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여행 5

2020년에 돌아본 2011년 캠퍼스 투어

by 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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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스턴에 도착했다. 호놀룰루에서 보스턴까지 정말 멀고도 먼 길이었다. 몸은 녹초가 됐다. 계획대로 하면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시내로 나가서 먼저 한번 둘러보는 여행 일정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마음만 움직일 뿐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잠시 쉬자"

말이 떨어지자마자 세라는 곧바로, 소피도 잠시 후 골아떨어졌다. 나도 피곤했다. 잠시 눈을 붙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밖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래 오늘은 이대로 푹 쉬자. 시간도 아깝고, 여행도 좋지만 일단 몸이 개운해야 기분이 나지 않는가. 그래도 일단 피로는 대충 풀렸다. 배가 고프다. 셀폰으로 근방의 음식점을 찾아봤다. Uno de Chicago라는 미국식 식당이 호텔 바로 건너편에 있었고, 평도 괜찮았다. 그래 오늘 저녁은 거기서 해결하자. 샤워도 하고 간편한 복장으로 식당에 들어섰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인데 식당 안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번 여행에서 셀폰 (삼성 갤럭시) 은 상당히 도움을 주었다. 식당을 찾아주기도 하고, 길 안내를 하기도 하고, 호텔 예약을 하기도 하고, 버스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배터리가 너무 빨리 없어진다는 점이다. 밤새 충전해서 아침에 나가면 오후 6시~ 7시 되면 죽어버린다. 셀폰이 죽어버리면 소피, 세라와 연락도 안되니 꼭 붙어 다녀야 하고, 어딘가를 찾아가기도 어렵다. 물론 전화도 할 수 없다. 하루 종일 화면을 켜도 배터리가 최소한 24시간 가는 전화기는 만들지 못하는 걸까?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


식당에서는 내가 오믈렛, 세라가 피자, 소피가... 기억 안 난다. 아무튼 뭔가를 시켰다. 보스턴에 있는 사무엘 아담스 맥주공장에서 이 식당을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는 맥주도 시키고, 클램 차우더도 시켰다. 맥주 맛이 좋았다. 클램 차우더도 좋았다. 피자도 꽤 맛있었다. 여행지 도착해서 첫날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근데, 이 말은 누가 처음 말했을까? 오후 3시에 호텔에 도착해서 충분히 잤는데 저녁을 먹고 호텔에 다시 돌아오니 또 졸리다. 자자. 자는 게 남는 것, 내일 사용할 에너지를 잔뜩 비축해두자.


보스턴 둘째 날의 계획은 MIT-하바드 투어를 마친 후 보스턴의 유명한 덕 투어를 하는 것이다. 아침 6시쯤 일어나 가져간 햇반과 즉석 된장국, 깻잎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7시쯤 호텔을 나섰다. 시내로 가는 버스가 어제 갔던 음식점 앞에서 출발한다. 버스정류장엔 출근하는 직장인 학생 등이 십여 명 서있다. 셀폰에서 봐 둔 번호의 버스를 탔다. 57번. 여기서 잠깐 한 가지. 보스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찰리 카드를 사는 것이 편하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카드에 돈을 넣어놓으면 탈 때마다 요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잔돈 준비가 필요 없다. 빠르다. 이 찰리 카드에 대한 정보는 여행책자에서 이미 알았고 어제 백베이에서 사려고 했지만 사지 못했다. 카드 사는 기계는 있는데 카드가 있어야 이것을 넣고 리차지를 할 텐데 카드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내일 사야지 하는 생각으로 그냥 호텔로 들어왔던 것이다.


버스를 타면서 돈으로 내려고 했더니 보스턴까지 3달러 50 센트라고 한다. 세명이면 10달러 50센트를 내야 하는데 1달러짜리는 두 장 밖에 없고, 20달러뿐이다. 운전기사에게 잔돈이 있느냐고 하니 없단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20달러를 내야 하나? 9달러 50센트를 손해 봐야 하나? 난처한 표정을 지으니 운전기사가 그냥 들어가라고 한다. 다음엔 찰리 카드를 사라고. 버스는 15분도 안돼서 시내에 도착했고, 가까운 지하철 역에 들어가니 역시 찰리 카드 판매 기계가 있고, 기계 위에 찰리 카드가 짠하고 꼽혀있다. 그렇지. 소피것, 세라것, 내 것 이렇게 카드에 일단 15달러씩 넣었다. 카드 한 개씩 배부, 이제 보스턴 여행 준비 끝. MIT와 하버드를 향해서 출발.




이젠 셀폰 만능주의 시대인 듯하다. 어디를 가든 무슨 일을 하든 셀폰에 의지하는 일이 많아졌다. 특히 여행 시에는 셀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전화로 시작된 셀폰이 들고 다니는 작은 컴퓨터가 된 것이다. 여행 시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문자 메시지다. 이것이 없다면 항상 붙어 다녀야 한다. 얼마나 불편할지 상상이 안 갈 정도다. 소피는 거의 같이 다니니까 괜찮지만, 독립적인 행동을 많이 하는 세라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 셀폰이 없으면 굉장히 불편할 거다. 여행뿐 아니라 호놀룰루에서 슈퍼에 가거나 각자 볼일을 볼 때도 셀폰이 없으면 연락이 되지 않으니 엄청 불편할 것이다. 네비, 지도, 사전, 뱅킹, 뉴스.... 다양해진 온갖 앱의 편리함까지 굳이 일일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셀폰의 단점은 무엇일까? 자세한 연구는 해봐야겠지만 사람의 사고능력의 발전을 제한하는 것 같다. 머리도 생각해야 발전하고 더욱 능력이 커지는데 뇌가 해야 할 일을 손가락이 대신한다. 쉽게 찾아본 것은 머릿속에 저장되기보다는 다시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두뇌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또 가까운 인간관계가 멀어지게 만드는 경향도 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각자 자신의 셀폰만 쳐다보고 있으니 시선이 마주치는 시간이 짧아지고 대화가 지속되지 못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보다 멀리 있는 사람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단점은 잘못된 정보가 쉽게 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이 아닌 정보가 여러 사람의 손가락을 거쳐 금방 퍼지면 주워 담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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