말을 하냐’고 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과도한 불쾌감을 이들에게 보여주면 오히려 표적이 되기가 쉽기 때문에 (실제로 과하게 인상을 쓴 관광객이 있었는데, 이들 주위로 집시들이 몰려드는 것을 봤다. 동현이에게는 괜히 걱정이 되겠다 싶어 말하지 않았다.)단호하게 거절하고, ‘나는 영어 못한다’고 말하며 이들에게서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호하게 NO를 외치는 것이다.)
넷. 길을 물어봐야 할 때는 경찰이나 상점에 들어가서 물어보자.
내가 다녀 온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로마는 길찾기가 무척 쉬운 편이라, 지도 한 장만 있으면 다 찾아다닐 수 있다. 하지만 초행길이기 때문에, 지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길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길을 물어봐야 할 경우에는 가급적 경찰이나 인근 상점에서 물어보자. 확실하게 알려준다. 또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구글’을 실행시켜서 굉장히 자세하게 안내해주기도 한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상세하게 풀어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