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네온사인들이 천천히
빛을 찾는 밤에 마주친
부드러운 고동색으로 빛나던
너란 이름의 소행성.
지긋이 두 발을 디딘 그곳은
기나긴 인고의 시간으로 완성한
하나의 완전한 코스모스.
두 눈을 들어 바라본 하늘에서
나는 보았어.
시련과 고난을 조심스레 반죽하여
조화와 질서를 빚어내어 나눠주는
위대한 조각가의 손을.
너와 그 누군가는 네 손이
거칠고 조악하다고 하겠지만
그건 신의 손이었어.
햇살처럼 빛나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너의 손은 그리 아름답단다.
이제는 나로 인해
그 손으로 한없이 눈물을 고이 훔치겠지.
네가 존재하던 내 마음 한 켠에는
윤곽선이 없는 양동이가 대신 들어섰고
내 심장에서 한 방울, 두 방울 흐르는
그 물방울로 너의 자리를 채우며
나의 우주였던 너에게 말할게.
이제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