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와서는 웬만하면 첫 주자 집결 시간이 오후다. 오늘도 그랬다. 여유롭게 일어나 CP로 이동해 세팅을 하고, 치어 나갈 팀에게 잠시 CP를 맡긴 뒤 CP 지킬 팀부터 점심을 먹고 오기로 했다. 강원도에 오면서 종종 보았던 막국수 간판 때문에 며칠 전부터 막국수가 너무 먹고 싶었던터라, 근처에 막국수 집이 있는지 찾아봤다. 운 좋게도 1km 떨어진 곳에 남북 면옥이라는 오래된 식당이 있었다.
인제 사람이면 제발 처음처럼 먹읍시다
한 때 선주후면을 외치며 그렇게 술과 냉면을 먹고 다녔었는데. 남북면옥 근처에 붙은 처음처럼 현수막을 피식 웃으며 보고 식당으로 입장.
깔끔해보이는 식당이었다. 네 명이서 수육 소자 하나, 감자전 하나, 비빔 막국수 각자 하나씩 시켰다. 마치 코스요리처럼 수육 - 감자전 - 막국수 순으로 나왔다. 수육은 잡내가 하나도 없고 뽀얀 색깔만큼이나 깔끔하고 부드러웠다. 함께 나온 백김치와 배추김치도 절은 맛이 나지 않고 아주 말끔했다. 감자전은 술집이나 부침개집에서 먹던 감자전과 완전히 달랐다. 쫄깃하면서 얇은듯 적당한 두께가 참 먹기 좋았다. 막국수는 말 할 것도 없이 맛있었다. 원래 성화봉송 일지에 먹는 이야기는 안 쓰려고 했었는데 어쩔 수 없이 적는다 (ㅋㅋㅋ).
수육과 막국수. 감자전은 먹느라 못 찍음
주자 응대를 열심히 마무리 하고나니 저녁 시간이 되었다. 숙소에 복귀하면 식사 가능 시간이 지나버릴 것 같아 - 핑곈가 ㅋㅋ - 송어회를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아주 외진 곳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윤기가 좔좔 흐르는 송어회를 내놓았다. 튀김도 만족! 매운탕도 만족!
송어회
먹다 지나간 하루였다. 성화봉송 일지의 성격과는 아주 다른 일기가 된 것 같지만, 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닌가!?!? 내일도 신나게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