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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Jan 12. 2021

스포트라이트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42

이번에는 스포트라이트 받는 화려한 인생을 만나나요?
화려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조명받지 못하던 사건을 수면 위로 띄운 분의 인생을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스포트라이트>는 미국 보스턴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영화로 제작한 작품이죠. 권력층에서 벌어지던 실제 사건이다 보니, 영화로 만들 때에도 어려움은 있었겠죠? 싸워서 이겨야만 하는 사건과 맞서서, 끝내 진실을 밝힌 한 언론인과 언론사. 그들의 인생을 영화에 담은 것이므로 우리가 만나지 않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구글



힘겹게 싸워 진실을 밝힌 언론인을 다룬 영화. 그렇다면 더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봐야죠. 그런데 왜 그렇게 힘겹게 싸워야 진실이 밝혀지는 거죠? 뭔가 문제를 감추려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인가요?
그렇죠. 이 커다란 이야기는 한 아동에게 닥친 사건으로 시작하는데요, 숨겨서는 안 될 일이기에 조사를 하던 사람들이, 점점 파헤칠수록 굵은 줄기를 발견하게 되는 거죠. 마침내 더 수사를 진행했다가는 상당히 일이 커지겠다고 직감한 사람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으로 위장하여 문제를 덮으려고 할 때, 마티 배런이라는 젊은 기자가 나타난 것이죠. 그가 그것을 끝까지 파헤치자고 주장합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구글



살짝 빗나가는 이야기겠지만, 영화 속에서 진실과 싸우는 사람은 항상 젊거나 신입이네요. <스포트라이트>처럼 실화가 아니더라도, 영화에서 불의와 맞서는 사람은 신참인 경우가 많죠. 자주 등장하는 설정 같아요.
그런 것 같네요. 국내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는 작품에서도 박보영 배우가 신입기자로서 진실과 싸우는 역할을 했었죠.
 
 
진실과 싸우려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패기와 젊은 열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일까요. 아니, 나이가 들지라도 옳음에 대하여 패기와 열정을 잃지 말라, 라는 의미로 이해하는 편이 낫겠네요. 어쨌든 젊은 세대가 많은 집단은 좋은 에너지로 활기를 띠지 않습니까.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10대에서 50대까지의 설문조사 결과, 특히 20대의 전폭적 지지를 얻은 작품이라고 하네요. 2016년 2월 개봉작인데 개봉관을 많이 내주지 않아,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런다고 좋은 영화가 어디 입소문으로 번지지 않던가요? 적은 개봉관 수가 정의로운 사람의 시선을 결코 가리지 못함을 <스포트라이트> 수많은 리뷰가 이미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 이미지 출처 : 구글



스포트라이트란 특정한 부분을 집중해서 비추는 조명 방식이잖습니까? 그 정도로 집중받아야 할 사건인가요? 실제로 일어났다던 그 사건이?
네.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에, 새로 부임하게 된 편집장 마티 배런이 회의 때 조심스럽게 하나의 사건을 꺼내죠. 이 지역의 아동들이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구글



예? 그런 사건이면, 범인을 어서 검거해야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건을 왜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거죠?
그 이유는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가톨릭 신부였기 때문입니다. 보스턴 글로브는 보스턴 지역에 있는 언론사였고, 보스턴 지역의 특성이 성당 다니는 사람들의 비율이 어느 지역보다 높았다는 거였죠.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구글



그게 뭐가 문제입니까? 성당 다니는 사람이 많아 신부님을 범인으로 지목하기 곤란하다는 말입니까? 그게 이유가 됩니까? 성당 다니는 사람이 많다면, 가해 신부를 통하여 피해 입을 수 있는 아이들도 많다는 이야긴데, 아이들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건 어쩌고 감싸기만 한단 말입니까. 무엇보다 신부에게 당한 피해자가 아동인데요? 그 지역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범인을 마냥 감싸줘서 될 일입니까?
많이 화를 내시네요. 맞습니다. 가정에 아이를 둔 어른들도 그렇게 화가 납니다. 그들은 어찌 되었든 진실을 밝히길 간절히 원합니다. 단지 그 대상이 사제라는 점에 마음이 많이 불편했죠. 성당에서 신부님의 위치는 높으니까 감히 신부님을 고소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죠.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구글



그 지역 언론인 중에서도 성당 다니는 기자들이 많았나요?

그들이 회의를 할 때, 마티 배런이 이 지역 아동들의 입장에 서서 말을 꺼내지만, 기자들은 문제 제기 자체를 꺼려하며 마티 배런에게 동조하지 않습니다. 특히 보스턴 지역 성당의 교구장인 버나드 로우 추기경은 알면서도 이 문제를 덮어주고 있다며 문건을 제시해줘도 아무도 동조하지를 않아요.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구글



교구장이 이 문제를 알고도 덮은 문건이 있다는 것은, 이미 문제 제기나 신고가 있었음에도 덮었던 기록이 증거로 있다는 거네요? 그럼 그 사건 속의 아이들 상처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요. 결국 배런은 보스턴 지역 많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청원을 올릴 결심을 하고 동료들에게 자신이 조사한 문건을 자꾸 보여주며 설득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배런의 주장에 한 사람씩 소신 발언을 시작하죠. 그렇게 정의로운 팀이 구성되기 시작합니다. 그들을 통하여 영화 속 수많은 명언도 탄생하게 되죠.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이 되고, 그렇게 정의가 팀이 될 때 맞대응할 힘은 반드시 생기죠. 소신 있는 그들의 인생 명언. 어떤 것일지 기대가 됩니다.

먼저 배런이 이야기합니다.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다른 인물 미첼이 말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를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입니다.


필 사비아노는 말하죠.

신체적 학대를 넘어 영적인 학대예요.
성직자에게 당하면 믿음까지 빼앗기죠.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마지막 핵심 명언이 있습니다. 등장인물 월터가 말하죠.


여기, 두 가지 기사가 있습니다.
하나는 타락한 신부에 관한 기사
하나는 학대받은 아동에 대한 사연으로 돈 버는 변호사에 관한 기사
자, 둘 중 어떤 기사로 써드릴까요?


정작 피해 아동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질문으로 풍자하죠.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_이미지 출처: 구글

서두에 진실과 싸워 승리한 이야기다, 하셨으니 배런이 이긴 것이 맞다고 결론내려 봅니다.

하나의 언론이 거대한 신부들 조직, 엮인 많은 정치권력에 맞서 이기기란 실로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기에 그 승리가 더욱 값지겠죠.

그 승리는 '정의롭고 독립적인 언론의 힘'에 대한 가치도 분명 상승시켰을 겁니다.

어떤 역경을 어떻게 딛고, 어떤 방식으로 승리하는지 영화를 통해 확인하고 싶어 지네요.

극복할 일이 무수히 많은 세상에서, 영화 한 편을 통해, 승리할 방법 하나를 내 몸에 장착할 수 있다니, 감동과 함께 든든한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아이들을 위해 싸우는 어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장 큰 안도와 힘을 얻습니다.

어두운 세상에 정의로 빛을 밝히는 영화 <스포트라이트> 소개였습니다.




author,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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