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 뮌헨 팍 호텔은 잉글리시 가든 (English Garden)이라는 유명한 공원의 바로 앞에 있다. 공원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좀 할 생각이었는데 잠에서 늦게 깨어났다. 오늘 일정은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공항까지 가서 차를 반납한 후, 라이언 에어를 타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까지 가는 것이다. 오후 3시 55분 비행기를 타려면 공항에 2시까지 도착해야 한다. 뮌헨에서 프라하 공항까지는 4시간 이상 걸리니까 늦어도 10시에 출발해야 한다. 혹시 모르니 9시쯤 출발하는 게 좋다. 그렇게 따지니 시간이 별로 없다. 다음에 뮌헨에 또 올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잉글리시 가든은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뮌헨에서 운전해 프라하로 들어갈 때, 프라하 도착하기 1시간 전에 필젠(Pilsen) 이란 곳이 있다. 필젠 맥주의 본고장이다. 이곳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쯤 가보고 싶은 곳을 다 들렀다가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여행을 할 날이 오기는 할까 모르겠다. 아쉽지만 필젠도 지나치고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공항에 도착했다. 차를 반납하는데 직원이 차를 너무나 꼼꼼하게 확인한다. 스크래치가 없는지 확인하는 거다. 보통 미국에서는 반납하러 가면 "오 케이!" 하고 바로 영수증을 주는데 뭘 저렇게 꼼꼼하게 보는 걸까? 조그만 스크래치라도 있으면 트집 잡을라고 그러나? 이참에 우리가 차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 이야기를 좀 해줄까 하다가 관뒀다. 이 직원의 주 역할은 차에 어떤 상처를 냈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컴플레인을 하려면 나중에 회사에 직접 하는 게 낫다. 이상이 없는지 됐다고 한다.
랜트카 반납하는 곳 건너편에 출국 수속하는 곳이 있다. 출국 수속을 하고 출국 게이트까지 가는데 엄청 멀다. 한 2마일은 걸어온 것 같다. 그래도 공항에 비교적 여유 있게 도착했기 때문에 다행이다. 라이언 에어 항공기는 예상대로 만석이다. 사람들은 다 탔는데 제때에 출발하지 않고 시간을 끈다. 만원 버스 탄 듯한 느낌이다. 이제 그만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2시간 25분 후에는 바르셀로나에 도착한다. 프라하와 바르셀로나는 같은 시간대를 사용한다.
바르셀로나 엘 프랏(El Prat)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15분 거리다. 택시를 타고 힐튼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해가 질 무렵이었는데 거리가 무척이나 활기차 보인다. 처음 오는 곳인데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피부로 느껴지는 공기가 편안하다. 이렇게 각 도시의 느낌이 다른 것은 도시가 주는 느낌일까 내 마음의 작용일까.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멀리 가지 않고 근처에서 먹을 생각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주변에 평이 괜찮은 음식점이 있다. 쇼핑센터 안에 있는 바스크 식 식당이다. 메뉴를 보고 이것저것 시켰다. 와인도 한 병 시켰다. 나는 스페인어를 잘 모르고 웨이터는 영어를 잘 모른다. 그래도 주문하는 데에는 문제없다. 웨이터가 뭔가 열심히 설명하면서 필요하냐고 한다. 뭔가 해서 시켰더니 다름이 아니라 토마토 빵이다. 스테이크와 타파, 샐러드에 와인을 마시며 스페인 입국 첫날을 기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