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찾는 리더의 자유와 치유
반갑습니다. 행경산악회 회장입니다.
우리는 매달 산의 능선을 넘고, 파도 소리가 들리는 해변 길을 함께 걷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매번 길 위로 불러내는 이유는 단순히 “운동합시다”가 아닙니다.
요즘 읽은 글 하나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걷지 않는 삶은 개인의 게으름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기술은 인간의 ‘곤란함’을 해결하며 성장합니다.
걷기 귀찮으면 클릭 한 번으로 음식이 오고, 움직이기 싫으면 택시가 문 앞까지 옵니다. 도시 역시 “얼마나 덜 움직이게 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설계됩니다.
그 결과, 우리는 편리해졌지만 움직이지 않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일본 경제 뉴스 미디어 뉴스픽스(NewsPicks)의 CMO이자 '걷는다'저자인 이케다 미쓰후미는 이를 ‘활동 격차(Activity Inequality)’라고 불렀습니다.
소득 격차를 넘어, 얼마나 걷느냐가 건강·사고력·수면·수명까지 갈라놓는 새로운 계급이 생겼다는 경고입니다.
많이 걷는 사람과 거의 걷지 않는 사람의 삶은 이제 전혀 다른 궤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건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를 걷지 못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확신합니다.
밖으로 나가 걷는 행위는, 이 시스템에 대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적극적인 저항입니다.
행경산악회에는 CEO와 조직의 리더,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들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리더로 산다는 것은 늘 결정과 책임이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걷는 일입니다.
이럴수록 우리는 더 오래 책상 앞에 앉아 있으려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문제를 더 굳게 만듭니다.
성공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습관이 있습니다.
걷기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중요한 협상과 아이디어 회의를 반드시 걸으면서 했습니다.
그의 전기에는 ‘산책(walk)’이라는 단어가 27번이나 등장합니다.
마크 저커버그,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혁신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닙니다.
뇌가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방사형 사고로 전환되는 순간입니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뇌는 방어적이지만, 걷기 시작하면 뇌는 탐색 모드로 바뀝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경험을 합니다.
며칠을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문제가 길 위에서 문득 정리되는 순간을.
걷는 1시간은, 이후 10시간의 판단력을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걷기 좋은 도시를 ‘워크어블 시티(Walkable City)’라고 부르는데, 이런 동네의 집값은 평균보다 35% 이상 비쌉니다.
왜일까요?
걷기 좋은 환경은 곧 삶의 질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걷지 않아도 되는 구조 속에 사는 사람일수록 활동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30만 명이 운동 부족과 관련된 원인으로 사망합니다.
특히 자동차 중심 인프라에서는 비만과 만성 질환이 압도적으로 늘어납니다.
이 상황을 바꾸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다시 걷는 것.
늦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 ‘걸으려는 의지’를 회복하는 것 입니다.
그래서 행경산악회가 있습니다.
걷는 것을 의식적으로 삶의 중심에 놓기 위해.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기 위해.
산은 우리를 돕고,
동료는 우리를 끕니다.
산은 건강과 기운을 주고, 동료는 생각과 사업을 확장시킵니다.
그래서 우리의 슬로건은 분명합니다.
행산행우(行山幸友)
산에 오르니 행복하고, 동료가 함께 해서 더 행복하다.
이 문장은 감성 문구가 아닙니다.
CEO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전략 문장입니다.
리더의 고독, 가장의 책임, 경쟁 사회의 피로감 등 이 모든 것을 혼자서 끌어안지 마십시오.
길은 언제나 열려 있고 걷는 자에게는 반드시 답을 줍니다.
길 위에서는 직함도, 직책도 내려놓게 됩니다.
오직 호흡과 발걸음만 남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다시 살아 있는 인간이 됩니다.
회원 여러분,
오늘도 신발 끈을 조여 매십시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십시오.
“오늘도 걷자. 길 위에 답이 있다.”
다음 2026년 신년 산행지인 '덕유산'에서 더 단단해진 발걸음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