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Daniel인가?
나의 Daniel들에게
안녕하세요, Paul입니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들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얼마 전 저는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간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 뉴욕에서의 삶을 시작할 때 저를 도와주고, 그 긴 여정의 길고 짧은 한 때를 함께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를 성장하게 했던 인연들에게 마지막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제 마음속에 미련과 미완성으로 남아 있던 관계들에게도 인상적인 마무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단한 뜻으로 정리된 관계도 있었습니다.
그 시간은 쉽지 않았지만, 무척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인연은 마치 자연의 순리처럼 조용히 닫혔고, 또 어떤 인연은 제 마음속에서 불명확하게 자리 잡고 있던 감정들과 함께 깨끗이 정리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꼈습니다. 무엇인가를 끝맺는 일이 꼭 슬프거나 아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요.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에게 온전히 그들의 길을 맡겨 두는 연습을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여정을 마치고 어젯밤 뉴욕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을 때, 마치 또 다른 10년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마음속에 새로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여행을 통해 저는 “Daniel”이라는 이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이름은 특정한 누군가를 지칭하는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훨씬 더 넓은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Daniel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비슷한 고민을 하고, 같은 불확실함 속에서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어 가려는 모든 친구들의 상징입니다.
저는 이 편지를 통해 여러분, 나의 Daniel들에게 말을 걸고 싶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흔들리더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길이 맞는지, 내가 선택한 방향이 옳은지,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삶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지에 대한 질문들이죠. 때로는 두렵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모든 고민과 질문들이야말로 우리가 꿈꾸고, 성장하고,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가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세상에 처음으로 나갈 때는 약 20년 가까이 사회가 만들어 준 학교라는 제도에서 준비를 하였지만 지금 우리에게 그 학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가 나만의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학교 안에서 다시 한번 질문과 고민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실행해 봐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에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정리했습니다. 이제 한국이라는 국가로 인식되기보다는 나와 함께 했던 친구들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더 짙어졌습니다. 내가 현재 살고 있고 새롭게 얻게 된 뉴욕의 시민이라는 소속에서 내 친구들이 있는 그곳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려고 합니다. 오히려 중요해진 곳은 이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이상 저를 짓누르던 과거의 무게를 들고 가기보다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가벼운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 속에서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는 완벽한 답이 없다는 것을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우리가 믿는 가치를 따라 살아가는 것뿐입니다.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 될 때, 완벽한 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자신을 믿어보세요. 그리고 우리가 가진 두려움 속에는 항상 희망의 씨앗이 숨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 편지가 여러분에게 작은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분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편지가 여러분으로 하여금 더 멋진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앞날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우리가 품는 하나의 꿈이 모여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계속 배우고, 성장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나의 Daniel들,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당신의 고민과 희망, 당신이 꾸는 꿈들이 어떤 모습일지 무척 기대됩니다.
이 편지를 읽으며 여러분이 조금 더 용기를 내고, 조금 더 멋진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길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보내는 이런 마음들이 길 위에서의 작은 빛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친구로부터.
Pa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