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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간절히 바라는 것_이해

오해보다, 이해하려는 마음

by 지감성장

출근길에 뒤에서 상향등을 번쩍이며 클랙슨을 울려댔다. 바로 앞은 신호등 옆에 속도위반 카메라가 있고 나는 규정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왜 뒤에서 저토록 난리일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심퉁이 나서 ‘속도를 더 늦춰버릴까’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그 사이 차선을 바꿔 옆으로 다가와 창문을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반응하고 싶지 않아서 못 본 체했다. 속도를 내어 앞으로 들어오더니 비상 깜빡이를 켜고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옆 차선으로 옮겼다. 그리고 속도를 조금 더 내어 달리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바퀴에서 소리가 나고 미세하게 흔들려 차를 세워야 할 것 같았다.


차를 세우면 나를 따라오던 차도 함께 멈춰 다가올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아니 불안했다.


더 이상 그대로 달리면 안 될 것 같았다. 비상 깜빡이를 켜고 갓길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저만치 앞쪽에 차를 세우더니 운전자가 성큼성큼 걸어왔다. 다행히 조폭 같지는 않았다. 표정을 보니 화가 난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럼 왜 그랬던 걸까.


“똑, 똑!”

창문을 두 번 두드리더니 손으로 내리라는 손짓을 하고는 차 뒤로 걸어갔다.


이 밝은 날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차에서 내렸다. 그런 나를 보고 한 마디 했다.


“이 상태로 달리면 어떡합니까. “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였다.


“보험사에 연락하셔야겠습니다. 운전하시는 분이 이리 둔해서야…”

“아… 그래서 그러셨구나…”

멋쩍었다.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앞에서 차가 순간 기우는 것을 봤고, 도로는 평평하니 타이어에 이상이 생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랬다고 한다. 나는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전의 경험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한 것이다.


속도위반을 측정하는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규정 속도로 달리면 간혹 답답해하며 추월을 하거나 욕을 하고 가는 운전자가 있다. 보통 잘 없는 일이지만 어쩌다 그런 일을 겪고 난 후부터 의례 그런 일이려니 여긴 ㅂ것이 미안한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살면서 간절히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이해'하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다.


누군가 운전하면서 급한 성격에 험한 말을 할지라도 손짓을 하면 오해하고 피하기보다 창문을 내리고, 험한 말을 들게 되어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으려니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살다 보면 이런 상황 저런 상황 다양한 일들 앞에 먼저 이해하려는 애씀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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