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SKI Oct 28. 2020

우리 브랜드의 해시태그는 뭘까?

유튜브 마케터를 위한 해시태그 사용법



“우리 회사 유튜브 영상엔 왜 이렇게 해시태그가 없죠?” 

"네...?"


어떤 직장인이나 마찬가지일 거다. 경영진의 호기심과 지나친 관심은 실무자에게 날벼락으로 떨어질 때가 많다. 저런 질문을 받았으니 나에겐 바로 ‘그 날’이었다. 날벼락 맞는 날. 누구든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광고’를 담당한다는 건, 그 '날벼락'의 횟수가 남들보다 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젠가 광고 촬영을 마치고 꼭두새벽에 택시를 잡아 타고 가던 날이 생각한다. 기사 아저씨가 물었다. “뭐 하다가 이 새벽에 가세요?”, “네. 회사 회사 광고 촬영했는데, 좀 늦었네요.” 아저씨는 기다렸다는 듯 요즘 광고는 왜 이렇게 임팩트가 없냐는 둥, 예전엔 ‘잘 자 내 꿈 꿔~’부터 ‘여러분 부자 되세요’까지 진짜 좋은 게 많았는데. 최진실 같은 모델이 안 나온 다는 둥 뭐 그런 말을 집에 갈 때까지 늘어놨다. ‘말은 쉽지’. 택시 문짝을 유난히 세게 닫았는데 아저씨가 눈치챘는지 모르겠다.  


이럴 땐, 남의 눈에 안 띄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라 도저히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일 말이다. 가령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아크 원자로를 만든다거나 그렇게 아이언맨 심장을 고치는 대단히 어려운 일을 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섣불리 누군가가 나타나 아크 원자로의 삼중수소 융합 반응 식을 바꿔보라고 다그치지 않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또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의 결과물이 만천하에 드러난다는 게 일하는 재미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 고생을 하더라도 마침내 완성돼 세상에 등장하는 광고를 보면 또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가만보자... 이 심장이...





우리 브랜드의 해시태그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 회사 유튜브 광고의 ‘해시태그’ 가 왜 이리 없냐니.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언제나 그렇듯 경영진의 지시사항이나 요구사항은 ‘맥락’이 중요하다. 이번 질문에 대한 맥락을 확인해 보니 대략 이렇다. 얼마 전 임원을 대상으로 한 외부 강사의 강의가 있었다. 문화 트렌드와 마케팅에 해박하다고 정평이 나 있던 사람이었다. 


“세상의 모든 브랜드는 저마다의 해시태그를 가져야 합니다.” 


강사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컨셉과 스피릿을 딱 하나의 인상적인 단어로 포지셔닝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고객에게 바로 그 한마디의 단어로 마케팅을 하며 임팩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나 또한 바로그 강사의, 직원 대상 강의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해시태그는 중의적으로 사용됐다. 그러니까 sns에 <#> 기호를 붙인다는 의미 이외에, 우리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단 하나의 ‘심벌’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었다.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만의 해시태그를 마케팅에도 이용해야 해요. 마켓컬리가 #온더테이블 이라는 해시태그를 선점한 것처럼요. 여러분들은 어떤 해시태그를 선점하시겠어요?” 


그렇게 강사는 해시태그의 선점을 역설했다.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말은 ‘인스타그램’에서의 해시태그 사용을 전제로 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해시태그를 클릭 해 검색하는 고객도 많고, 실제로 그런 키워드 선점을 통한 기업 마케팅이 어느 정도 먹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유튜브는 좀 다르게 돌아가는 게 문제인데 말이다. 


어쨌든 그의 강의 이후, 부쩍 ‘해시태그’에 대한 관심사가 사내에서 높아졌다. 강의가 임팩트가 있긴 했나 보다. 그런 분위기 속에 아마도 누군가가 궁금해 했던것 같다. 


우리 회사 브랜드의 아이콘 같은 한 단어? 해시태그는 뭐지? 

지금 돌아가고 있는 광고의 해시태그는 어떻게 구성돼있지? 


아마도 경영진 중 누군가가 유튜브 기업 채널을 쓱쓱 넘겨 봤을 테다. 그러고 보니 해시태그도 별로 없고. ‘요놈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나만의 해시태그를 만들어서 선점해야 하는데 말이지!’ 이런 의식이 흐름이 흘러 흘러들었던 것 아닐까. 그리고 흘러 흘러 나에게까지 전달됐던 것이고.  



아... 해시테그가 없네?



해시태그를 똑똑하게 사용하기 위해 과연 나는 무슨 말을 꺼냈을까. 그 생각을 정리한 내용을 이번 편에 풀어 본다. 차분하게 따라가다 보면 유튜브의 노출 로직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라, 마케터뿐만 아니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는 이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유튜브 해시태그 사용법도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이제부터는 의자를 바짝 땡겨앉아 기를 모아 읽어 보자. 헙!




