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간절히 바라는 것_반응

변덕스러운 일희일비보다 견고지심

글을 쓰며 사는 일상이 내 삶이길 원한다. 하루 중 여러 시간을 글을 쓰며 보내고, 그 글이 누군가의 심장에 스며들어 자연스레 같이 뛰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꾸준히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한데 글을 쓰며 사는 상황이 펼쳐졌는데 글을 쓰지 않으려 하고 있다. 생각과 마음은 글을 쓰고자 하고, 행동은 이를 저항하고 있다. 아주 모순적인 나를 발견하고 나에게 물음 해본다.

‘나는 정말 글을 쓰며 사는 삶을 원하는 것일까?’

맞다. 나는 정말 글을 쓰며 사는 삶을 원한다. 하지만 쫓기어 쓰는 글이 아닌 편안하게, 여유롭게, 안정감 있는 상태에서 글을 쓰고 싶다. 즉 ‘환경적 요인이 갖추어졌을 때’라는 전제하에 글을 쓰는 것을 원한다.

그렇다면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원하는 걸까, 평안한 상태를 더 원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잠시 머뭇 거리게 된다. 두 요인 다 내가 원하는 것이기에 어느 것이 먼저라는 기준이 세워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즉흥적으로 기준을 세워 보자면 평안한 상태도 간절하지만 글을 쓰는 것도 무엇보다 간절하다. 하여 더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다.

이런 순간에는 두 가지 요인을 다 있는 상태로 만들고 하나씩 제거해 보기를 하면 조금 더 쉽게 순서를 정할 수 있다.

‘할 일이 많고, 챙겨야 할 것들도 많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며 사느라 평안한 상태를 여유롭게 누릴 수 없게 된다면’이라는 가정과 ‘글을 쓰고 싶지만 두 손은 묶여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도구 무엇도 없는 상태가 되어 생각만 할 수 있을 뿐 글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이라는 이 두 가지 가정을 세워보면 결과는

‘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도 내 손으로 글을 쓸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이다.

그럴듯하게 잘 쓴 글이 아니어도 그냥 생각을 끄적일 수 있고, 그 끄적인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잠시 이 마음을 잊었다. 그렇게 원하고 바라던 글을 쓰고, 그 글을 공개해 누군가의 이어지는 생각의 흐름에 아주 작은 영향력이라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는데 말이다.

어쩌다 이리되었나 생각하다가 내가 상황과 어떤 자극에 변덕스럽게 일희일비(기뻤다 슬펐다 변덕스러운 상태)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여러 상황의 자극이 있으나 두 가지만 정리하자면 이렇다.

하나는,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내 글의 부족함을 알아차릴수록 글을 쓰는 것이 조금씩 더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부족하면 더 많이 쓰고 또 써야 함을 알지만 생각처럼 행동하기가 어렵다. 그저 숨고 싶을 뿐.

둘은, 라이킷 수와 구독자 수이다. 참… 한심한 노릇이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었던 것이지, 사람들이 좋아하고 반응해 주는 글을 쓰고자 한 것은 아니다. 물론 글을 쓸 수 있고, 쓴 글에 라이킷도 많고 내 글을 기다려주는 구독자가 많으면 좋겠지만 아주 짧은 생각에 어리석은 욕심이라는 것을 안다.

아직은 부족한 글을 쓰면서 나를 훈련해 나가는 중인데 구독자 수가 많아지면 그 부담감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며, 라이킷 수가 많다는 것은 부족함이 더 많이 드러났다는 것일 텐데 그 부끄러움은 어찌 감당하려고 하는지…

글을 쓰는 중에도 또 살면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어떤 일과 상황에도 견고지심(흔들리지 않는 마음) 하기를 바란다.

어떤 자극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견고지심으로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는, 중심 잡힌 반응으로 일관(처음부터 끝까지 한 결같이 유지하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