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 : 각각의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아까 말한 것처럼 모든 콘텐츠가 블로그라는 코어에서 시작하나요?
숭 : 뭔가를 글로 써서 알려야겠다고 생각하면 늘 블로그가 핵심이고요. 글이 아닌 다른 형태의 콘텐츠, 특히 이미지가 메인이면 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해요. 제 콘텐츠가 잘 고여 있을 수 있는 그릇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접근해요. 얼마 가지 않아 증발할 것 같은 플랫폼으로는 시작하지 않아요.
- < 글쓰기의 쓸모, 손현 지음 > 중에서
손현 : 숭은 저와 블로그 이웃이기도 하죠. 가끔 블로그 글을 읽다 보면, 낙서장처럼 편하게 쓰는 느낌을 받았어요. 플랫폼마다 취하는 태도가 다른가요?
숭 : 블로그에서는 솔직하게 쓰는 편이에요. 약간 폐쇄적인 느낌이랄까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보고 있을 텐데 저 혼자 쓰는 공간 같아서 편해요. 가끔 강연이나 북 토크 자리에서 블로그 독자를 만나면, 그분들이 힘내라고 계란을 주고 가기도 해요. 인스타그램만 팔로우하는 분은 제가 늘 밝은 사람인 줄 알고요. 브런치는 잘 써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별생각 없이 빠르게 쓰기가 왠지 어렵더라고요. 글을 발행하면 브런치 독자에게 알림이 가니까 약간 부담스러워요. 대신 브런치에 올린 글이 쌓이면, 그걸 엮어 책으로 낼 수 있으니까 그곳에는 글을 신중히 올리고 있어요.
- < 글쓰기의 쓸모, 손현 지음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