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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촌네글다방 Dec 21. 2023

소행성

네온사인들이 천천히

빛을 찾는 밤에 마주친

부드러운 고동색으로 빛나던

너란 이름의 소행성.


지긋이 두 발을 디딘 그곳은

기나긴 인고의 시간으로 완성한

하나의 완전한 코스모스.


두 눈을 들어 바라본 하늘에서

나는 보았어.

시련과 고난을 조심스레 반죽하여

조화와 질서를 빚어내어 나눠주는

위대한 조각가의 손을.


너와 그 누군가는 네 손이

거칠고 조악하다고 하겠지만

그건 신의 손이었어.

햇살처럼 빛나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너의 손은 그리 아름답단다.


이제는 나로 인해

그 손으로 한없이 눈물을 고이 훔치겠지.

네가 존재하던 내 마음 한 켠에는

윤곽선이 없는 양동이가 대신 들어섰고

내 심장에서 한 방울, 두 방울 흐르는

그 물방울로 너의 자리를 채우며

나의 우주였던 너에게 말할게.

    

이제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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