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여러 지역의 학교 임원들을 모아 일본으로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이미 오래 전 일이라 (?ㅠㅠ)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지만 한 가지 강렬하게 기억나는 것은 영월이라는 곳에 사는 사람을 처음 보았다는 것이었다. 나도 도시에서 크지는 않았지만 당시로써는 영월 사람을 본 게 신기했다.
그리고 십수년이 지나 성화봉송 때문에 영월에 왔다! 상상하던 것처럼 영월은 산촌이었다! 하지만 영월군 슬로건은 Young World라는. 영월군의 바람이 한껏 느껴지는 슬로건이다.
젊은 세계 앞에서 한 컷
강원도에 접어드니 외국인 주자들이 전보다 많이 온다. 오늘도 우리 주자는 아니지만 외국인 주자들이 있었다. 영어로 막 이야기를 하길래 한국어는 할 줄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등록 시간이 다 되어 외국인 등록증 가져왔냐는 동행인의 물음에 주자로 뛸 외국인이 안가져왔다고 답했다. 동행인은 한국인이었고 둘 사이의 대화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이루어졌다. 곧 이어 뒤에서 친구 외국인들이 한 말이 너무 웃겼다.
“외국인 등록증 안 갖고 왔어? 그럼 어떡해. 근데 외국인 등록증 보면 유효기간 지나있고 막 그런거 아냐? 너 철컹철컹이야 ㅋㅋㅋ”
한국어릉 마스터한 외국인들이었다 크하하
주자 등록을 마치고, 주자들을 드랍 셔틀에 태워 내보낸 후에는 우리 주자 운영팀도 서둘러 봉송로로 나갔다. 주자 대상의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필요해서 카라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로 했기 때문이다.
카라반 앞에서 컨보이 팀과 함께 단체 사진
그리고 컨보이팀을 따라서 율동도 하고 소리도 질러가며 1개 슬랏 정도를 이동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다음에 또 성화봉송을 하게 된다면 컨보이를 담당하고 싶다!
늦지 않게 CP 업무를 마무리 한 뒤, 산촌에 어울리는 메뉴인 - 나만의 생각인가 - 청국장으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청국장을 안 먹었었는데, 최근에 냄새가 고약하지 않고 고소한 청국장을 몇 번 접한 후로 청국장을 좋아하는 편에 가깝게 되었다. 오늘 청국장도 아주 맛있었다. 구수한 국물과 함께 콩 알맹이를 씹으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 좋다.
오늘부터 며칠간 숙소는 태백 오투리조트다. 오투리조트는 해발 1,100m에 위치해있다. 도착해서 차 문을 열자마자 일동 비명을 질렀다. 이런 걸 칼바람이라고 하는구나 싶은 바람이었다. 창을 때리는 바람 소리와 함께 오늘도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