유튜브의 해시태그 



유튜브 역시 인스타그램처럼 해시태그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실은 유튜브에 해시태그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대부분 추천과 검색을 통해 영상을 감상하기 때문이다. 그럼 해시태그는 그냥 구석에 처박아 두고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아이다. 잘 써야 한다! 해시태그가 바로 추천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 알고리즘 이라니! 이 얼마나 유튜브 세계에서 신적 존재인지 유튜브에 영상을 딱 한편이라도 올려본 사람은 잘 알 거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지 못하는 영상은 사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영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저기 쥐콩만한게 해시테그를 붙일 수 있다. 아직 많이들 몰라서 그런지 안붙어 있는 영상들이 더 많다



해시태그가 추천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친다고? 


그렇다! 해시태그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해시태그는 많이 붙일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누군가 본인의 관심거리를 검색했을 때 얻어걸려서라도 노출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군대에서 축구하는 영상을 하나 찍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영상은 #군대축구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서, '군대축구'를 검색한 사람에게 노출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광범위하게 #축구나 #스포츠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스포츠 전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노출하는 것도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축구는 남미와 유럽에서 인기가 높으므로 #남미 #유럽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특정 대륙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노출할 수도 있겠다. 




# 많이 달수록 좋을까? 



그런데 이런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시태그를 최대한 많이 쓰는 게 마냥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게 때문이다. #스포츠를 검색했거나 그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내가 올린 축구영상이 어쩌다가 노출될 수 있겠지만, 함께 노출되는 영상과 비교해 내 영상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강력한 연결성을 갖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스포츠 애호가 그룹 중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농구, 야구, 배구, 골프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츠를 검색한 사람은 #군대축구를 검색한 사람보다 내 영상을 좋아할 가능성이 낮다.  #남미나 #유럽을 검색한 사람은? 말해 뭐하나. 그게 뭐 어떠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얻어걸려 한번이라도 더 노출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게 아니냐고 말이다. #군대축구 라고만 해시태그를 달아서 #스포츠로 검색한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으면 그게 더 나쁜 게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아니다. 틀렸다. 우린 유튜브의 노출 알고리즘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유튜브의 AI는 우리 영상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본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영상을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쉴 새 없이 계산한다. 좋아한다면 과연 얼마나 오랜 시간 시청하고 반응하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피도 눈물도 없다. 그래서 자꾸 관련성이 낮은 #스포츠 나 #남미 같은 해시태그를 달면, 어쩌다가 우리 영상이 그들에게 노출됐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영상을 보지 않고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면 결과는 뻔하다. 우리 영상은 그렇고 그런 재미없는 회피 영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의 간택과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래서 해시태그를 달 때는 신중해야 한다. 



알지? 지켜볼거다 ㅡ.ㅡ+





#는 곧 배틀그라운드 



쉽게 말하자면 유튜브의 해시태그는 싸움할 장소! 즉, 베틀그라운드를 고르는 것이다.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영역을 고른다면, 우리의 승률(시청시간)은 자연히 올라간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아 승률이 올라간다는 건 우리 영상이 꽤 괜찮은 영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건 유튜브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을 확률이 올라 간단는 의미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승률을 높일 수 있는 해시태그를 달아야 한다. 결국 영상과 연관성이 높은 해시태그를 달 필요가 있다. 친절하게도 유튜브 고객센터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고 있다. 


출처: 유튜브 고객센터(https://support.google.com/youtube/answer/6390658?hl=ko)



구글의 AI는 영상과 본문에 있는 텍스트를 단서 삼아 영상을 분류한다. 그리고 그 분류는 추천과 검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때 해시태그는 마케터가 ai의 분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단순히 제목과 본문에 작성한 텍스트를 넘어 이 영상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가장 집중해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딱 찍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리. 사고의 틀을 확장해 주는 도구 



해시태그는 강력하다. 단순히 주제별 정렬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을 넘어 사고의 틀을 확장해 주는 도구가 된다. 누군가가 정해준 순서를 따른 선형적 분류가 아닌 다양한 디멘젼의 분류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 해시태그를 잘 쓰는 사람이 이 시대에 지식과 정보의 맥락을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유튜브에서도 이렇게 강력한 해시태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키워드별로 주제별로 영상 분류에 말 그대로 태그를 달 수 있도록 해놨다. 그런데 이런 태그 달기는 무작정 많은 수를 나열한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다. 결국에는 내가 올린 해시태그 때문에 더 많은 시청자들이 내 영상을 좋아해 줘야 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중해야 한다. 너무 일반적이지 않게, 그렇다고 또 너무 지협적이지 않게. 같은 주제어로 묶인 영상들 중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을 골라야겠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겠다. 유튜브에서 해시태그는 바로 베틀 그라운드를 정하는 것이다. 어디서 싸울 것이가. 이런 질문에 유튜브는 분명한 답을 말하고 있다. 바로 내가 이길 수 있는 곳에서 싸워야 한다. 



/ 다음 편 계속 / 



▶ 더 많은 마케팅 이야기


▶ 출간 인사

   



이전 09화 유튜브 타깃 마케팅, 이것 만은 꼭 알고 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