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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14일 대륙종단 여행을 마무리하며

에필로그) 여행비용 총정리 및 후기. 그 후

<감사한 후유증>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오고 나선 다른 대륙들보단 확실히 여독 여파가 컸던 거로 기억한다. 회사에서 업무에 복귀했는데 일에 무리가 갈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한동안은 멍하게 보냈던 거 같다.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아프리카니까??!' 하는 어찌보면 당연했던 이유. 왜 그랬는지 풀어보니 첫째, 전 세계를 돌아보고 싶은 목표의 마지막 대륙이었기에 다녀와선 허무함을 느끼기도. 둘째, 두바이까지 포함해 15일 정도 그간 내 해외여행 중 가장 잦은 비행과 장시간의 이동이었기에. 그나마 모험심이 여전히 높아서였는지 목표한 여정을 완수할 수 있었던 듯했다. 셋째로, 다닌 여행 중 가장 신경 쓸 게 많고 긴장을 길게 유지해서가 아닐까 싶었으며 끝으로, 아프리카 현지에서 크고 작게 느낀 것들이 한국에 돌아와 살면서 종종 그곳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한국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고, 그런 이유들을 붙일 수 있을 거다. 그게 여독이기도 하고...


하지만 난 이런 현상을, '감사한 후유증'이라고 하고 싶다. 새로운 곳에서 내가 직접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학습했으며, 그 생생한 순간들을 이렇게 글을 보는 분들에게 공유할 수 있지 않은가. 이는 또한, 내가 더 학습할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을 여행할 때 드는 비용에 대해서도 궁금한 분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 비용을 정리해 보면.


[아프리카 핵심 4~5개국 14일 여행 비용 총정리]

1. 비행기(고비용은 비행기, 나머지는 달러 및 카드 잡비로 처리) 값
1) 인천공항 -> 나이로비공항 IN 케이프타운공항 OUT
- 에미레이트 항공(두바이 경유) 왕복 비행기 표 140만(3주 전 발권)
2) 탄자니아 킬리만자로공항 -> 나미비아 빈트후크공항
- 에티오피아 항공(아디스아바바 경유) 51만. 탑승 며칠 전에 급하게 끊어서 비쌌던 편이나, 숙박 포함
3) 나미비아 월비스베이공항 -> 남아공 케이프타운공항
- 에어 나미비아 21만
=> 212만. 이동으로 비용을 많이 쓴 것이 확연

2. 출국 전 달러 환전 500USD
1) 미국 달러가 가장 다양하게 통용. 대략 하루에 30 정도로 사용 예상함
2) 현지 ATM 인출 시엔 현지 화폐로 나옴. USD 구하려면 이중 수수료가 들기에 가져가는 게 나았음
=> 56.5만

3. 현지에서 체크카드로 인출 내역
1) 탄자니아 52만 실링(TZS)= 27만(킬리만자로 1박 2일 트레킹비 + 이틀 숙식비)
2) 남아공 500 랜드(ZAR)= 4.5만
=> 31.5만

4. 카드 사용내역
1) A사 14.4만
2) B사 1만 미만
=> 15만 이상

5. 투어, 비자 등 잡비
1) 나미비아 K 투어(비자 대행, 세스림투어 및 호텔 숙박, 쿼드카, 픽업 등) 69.5만
2) 그 외 잡비
=> 69.5만

6. 예방접종비
1) 필수 - 황열
2) 선택 - a형 간염, 파상풍, 먹는 말라리아 약 등
=> 15만 정도(최소 해당국 입국 10일 전엔 맞아야)

=>> 대략 400만 이상!

일정상 급히 끊은 1. 2~3)이 예상외 지출이었으나, 석식과 조식도 해결. 아디스아바바 3성급 호텔서 숙박했으니 괜찮았고 나미비아 투어도 좀 들었으나, 그만큼 아프리카 여행의 꽃이었다고 생각.
by 희랑


아마 이 루트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갈 수 있는 꽤 괜찮은 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회사를 휴직하고 갔다면 일정의 여유가 더 있었을 테고 이렇게 짜진 앉았을 터. 각 여행지에서 하루 이틀 이상 여유 있게 더 즐기면서 교통 편도 여유 있게 예약, 비용을 더 세이브할 수 있었겠지만 나로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었기에 후회가 없다. 돈이 절대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든다. 아무래도, 이게 학생 때와 직장인이 되어서의 가장 큰 차이일 듯하다. 또한, 팬데믹을 겪고 나서 드는 생각은 '여행을 떠났을 때가 가장 좋은 기회비용의 시간'이라는 것.


