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새벽 일찍 숙소에서 가야 할 곳이 있었다. 비즈니스 모임의, 케이프타운 챕터(chapter). 그 조찬 모임에 오전 6시 반 전까지 도착해야 했다. 새벽 5시쯤 일어나 외출 준비를 하고 우버 택시를 불러 케이프타운 외곽의 모임 장소로 출발했다. 당시 내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을 때, 매주 하루 새벽마다 나갔던 사업가들의 모임이다. 본사는 미국에 있지만 이렇게 전 세계의 내부 도시들에도 다양한 챕터들이 있다.
아프리카대륙의 여러 나라와, 거쳐간 중동의 두바이 중에서 적절한 도시가 어딜까 찾아보곤 했었는데 마침 이 도시가 참석하기 괜찮아 보였다. 내 여행은 거의 막바지 일정이었고, 꼭 하고 싶은 관광은 다 해놓은 상태였기에 부담 없이 이곳에서 하는 조찬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으로 전체 일정 중에 모임 방문을 계획한 후, 찾아서 모임 참석을 신청해둔 터였다.
이곳에 회원, 방문자 자격으로 참석해 돈과 시간이 좀 들었지만, 별로 어려울 건 없었으며 해외 그것도 아프리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는 이렇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구나'를 경험해 본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당시 난 C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기에, 이 회사에 대한 설명과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3분 이내로 참석자들에게 짧게나마 소개했다.
6시 반부터 시작한 모임은 정식으로 7시에 시작해, 9시가 좀 넘어 끝났다. 전 세계가 동일한 시스템으로, 물론 한국에서도 이렇다. 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조식을 먹으며 각 사람들의 소개 발표를 들었다. 사실 머나먼 남아공 케이프타운까지 와서 한국 혹은 내가 아는 사람들과 사업적으로 연결될만한 걸 찾기는 어려운 일이긴 했다. 그래서 비즈니스 얘기는 조금 하다가, 여행과 한국 등에 대한 정보로 주로 소통했다. 그랬더니 추후 한국과도 비즈니스를 할 것에 대해 얘기한 사람도 있었다. 남아공 제품들을 한국에서 팔 수 있는 여부 등... 대체로 피부색이 나와 다른, 아프리카인들과 비즈니스로도 소통하며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곤 이곳의 잠재성이 느껴졌다. 다시 한번, 나미비아에서 앙굴라에게 느낀 아프리카의 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던 거로 내 기억에 새겨졌다.
또한, 이분들 혹은 지인들과도 나중에 비즈니스 등으로 어떻게 연결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기대도 해본다. ㅎㅎ).
남아공의 조식 스타일
위에 자세히 후기를 적어놨으나, 결국 이 비즈니스의 모임은 대체로 이렇게 진행된다. 모임에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이 취급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청중들에게 알리고, 그들 각자에게 도움을 주면 내가 도움을 받아 선순환이 된다는 이야기.
서울에서 2년쯤 했던 이 활동을 그만둔 지 2년쯤 되어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대체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활동이었다. 일단 매주 한 요일을 새벽같이 일어나 모임 장소로 6시~6시 반까지 출석해야 한다. 한 모임당 20~50여 명 정도까지 있으니... 여기서도 하나의 '조직이자 단체 활동'이므로 별 사람들이 다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각 사람들은 다른 업무를 하고 있으며, 그렇게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사회가 돌아간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 여기서 멤버로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나 또한 비즈니스 적으로나,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가까워질 수 있었던 점이 수확이 아니었나 싶다.
이후 10시쯤 됐었나. 모임에서 나와서, 근처에 와이파이 되는 곳을 찾아 카페에 갔다.
여기도 프랜차이즈 맛이 났던 커피!
오늘로써 아프리카로 여행을 출발한 지, 13일 차인 마지막 날이었다. 생각해 보니 티켓을 변경해 오늘 저녁 비행기로 두바이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난 여행이란, '보고 싶은 곳에 가서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새롭게 정의하고 싶다. 그게 꼭 이 날처럼 관광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도시 케이프타운을 여행할 곳은 정말 많지만, 그때 내 컨디션은 관광 욕심이 더 있는 게 아니었다. 시티를 전반적으로 둘러보는 '시티 사이트싱 버스(City Sightsing Bus)'라도 타볼까 고민(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후회가... 꼭 이거라도 타고 둘러보고 오시길!)을 했다. 여기서 투어가 있다는 펭귄은 멜버른에서 봤었고, 관광지 투어 등이 남았지만 가고 싶었던 케이프타운을 조망하는 시그널 힐도 다녀와선지 미련이 크겐 없었다. 그래도 숙소에서 가만히 있기엔 아까운 아쉬운 날. 여길 떠나기 전에 그래도 살 것이 뭐가 있을까 등 여행 막바지 고민을 할 때였다. 그러니 인터넷, 와이파이가 필요했다. 케이프에서 이틀 정도만 있는 거라 심카드를 따로 구매하진 않았었다.
