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경영대학 9기 조진희 대표 대마도 힐링 트레킹
개인적으로 두번의 대마도 여행을 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걷고 또 걷었는데 너무 좋았다. 날씨가 맑아도 좋았고, 비가 와도 좋았다. 온천이 있어서 좋았고 해변과 호텔 그리고 글램핑장 모두 너무 좋았다. 그래서 암 환우와 그 가족, 친구들을 위한 특별한 힐링 여행을 기획하게 되었다.
대마도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치유를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이 여행의 목적은 단순히 휴식을 넘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같은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우리들만의 프라이빗 한 여행이 될 것 같았다.
부산으로 향하는 밤의 여정
참가자 중 직장인이 많았고, 집을 오래 비우기 어려운 상황도 고려해 밤 12시에 우등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출발했다. 대부분 아미북스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들이어서 버스에 ‘아미북스’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고, 마치 특별한 여행을 알리는 듯했다. 모두의 기대 속에서 2박 4일 대마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배멀미와 결항 소식
20명 이상을 모집하지 못한 이유중 하나는 배멀미였다. 나도 지난번에 배멀미로 고생을 한탓에 멀미약을 먹으라고 권했고 나도 먹었다. 부산에서 대마도로 향하는 배에서는 예상대로 배멀미를 겪는 이들이 많았다. 나 역시 지난번 배멀미의 경험을 떠올리며 미리 약을 챙겨 먹었기에 이번에는 괜챦았다. 그러나 배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였고, 몇몇은 바닥에 누워버렸다.
대마도에 도착해 “토끼세끼”에서 점심으로 일본식 도시락과 맥주를 즐겼다. 역시 일본 맥주맛은 다르다며 술을 잘 마시지 않던 환우들도 한모금씩 즐겼다. 대마도 여행사 대표이신 고광용 대표님이 날 불렀다. 맥주를 너무 많이 시켜서 그런가? 싶어서 ㅎㅎㅎ 나갔더니 20일 일요일에 우리가 타고 나갈배가 날씨 때문에 결항이란다. 그래서 내일 나가던지 하루 더 묵고 21일에 나가야 한다며 지금 결정하라고 하셨다.
오자마자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맛있게 식사중인 분들께 상황을 설명드렸다. 모두 당황했지만 빠르게 의논하여 4명은 하루 일찍 토요일 부산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16명은 하루 더 월요일까지 대마도에 머물기로 했다.
나중에 고광용 대표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거의 다 나가시고 2-3명 남을줄 아셨는데 16명이 더 있겠다고 하셔서 많이 놀라셨단다.
사찰음식과 차명상, 그리고 소풍 같은 식사
환우들은 채식을 많이 먹는다고 미리 말씀드렸기도 하고 대마도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사찰음식과 차명상을 했다. 종교와 상관없이 발우공양을 하며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비구니 스님의 음식을 맛볼수 있었다.사찰음식과 차명상을 통해 자연과 조화로운 마음을 느끼며, 모두가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기억에 남는 식사는 마켓털기였다. 1인당 000을 나눠주고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직접 도시락 등 먹거리를 사게 했다. 그리고 그 음식을 소풍 가듯 바닷가에서 먹었다.
팀마다 고른 음식이 달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과일과 채소 위주의 팀, 튀김을 잔뜩 고른 팀, 암 환우가 없는팀은 술이 많았는데 각자의 개성이 돋보였다. 이렇게 소소한 활동도 모두에게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1일 1온천
여행사를 통해서 왔다면 불가능 했던 프라이빗한 우리의 여행에서만 기능했던건 바로 1일 1온천이었다.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냉온욕을 하며, 참가자들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건강을 챙겼다. 특히 암 환우들에게 온천은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태풍의 바람과 비 속에서도
첫째날 이후 계속 태풍의 영향으로 몸이 날아갈것처럼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지만 누구하나 불평불만 없이 여행을 즐겼다. 도시가 아닌 자연 안에서의 자연 현상은 그대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야외 바베큐 파티를 실내로 옮겼다. 방마다 데크가 있었서 바베큐가 가능했는데 4번방이 당첨되었다. 바베큐 냄새로 가득 찬 방에서 잔 사람의 웃픈 이야기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였다.
삼나무 숲과 바다
대마도의 면적 중 89%가 숲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상당 부분이 삼나무와 편백나무로 구성되어 있다. 대마도는 삼나무 숲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해안선과 바다 경관으로도 유명하다. 우리의 대마도 여행은 걷고 쉬고 그리고 대화하고 웃고 사진찍기라고 할 수 있다. 숲길을 따라 걸었고 해안선을 따라 걸었다. 걷기보다는 쉼이 더 많았을거다. 비도 오고 바람도 많았지만 있는 그대로가 좋았고 옆에 있는 친구들이 좋았다.
동료들과 나눈 깊은 대화
이 여행에서 가장 값진 것은 암 환우들끼리 나눈 대화였다. 치료 과정에서의 어려움, 삶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같은 경험을 가진 이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대화 속에서 참가자들은 위로와 용기를 주고받았다.
새로운 희망과 시작
대마도 힐링 트레킹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자연 속에서 치유를 경험하고, 동료들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얻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이번 여행에서 얻은 힘과 희망을 간직할 것이다.
일행 중 누군가는 "제 인생에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될것 같아요. 여행의 종착지는 결국 사람이라는 걸 크게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했으며, 누군가는 "너무 즐거운 수학여행 이였어요"라고 했다. 많은 분들이 대마도 여행에 대해 기억에 남을 추억 가득한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했다. 행복한 여행을 한다는게 쉽지 않지만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동료 덕분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함께한 분들이 서로를 위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함께한 시간 모두가 즐겁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