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남동 심리카페 Jan 03. 2019

제가 바라는 연남동 심리 카페는,

종종 심리카페에서 상담을 해드리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저 요즘 누가 툭 치면 울 것만 같아요."

"제가 왜 이러는지, 저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상담 같은 거라도 받아보고 싶어서 왔어요."



어딘가 아프고 어딘가 안 좋으면, 우리는 진료든 상담이든 무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죠. 그런데 병원을 가자니 내가 무슨 환자가 된 것 같고, 그냥 있자니 더 이상은 그냥 있지는 못하겠고, 상담 관련 책이나 인터넷 서칭을 해서 접하게 되는 글들은 나에 관한 것과는 조금씩 벗어나 있고.


참 무언가 애매한 상태에 너무 오래 있어서 애매함이 만성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급한 대로 친구들이나 친한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이야기 나누면서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 역시

무언가 해소되지는 않고 더 답답해질 때가 많죠.






제 카페가 있는 연남동이라는 동네 특성상, 기분전환이나 나들이나 데이트로 놀러 왔다가 제 카페에 우연히 오시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우연히,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친구들끼리 오셨다가 본인도 자신이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었는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지 알게 되는 경우들이 많죠.


보통 저 자리에 앉아서 몇 장의 그림을 그리고 테이블로 이동을 해요.


제가 바라는 제 카페는 

<정신과나 심리상담소와 같은 의료기관>과 <친구들이나 친한 선배와의 술자리> 사이  어딘가입니다. 


저는 10년 전쯤 군대를 갔다 온 해에, '어렸을 때 조금 다르게 자랄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텐데'라는 생각으로 공대에서 아동학으로 편입을 했었어요. 그 후 대학원에 아동상담 전공으로 들어가 보니,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이 긍정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관해 관심을 갖고 선택한 새로운 삶이었기에 대학원에 들어가서 다양한 것들을 익히고 경험하고 관련 일들을 하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대학원때 우연히 접한 섬세한 성격의 책은 저로 하여금 안도감을 갖게 해주었죠. 그 안도감이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섬세한 성격에 관해 알려주기 위해 몇 권의 섬세한 성격에 관한 책들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책을 출간하고 난 후, 제 책을 읽고 이메일로 상담을 의뢰하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살고 있던 일산의 카페에서 그분들을 만나 상담을 해드렸었죠. 이런 시간들을 보내다 보니 편하고 부담 없으면서 전문성을 가지고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지나친 전문성은 불편과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전문성 없는 조언은 불쾌함과 무책임함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 공간을 만들어 가다보니 생각보다 인터넷에서 저의 카페를 검색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하더군요.  



어떨 때 보면, 세상에서 자신에 대해 제일 모르는 사람이 자신인 경우들이 있어요. 자신을 너무 저평가하고 있는 경우들도 많고요.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시거나 잘못 알고 계시는 경우들이 많더라고요. 때론 자신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방치해두어 먼지 쌓이고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경우들도 있고요.


그런 분들을 위해 심리 메뉴를 디저트처럼 접할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카페에는 다른 카페에는 없는 <커플 그림검사>, <나들이 그림검사>라는 메뉴가 있어요. 


그림검사라는 심리 메뉴를 주문해주시면, 다음과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종이와 연필을 드리고 안내해드린답니다.


예전에는 일반 테이블로 사용되던 자리였는데, 요즘은 그림 그리는 자리로



1) 나무, 집, 사람 그림을 그리게 해요(HTP 그림검사),
2) 스퀴글(squiggle)이라는 난화 기법을 활용한 선들 속에서 눈에 보이는 이미지 세 가지를 찾아보게 해요.
3) 그리고 MBTI 성격유형검사 그림카드(귀여운 장면들이 있는^^) 들을 보며 성격에 관해 체크해보게 하죠.  



여기까지 기본적인 그림검사와 성격유형 탐색이 끝나고 나면,                


4) 자라온 환경과 지금 놓여 있는 상황을 짐작해보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누죠.


예를 들면, 형제가 어떻게 되는지, 부모님은 어떤 분이셨는지, 개방적이셨는지, 보수적이셨는지 등을 물어보죠.               



그럼, 이제 그려주시고(HTP), 찾아주시고(Squiggle), 체크해주시고(MBTI 그림카드), 이야기해주신 내용에 더해서 진행하면서 보여주신 여러 모습들을 바탕으로 좀 더 자신의 자연스럽고 선천적인 성격유형에 관해 살펴드리게 돼요.


체크해주신 성격유형과 제가 찾아드린 성격유형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죠. 같으면 같은 대로, 다르면 다른 대로 각각의 주기능, 2차 기능, 약한 기능(열등 기능)에 대해 이야기를 해드려요. 그러면서 좀 더 자연스럽고 선천적인 성격유형에 관하여 함께 대화를 나누며 찾아가죠.

 

찾아가며 들려드리는 이야기들에서 이해와 위로를 많이 받게 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만들어드린 경험에 대해 감사해하는 분들을 볼 때면 보람을 느끼게 되곤 한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