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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과 친구들 Sep 18. 2024

거의 10년전, Paul의 마음 가짐

현재를 살고 있는 다니엘에게 13시간 과거의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폴이. 

Dear Daniel,


먼저, 이렇게 솔직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줘서 너의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터치했어. 


한 시간정도? 


한국은 추석 연휴여서 뉴욕을 방문한 사람들이 꽤 있네. 막상 만나보면 도와 줘야 할 것이 있어서 그냥 외면할수는 없어서 나도 주말에 좀 바빴어. 그리고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인데 자꾸 추석 메시지가 와서 뭐라 대답할수 없었다.  


돌이켜 보면 너와 나는 너무나도 달라서 한 두번의 프로젝트로 만난 관계를 넘어서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었수도 있는데 여전히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서로의 인생을 지켜본 시간이 참 길어졌다는 게 새삼 느껴지네. 


너의 레터에 대해 한줄 한줄의 행간을 따라 가보면서 나의 답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어. 그런데 너의 마지막 줄에서 묻는 "10년 전에 떠난 나의 마음"을 묻는 그 대답을 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았어. 

그리고 좀 더 조심스럽고 진중하게 답장을 하고 싶어져서 랜덤하게 문득 다시 한번 MBTI 테스트를 했었지. 


정말 쉬운 답장을 하고 싶지 않아서였나?


결론적으로는 난 지난 시절의 많은 변화에 내 결과값이 달라졌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여전히 나는 ENTJ 이네. 다만, 거의 모든 것이 50% 에서 60%의 사이에 있는 것이 조금 달라졌다면 달라진건가? 그것은 10년의 세월이 준 것이지 사람들의 본질은 달라지는 않는다고 봐.


10년전 그 때를 돌아 보면 만 40세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이상한 나라의 폴"의 방주 파티를 하면서 60여명의 앞에서 선언했었지.


"난 갈께. 뉴욕으로 갈께."


물론 이런 상황이 조금은 미화되었을수도 있지만 대체로 이런 설정은 20대 혹은 30대 초반에 벌어지는 일을 40대에 한다는 것이 생경하기는 했을 거야. 모두에게

그런데 대단한 무엇인가가? 라기 보다는 난 하고 싶은 것이 있었고 그것을 해 나가는 것에 있어서 한국의 토양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내가 영어를 잘 하지 못했는데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은 나를 새로운 땅에 던지는 것이라 생각했지.


물론, 그 날도 그 내용을 누군가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었고 심지어, 그 해프닝에 참석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약 5년이 지난 후에 연결이 되었을 때는 어딘가로 사라졌던 사람이 다시 나타났다. 라는 표현을 해 주었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서 한국에서 "죽음과 도시, 현재에 와 있는 미래"라는 컨퍼런스 와 "죽음 살카페"를 열렀을 때 어떤 분은  잘 생존해 있어서 감사하다. 라는 말을 해줬었어. 


다시 원래대로 돌아 가면 너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도 10년 전 그때의 내가 떠오르더라.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뉴욕으로 떠난다는 결정을 했을 때, 솔직히 말하면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나 역시 고민이 많았고, 불확실함과 직면해야 했어. 하지만 그때 내가 내린 결심은 그 불확실함을 껴안고 완벽한 변화를 만들어서 나아가자는 마음에서 비롯된 거였어.

그냥 선을 넘은거지. 용기라고 표현하기보다 자의든, 타의든 그렇게 가게 만드는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봐.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모험을 떠나는 것 같았지만, 그 모험 속에서 내가 얻어야 할 것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목표와 해 보면 싶은 욕망이 있었던 것 같아. 


지금 돌이켜보면, 그 결정을 내리게 한 것은 단순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열망뿐만 아니라, 기존에 내가 지키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야만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야. 때로는 아무 기반도 없고 모든 것이 미지의 상황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들이 더 크기도 하니까.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를 던지면서 배운 것들은, 지금 나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자산들이 되었지.


너와 너의 세상도 지금, 변화와 도전 앞에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 그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결정을 만들지.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지금의 너 안에 이미 충분한 능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이제는 그저 두려움을 넘어서, 그 너머의 가능성과 눈에 보이는 않는 길을 전적으로 믿어야 할 때야. 중요한 것은 네가 선택하는 방향이 언제나 더 나은 길일 수 있다는 믿음이야. 나도 그랬듯, 새로운 길을 선택하면서 스스로를 다시 한번 발견하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거야.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40대부터 50대도 이제는 꿈을 꿔야 해.)


물론 변화는 쉽지 않지. 가족과 함께 하는 생활, 그리고 안정에 대한 고민들 모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나도 이해해. 하지만 너의 진정한 성장과 성공이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면, 그것이 가족에게도 결국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 믿어. 


가족은 너가 힘을 얻는 근원이지만, 동시에 너의 도전을 의심스럽게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지지해줄 거야.


Daniel, 


내가 뉴욕으로 떠난 결심이 대범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결국 나도 두려움이 있었고 그 만큼의 그 선택을 하게 만든 장애와 어려움이 있었다고 봐. 하지만 떠났기 때문에 뉴욕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10년의 시간을 보냈고 그 안에서 생존을 위한 창의력이 생긴거지. 10년이 거의 지나고 보니깐 20년의 길이 보이긴 하더라. 


너도 그 두려움을 인정하고,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는 첫 발을 내딛기를 바래. 

어찌 할 수 있는 그 트랙 위로 서 있을 준비를 하길 바래. 


그런데, 구구절절 이야기했지만. 결국 다른 때와 다름없이 또다시 이 질문을 하게 되네.


그래서, 너의 구체적인 고민과 계획이 뭔대?

질문이 추상적이니 답변도 추상적이짆아. 


알려줘. 


Love Never Fails,

13시간 과거인 뉴욕에서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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