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 전문가 되기] 11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질문을!
질문을 그냥 하면 되지, 물음표만 붙이면 되지,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이 왜 필요할까요? 사람마다 생각의 결이 있어요. 그래서 질문을 해도 비슷한 성향의 질문을 반복하곤 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도 특정 방향의 질문만 계속 하는 거죠. 중요한 것은 질문을 만드는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같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여러 사람이 회의하고 머리를 맞대고 질문하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그럴 때 의도적으로 다양한 각도, 다양한 컨셉의 질문을 만드는 방법이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내면화 질문을 굉장히 좋아해요.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땠을까? 나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주관적으로 의미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해요. 하지만 다른 분은 내용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고 싶어 합니다. 지식욕이 풍부한 경우죠. "정의의 명확한 개념은 무엇일까? 다른 학자들은 뭐라고 이야기할까? 지금 인정받는 정설은 무엇일까?"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이런 성향까지 아우르기 쉽지 않아요. 또다른 누군가는 제작에 관심이 많을 수 있죠. "작가는 왜 글을 쓰게 되었을까? 작가는 왜 이렇게 썼을까? 작가 만나 보고 싶다...?" 등등. 그렇다고 모든 패턴을 다 익힐 수는 없죠. 그래도 여러 가지 알아두시고, 사용하기 좋은 질문 도구 몇 가지 챙겨 두세요.
문제해결식 질문 (문제와 해결 기준)
문학과 같이 서사가 있는 콘텐츠에 유용한 질문 방법입니다.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텍스트를 분석하여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주인공을 누구로 선정하느냐에 따라 방향성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변주도 가능하고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줄거리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도 되고, 벗어나도 됩니다.
비문학으로 접근한다면 문제 상황과 해결 방안으로 추려서 접근 가능합니다. 책에서 문제와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면, 그것을 찾고 해결책에 대한 실현 가능성, 적절성 등을 점검할 수도 있습니다. 또다른 해결 방법도 덧붙이고요.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면 해당 주제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가장 급한 문제는 무엇인지?” 참가자들과 함께 찾아도 됩니다. 무엇을 문제로 택하느냐에 따라 A, B, C, D…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제작자 입장 질문 (관점 기준)
우리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위치에서 ‘좋다, 재미있다, 별로다’ 로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서 ‘열심히’ 만든 제작자의 시선으로 보면 조금 더 복잡합니다. 그 의도를 파 악하기 위한 노력 속에 또 다른 가치를 찾을 수도 있죠. 그리고 ‘만약 내가 만든다면~’으로 나아가 창의적인 사고도 자극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대립형 질문 (답의 성격 기준)
대립형 질문의 유형은 크게 사실 논제, 가치 논제, 정책 논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실 논제는 명백한 근거를 통해 참/거짓을 가 리고, 가치 논제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에 대한 가치 판단을 가립 니다. 정책 논제는 구체적인 제도, 행동의 변화를 바탕으로 해요. 이를 미디어 토론으로 가져오면 좀더 치밀하게 작품을 분석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펼치는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