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 전문가 되기] 1
독서토론이 무엇인가요?
‘독서토론’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누군가는 ‘토론’이란 글자에 꽂혀 백분토론과 같이 엄중한 자리를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카페에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독서모임을 떠올릴 것입니다. 이처럼 독서토론은 단어 그 자체인 독서와 토론이 더해져 복합적인 의미를 형성합니다. 책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는 책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양한 갈래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책에서는 크게 3가지 성격으로 나누어 정리하겠습니다. 독서토론이 진행된다고 했을 때, 이 성격 중 하나에 집중될 수도 있고, 복합적으로 섞여서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첫째, 토론(debate)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서 열띤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떠오르실 텐데요.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대립되는 입장의 사람들이 서로 설득하는 말하기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책에서 대립되는 주제를 뽑아, 입장을 정하고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야기 도중에 자연스럽게 여러 구도로 입장이 나뉘는 경우도 있어요. ‘무조건 공감하기’, ‘반대의견 내지 않기’ 등의 규칙으로 그런 구도를 피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선 대립 구도와 논쟁을 장려합니다. 누군가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데요~’라고 하면 이제 시작인 겁니다. 팝콘 준비하시고 귀를 쫑긋 세우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차하면 판에 뛰어드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으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대화가 진행되곤 하죠. 서로 더 집중하게 되며 오랜만에 피가 끓어오를 것입니다.
서로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해 보는 것이죠. 약간의 마찰은 생각을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책에서 근거를 찾고자 노력하고, 논리적 비약과 억측이 없는지 점검하며 듣습니다. 이렇게 꼭 찬성과 반대가 아니더라도 서로 다른 입장에서 주장과 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과정을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심청전>
◦ 심청이의 행동은 진정한 효심에서 비롯되었다
Vs 심청이의 행동으로 심봉사가 더욱 슬퍼하였기 때문에, 바람직한 효가 아니다
<홍길동전>
◦ 홍길동의 행동으로 약자들, 가난한 자들이 행복해졌으니 정의로운 행동이다
Vs 누군가에게 또다른 피해를 주고, 법을 어겼으니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둘째, 토의(discuss)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더 좋은 해결책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주제와 목적의식을 가지고 각자 준비한 내용을 공유할 수도 있고, 이야기 도중에 자연스럽게 고민의 지점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사회적 문제나 공유하는 가치관에서 극복해야 할 이슈들을 다루는데 효과적이죠.
이러한 접근은 문제해결력을 기르는데 좋습니다. 지구의 어두운 미래를 다룬 소설을 읽고 지금의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저널리즘에 관한 책을 읽고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방법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까지 도출할 수 있다면 더욱 값진 시간이 되겠죠.
나아가 함께 공부하고 더 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지식을 탐구하며 지적욕구를 충족하고,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것도 책과 토론의 중요한 기능입니다. 특히 실용서와 지식정보책도 이런 방향으로 독서토론이 가능합니다. 생각이 다양하게 흩어지는 것보다, 하나의 초점으로 모이면서 집중하게 됩니다.
<심청전>
◦ 심청이처럼 가난한 가족도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 사회제도, 시스템, 이웃들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홍길동전>
◦ 서자라는 신분차별 속에서 마음 고생한 홍길동, 그의 인권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요?
◦ 빈부격차가 심해진 사회, 모두가 풍요롭게 사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교육 스터디>
◦ 다양한 육아 방법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사례를 공유해 볼까요?
◦ 최신 교육 트렌드를 공부하며, 실제 학생들 수업 때 적용해 볼까요?
<경제 스터디>
◦ 세계 경제 이슈와 투자 방법을 공부하고 함께 경제적 자유를 위해 노력해 볼까요?
◦ 다양한 재테크 방법, 비트코인과 NFT에 대해서 알아보고 미래를 대비해 볼까요?
셋째, 수다(chat)
앞에서의 묵직함과는 다르게 책을 읽고 느낀 나의 감상을 즐겁고 편하게 나누는 것이에요.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하나의 책을 읽고 모인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죠. 수다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가벼운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지속적인 독서와 토론 활동을 위해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죠. 심리적 접근성을 위해서 독서토론이란 말 대신 의도적으로 ‘책수다’를 표방하기도 합니다.
문학이나 비문학 상관 없이, 독자의 경험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꺼낼 수 있도록 이끕니다. 답이 정해진 것도 아니니 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도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완독에 대한 부담도 덜고, 평가에 대한 부담도 없어서 힐링 모임으로 많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과하게 삼천포로 빠진다면 책을 읽고 모일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독서토론 모임을 하다가 매너리즘에 빠지는 많은 분들이 ‘너무~ 자주~’ 가벼운 일상 이야기로 빠지는 것에 허무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럴 때 책이 주는 대화의 깊이가 필요한 것이죠. 그래서 책과 사람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합니다.
<춘향전>
◦ 춘향이와 이몽룡의 만남처럼, 한 눈에 반한 적이 있나요?
◦ 연인관계에서, 여러분의 이상형은 무엇인가요?
<홍길동전>
◦ ‘호형호제’ 하지 못하는 홍길동처럼, 가족끼리 불편했던 적이 있나요?
◦ 홍길동처럼 도술 능력을 갖게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코로나 사피엔스> 인플루엔셜, 2020
◦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우울함을 느낀 적이 있나요?
◦ 코로나19가 사라진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게 무엇인가요?
<미디어 읽고 쓰기> 시간여행, 2021
◦ 가장 즐기고 좋아하는, 미디어는 무엇이 있나요?
◦ 인생 미디어 작품(책, 영화, 드라마 등)을 골라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