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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버헨리 May 14. 2024

달리기 (부상)을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달리기를 시작하니, 주변에서 달리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는다. 혼런족이지만, 주변에 달리는 사람은 없지만, 내가 매번 달리고 난 후 기록을 블로그나 인스타에 올리니까 자연스레 사람들의 인삿말이 달리기에 관한 것들이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역시 <안 힘들어?> 왜 안힘들겠습니까. 힘듭니다...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무릎 괜찮냐는 말이 아닐까 싶다. 달리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달리기를 많이 하면 무릎이 아프다거나 관절에 무리가 가거나 연골이 아작나지는 않을까 등등 별의 별 생각들을 다 한다. 사실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도 그런 생각들을 하기는 할 것이다.


미리 얘기해두자면, 나는 의학적 지식은 전혀 없는 일반인이고, 마라톤 풀코스는 한 번 도 뛰어보지 않은 가짜러너다. 그냥 일주일에 두세번 뛰고 월누백(월 누적 마일리지 100km)를 꼬박꼬박 1년 가까이 하고 있는 그런 수준이다. 그러므로 나의 경험에 의한 주관적 견해가 님의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반박시 님 말이 맞습니다.)


내가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건 2021년 9월이다. 2-3개월정도 일주일에 한 번 고작 3km정도를 뛰었고 겨울이 되니 추워서 달리기를 쉬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봄에 <아, 이제 따뜻해졌으니 다시 뛰어 볼까>라는 생각으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조금씩 거리도 늘리고, 뛰는 횟수도 늘리다 보니, 몇 번 뛰고 나니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이거 왜 이러니.... 이래서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지 말라는 건가....


불안과 공포가 엄습했다. 나는 병원에 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라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 특히 정형외과, 물리치료 등등은 딱히 효과가 없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을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믿음이 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튼, 평소 생활하는데는 불편함이 전혀 없어서 한 달 정도 달리기를 쉬었다. 쉬면서 달리기에 관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초록창에 <달리기 무릎 부상 / 무릎 아픈 이유 / 달리기 자세 / 달리기 부상 방지> 등등... 그리고 동영상도 좀 찾아봤고, 달리기에 관한 책들도 9권을 읽었다. 달리기 에세이들도 있었지만, 정형외과 의사가 쓴 달리기 실용서도 있었고 부상을 기회삼아 오히려 달리기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여러 정보들을 취합한 나의 결론은, 결국 <나의 능력치에 맞지 않게 뛰었기 때문에 부상을 당했다>였다. 그 때는 약간의 과체중이었기도 했고, 나의 달리기 자세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냥 운동화 신고 나가서 뛰면 달리기인줄 알았던 시절이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무릎에 무리가 가고, 달리기 자세가 나쁘면 착지할 때 내 몸의 몸무게가 무릎에 과하게 전달되어 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당시 나의 부상의 원인은 저런 이유였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보니, 이런 부상은 나만 당하는게 아니라 대부분의 초보자들이 많이 겪는 일이었다.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시 용기를 내어 뛰기 시작했다. 자세에 좀 더 신경을 썼고, 뛰다가 아프면 멈추자는 생각으로 뛰기 시작했다. 내가 3km를 뛸 수 있는 근력을 가지고 있는데 5km를 뛰면 근육에 무리가 가서 부상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근육은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튼튼해지며 단단해진다는 의견도 인터넷에서 찾았다. 부상이라고 안뛰거나(물론 큰 부상이라면 쉬는게 맞지만), 무릎 보호대를 한다거나 하면, 결국 근육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하는 글을 봤고, 그 말이 꽤 일리가 있어 보였다. 무릎의 근력을 키워야 오히려 몸의 하중을 지탱하기에 더 안정적이 된다. 무릎 보호대를 계속 하고 있으면 이런 근육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나도 무릎 보호대는 하지 않고, 자세에 신경써서 다시 뛰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늘려 나갔다. 오히려 달리기 공부를 하고 나니, 달리기 자세의 메카니즘을 물리학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달리기에 재미도 더 생겼다.


그 후로도 크고 작은 소소한 부상은 있었지만, 달리기를 쉬어야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부상은 거의 없다. 크고 작은 부상이라고 한다면 가끔 장경인대 통증이나, 아킬레스컨염이 의심되는 증상들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겁먹지는 않는다. 알아서 거리, 횟수를 줄이거나, 페이스를 줄여서 뛰면 된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달리기가 무릎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이 꽤 분분하다. 달리기가 무릎에 안좋다는 의사도 있고, 아니라는 의사도 있다. 의사라고, 정형외과 의사라고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다. 정형외과의사라고 당구 선수의 어깨 근육이 일반인과 어떻게 다른지, 프로게이머의 손가락과 손목 근육이 일반인과 어떻게 다른지 다 알 수는 없다. 그에 관한 연구를 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의학적 상식으로 그냥 추측할 뿐이다.


내가 읽은 어느 책에 의하면, 달리기 선수의 연골이 일반인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더 건강하다고 한다. 중년의 은퇴한 마라톤 선수들과 같은 나이때의 일반인 표본을 비교한 결과라고 한다. 그리고 달리기는 축구나, 농구처럼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운동이 아니므로 그에 비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은 훨씬 적다고 한다. 듣고보니 그렇지 않은가?


무릎이 걱정되서 달리기를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을 보고 용기를 얻으시기를 바란다. 과체중이 문제라면, 천천히 조금씩 뛰면 된다. 누구나 부상은 있다. 나의 능력치를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내 주량이 얼마인지 파악하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이 꽐라가 되었나...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부상은 내 몸을 알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미리 너무 걱정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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