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나눈 이야기
매년 연말 일출 산행을 하게된 계기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후니는 어김없이 등산 가방을 챙긴다. 그의 목적지는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한국의 큰 산과 기운 좋은 산 중 하나로 정해진다.
새해가 시작되기 직전, 산 정상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며 새로운 다짐과 소원을 비는 것이 후니의 연례행사다. 특정 종교는 없지만, 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새벽의 첫 빛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준다. 그것은 단순히 자연 현상을 넘어선 희망과 믿음의 상징이다.
산과의 첫 만남
후니가 산을 좋아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그는 한때 바쁜 사업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느라 지쳐 있던 시기에 친구의 권유로 산에 올랐다. 처음엔 그저 일상의 탈출구로 산을 찾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산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걸음과 함께 마음속의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되고, 산 정상에 다다를 때는 마치 새로운 기운이 그의 몸과 마음을 채우는 듯했다.
정상에서 아침 해를 맞이하며 떠오르는 빛을 볼 때, 후니는 비로소 자신이 자연의 일부임을 느꼈다. 평소 도시의 삶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감각은 오로지 산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는 이 순간을 통해 작은 존재로서의 자신을 겸허히 바라보게 되었다. 동시에, 그 작은 존재가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다.
산이 주는 위로와 다짐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변해도 산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을 맞이한다. 후니는 그런 산의 변치 않는 모습에서 큰 위안을 얻었다. 사업에서의 성공과 실패, 가정에서의 기쁨과 갈등, 그리고 사회적 기대와 부담 속에서 그는 가끔 자신이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러나 산에 오르면 모든 것이 다시 명확해졌다.
산 정상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후니는 매번 자신만의 다짐을 한다.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고, 사업에서의 도전과 성공을 빌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깊고 의미 있게 만들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산이 그에게 건네는 고요한 목소리는 그 다짐을 더욱 단단히 만들어 주었다. 해가 떠오르는 순간, 그는 무언가 더 큰 힘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산과의 대화
후니는 산과 대화를 나눈다고 믿는다. 산이 말을 하지는 않지만, 그 고요 속에서 자신이 마주하는 생각들이 산과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부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고민까지, 산은 모든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게 해준다.
산은 후니에게 늘 같은 메시지를 준다. "너는 작은 존재지만,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 그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후니에게는 큰 깨달음을 준다. 산을 내려올 때면 그는 새로 태어난 것처럼 가벼워진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산의 기운이 그에게 힘을 주었고, 그는 다시 한번 세상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자신감을 얻었다.
자연과의 연결, 새로운 시작
산과의 만남을 통해 후니는 자신의 삶이 자연의 일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산을 오르는 여정은 단순한 등산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를 재발견하고 자연과 연결되는 과정이었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산을 찾는 후니의 마음과 다짐은 매년 새로워졌다.
산과 나눈 이야기는 후니에게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매년 그의 삶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게 만드는 소중한 의식이다. 그에게 산은 치유의 장소이자, 그의 진정한 모습을 다시 찾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연말이 되면 다시 산을 찾을 후니.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로운 다짐을 할 것이다. 산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그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게 도와줄 것이다. 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지만, 후니는 산을 통해 매년 새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