아프리카를 다녀온 그 후, 여행에서 인연을 맺은 몇 현지인들에게 연락을 받으며 안부를 교환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그곳 현지는 더 열악할 텐데 한국과 내 건강은 괜찮냐고 도리어 물어봐서 오히려 난 그들이 걱정되기도 했다.


먼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산을 오르기 전 베이스인 모시(Moshi)로 들어가 만나게 된 호텔 대표 데이비스.

오른쪽 두 번째가 Davies

데이비스는 탄자니아 현지에서 목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지로 간 한국인들이 선교를 할 때 종종 같이 활동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인들에게 고맙고 더욱 친근하다고 느꼈으며, 축구선수 손흥민의 팬이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내가 가끔 페이스북에 피드를 올리면 자주 좋아요의 따봉을 누르며 응원을 해준다.


다음으론, 킬리만자로산을 오를 때 가이드를 해준 마이클 형.

킬리만자로산을 오르며 마이클 형과 함께

코로나 이후 관광산업이 막혀서 킬리만자로산으로의 현지 국내외 여행객의 유입도 거의 줄었을 터. 모든 것이 막혔지만, 그래도 어린 딸의 학교 교육을 위해 다른 일도 하면서 근근이 수입을 얻고 있었다는 그. 그의 성격처럼, 덤덤히 그 사정을 알려오는 그에게 이번엔 내가 응원을 해주었곤 했다.


또 잊을 수 없는, 나미비아 여행을 아프리카의 꽃으로 만들어주고 최고의 가이드를 해준 앙굴라(Angula).

KBS1 TV <걸어서 세계 속으로; 나미비아 편>에도 참여했던 앙굴라

나미비아 역시 코로나 여파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아서 앙굴라 또한 현지 상황이 어렵다고 했다. 역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응원이었고, 그는 앞서 내가 여정에서 쓴 기록에서처럼 그럼에도 힘차게 잘 살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앙굴라와는 최근에도 안부를 나눴고, 바로 응답이 왔다.




에필로그 -
분명, 가장 임팩트가 강한 아프리카 대륙! 그러나 중남미 등 아직도 많이 남은 여행 이야기...

아프리카는 반드시 세계를 돌아보겠다는 내 여행에서 확실히 끝을 장식할 만한, 분명 임팩트가 가장 센 곳이었다. 미지의 대륙이지만 내 모험심을 빗대서 나중에 체력과 마음이 다하기 전인 그때 아니면, 쉽게 가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여행을 할 당시 온전히 이 나라들과 사람들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여행한 것은 평생 갈 것이고, 경험한 곳들을 토대로 다시 학습을 하면서 부족했던 것들도 더 충만하게 채워가면 되었다.


어릴 적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방송을 보면서 컸는데, 그 케냐 마사이마라 및 탄자니아 세렝게티 경계의 광활한 사파리의 초원에서 그러나 살벌한 약육강식의 논리를 눈앞에서 마주했던 그 순간.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높은 산이라는 킬리만자로산을 밟아보는 짜릿함과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오롯이 느꼈던 그 기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이 있는 나미비아에서는 그 특이한 주황빛으로 물든 사막을 보며 평생 잊지 못할, 정말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았다. '90년에 독립한 나미비아처럼, 태동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가이드 앙굴라 와도 특별한 우정을 맺고 왔다. 마지막으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등 인권을 상징하는 만델라가 이뤄낸 오늘날의 남아공의, 아름다운 케이프타운까지 방문하면서 남아공 그리고 아프리카의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느끼고 와서 공유할 수 있음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만족한다.


내가 보고 온 것은 그 광대한 대륙의 미미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도 종종 아프리카에 대한 공부로 더 채워가면 될 것이다. 세상을 더 보고 올 수 있었다는 그 한 가지로도 충분하며, 끝으로 여행길에서의 여기에 다 적지 못 한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인연이 있었다. 특히 남아공 현지에서 지내면서 늘 여행자들의 안전도 체크해 주며 도움을 주려 하셨던 아프리카 여행 관련 커뮤니티들과 블로그, 여러 오픈톡 방에서의 김안나(남아공 아가씨) 님, 양명순 님, 빛나래 님, 고유영(푸라하) 님 등 정보를 공유해 주셨던 분들께 특히 더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음으로는, 여행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을 적을 예정이고 그다음으론 <오세아니아> 국가, 그다음으로는 <북, 중남 아메리카(북미 및 중남미)> 10여 개국 등의 여행기로 #희랑의세계여행에세이 시리즈는 계속 이어간다! 글을 구독해주시는 분들과도 종종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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