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장비는 ‘멋’이 아니라 ‘책임’이다

안전하게 오래 산을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

by 꽃돼지 후니

등산은 가장 대중적인 운동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방심하기 쉬운 활동이다.
걷는다는 행위 자체가 익숙하다 보니 “그냥 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산은 늘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날씨는 변하고, 길은 미끄러워지며, 체력은 생각보다 빨리 소모된다.
이때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 바로 등산장비다.


등산장비는 산을 더 멋있게 보이게 하는 도구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패션도 아니다.
등산장비는 나 자신과 함께 걷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ChatGPT Image 2025년 12월 24일 오전 09_57_07.png AI로 만든거라 텍스트가 깨져있지만 대략적으로 필요장비를 알 수 있을겁니다

1. 등산화 하나로 산행의 절반은 결정된다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등산화다.
발은 산행 내내 체중과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낸다.
미끄러운 흙길, 자갈길, 눈길, 얼음길에서 발을 보호해 주지 못하면
산행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과 위험이 된다.

등산화는 브랜드보다 내 발에 맞는지,
그리고 이미 길들여진 신발인지가 훨씬 중요하다.
일 년 이상 신어보지 않은 새 등산화를 신고 산에 오르는 것은
사고를 예고하는 행동에 가깝다.

발에 물집이 생기면 보폭이 줄고,
보폭이 줄면 리듬이 깨지며,
리듬이 깨지면 체력 소모는 급격히 커진다.
이 모든 악순환은 결국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https://blog.naver.com/wineservice/223042802627

2. 등산복은 가격이 아니라 ‘기능’이다

요즘 등산복 가격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재킷 하나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좋은 등산복 = 비싼 등산복은 아니다.

등산복의 본질은 단순하다.

땀을 잘 배출하는가

바람과 비를 막아주는가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가

이 세 가지만 충족해도 충분하다.

산에서는 명품 로고보다 체온 유지가 중요하고,디자인보다 활동성이 우선이다.

특히 겨울 산행에서는 옷의 개수보다 레이어링이 중요하다.
속옷, 중간 보온층, 바람막이의 조합만 잘 맞아도 고가의 장비 못지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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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틱과 배낭은 체력을 아껴주는 도구다

등산 스틱은 선택이 아니라 도움 장비다.
특히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에게는 거의 필수에 가깝다.
오르막에서는 체력을 분산시켜 주고, 내리막에서는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크게 줄여준다.

겨울 산행에서 2벌 스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눈길과 빙판에서 스틱은 균형을 잡아주는 마지막 안전장치다.

배낭 역시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행경산악회처럼 버스로 이동하는 당일 산행의 경우 20L 내외 배낭이면 충분하다.
불필요하게 큰 배낭은 무게만 늘리고 체력만 소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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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은 장비 하나가 큰 사고를 막는다

모자, 장갑, 넥워머, 우비 같은 장비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산에서는 생존 장비에 가깝다.

겨울 산행에서 귀가 얼고 손이 굳으면 장비를 조작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체온이 떨어지면 판단력도 함께 떨어진다.

아이젠과 스패츠는 “눈이 조금 있는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순간임을 상기시켜주는 장비다.
눈꽃 산행에서 아이젠 없는 등산은 본인뿐 아니라 동행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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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아이젠 : 제이제이마케팅


5. 안전 장비는 개인이 아닌 ‘조직의 책임’이기도 하다

헤드랜턴, 구급상자, 무전기 같은 장비는 개인 산행에서는 생략되기 쉽지만 단체 산행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행경산악회처럼 선두·중간·후미 조를 나누고 구급세트와 무전기를 배치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사고는 항상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산에서는 휴대폰이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 반드시 발생한다.
그 순간을 대비하는 것이 진짜 준비다.


6. 식량과 수분은 ‘여유’가 아니라 ‘필수’다

체력이 떨어질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보약이 아니라 당분이다.
초코바 하나, 사탕 몇 개, 단팥빵 하나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에너지를 회복시켜 준다.

수분 역시 마찬가지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셔야 하고,항상 여유 있게 준비해야 한다.


7. 결국 등산장비는 ‘산을 존중하는 태도’다

등산장비를 잘 갖춘다는 것은 산을 두려워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산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산을 얕잡아 보지 않고 내 체력을 과신하지 않으며, 함께 걷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비싼 장비는 필요 없다.
하지만 준비 없는 산행은 절대 안 된다.

산은 도망가지 않는다.
천천히, 안전하게, 오래 즐기면 된다.
그 시작이 바로 올바른 등산장비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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