남아공, 적어도 케이프타운에서 내가 다녀본 구역들은 와이파이를 무료로 실내에서 쓸 수 있는 공간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카페에서 쉬면서 쇼핑할 것들을 좀 찾아본 것. 이내 리스트를 다 정한 후, 다시 우버로 기사를 불러 차에 탑승한 후 시내 숙소로 향했다.
치안이 불안한 여행지에선 특히 우버의 평점은 꽤나 중요하다. 매칭자 중 가장 높은 운전자로 선택
다시 시내로 들어와
안전히 숙소로 돌아와 보니 12시쯤. 호스텔. 경비가 24시간 항시 상주하고 있다.
웬만하면 여행할 때 대중교통으로 어디든 다니는 나였다. 심지어 치안이 좀 좋지 않기로 유명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여행할 때도 대중교통을 탔었지만, 여기서는 이렇게 우버로 좀 조심히 다녔다. 가장 좋은 건 단체로 둘 이상은 우버, 셋 이상은 그날 일정에서 유니캡(Uni Cab) 택시 등을 고용해 다니는 건데 혼자 여행하는 일정이었기에 최선으로 우버를 썼다.
숙소로 돌아와 인출할 ATM기들과, 사야 할 물건들과 그것을 파는 장소들을 체크했다. 최대한 단 시간, 3시간 안에 이걸 해결하고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다. 앞에 단톡방 등에서, 아프리카 여행에 도움을 많이 주셨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주로 있는 '남아공아가씨'. 그녀가 블로그에 적어놓은 <남아공에서 꼭 사야 할 것들>을 인용한다. 남아공에서 사갈 것들은 이를 참고하시고 필요한 것들을 사 가시면 좋을 거 같다.
여기서 난 우마 러스크(OUMA Rusk; 식빵을 오븐에 구운 과자), 샐리 윌리엄스 누가(Nougat; 외국의 씹어먹는 달달한 견과류 종류), 데이츠(Dates; 대추야자), 빌통(Biltong; 아프리카의 말린 육포), 아마룰라(AMARULA; 달콤한 아마룰라 열매로 만든 술. 깔루아 비슷_ 공항에서 구매) 등을 생각했었다. 대형마트 몇 곳이 각각 특색에 따라 취급하는 품목이 조금씩 다른데, 주변에서 있는 곳 중에 위의 품목이 가장 많이 포함된 곳으로 가서 구매하기로. 그런데 지금 22년 8월, 쇼핑 목록을 다시 보니 이젠 안 살 거 같지만 그래도 우마 러스크, 데이츠 정도는, 그것도 소량으로 몇 봉 사 와서 궁금해하거나 선물해 주고 싶은 사람에게만 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러스크와 데이츠도 사실 한국서 구할 수 있지만, 이곳 현지의 입맛을 반영해 제조 및 유통된 제품들이므로.
구글맵에 장소를 저장하고, 이제 ATM에서 인출 후 마트에 가야 했다.
당시 Nebbank 수수료가 저렴하다고 해서 여기에서 인출. 인출할 때도 옆에 은행이 있거나, 보안관 등이 있는 곳에서! 주의를 늘 살펴야 한다.
주변을 돌면서 정말 특이한 건 없었는데, 그나마 이 삼성 간판이 보이는 것도 폰으로 잠깐 촬영하고 바로 주머니에 넣었다
워낙 소매치기, 강도가 많은 곳이라고 들어서 심심한 것도 있었지만, 문제가 될 행동은 안 하려고 했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해 보면 첫째, 시민권 및 영주권자 외 관광객 등만 가능 둘째, 15% 정도며 물건 구매 등의 품목만 가능 셋째, 남아공 입국 일부터 3개월 이내 영수증들을 챙기고 넷째, 출국 시 공항에 <TAX REFUND>에 가서 여권과 영수증들을 제시하면 환급. 보통 여행자들에게 적용될 내용은 셋, 넷째 사항. 더 자세한 건 위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2만 원 정도 구매해서 5천 원 좀 안되게 환급받은 듯
남아공 랜드가 조금 남았었지만, 환급해 아마룰라를 살 때 다 소진했다.
바로 이 위스키. 아마룰라(AMARULA). 마룰라 열매를 마시고 코끼리가 취했다는, 그 음료로 만든 술! 중독성이 있었다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던 케이프타운. 만델라 동상을 보고 안 찍을 순 없었다. 아프리카 대륙, 분명 특별했고 멋진 곳이었다.
중요한 것들은 이제 다 끝냈고, 편안한 마음으로 에미레이트 항공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
추천하는 음료인 잭콕, 아마룰라(남아공과 가까운 비행 편이 있을 때 가능한 거로 앎)를 번갈아 즐겼다.
생수도 언제든 편히 마실 수 있었던 에미레이트 5성급 항공사의 서비스
기내식도 괜찮은 정도. 아프리카 여행 정리, 또 귀국길에 거쳐가는 두바이 여행 준비도 하면서 기내에서 보냈던 시간
킬리만자로 트레킹 후 내려와서 구매한, 현지인이 한 땀 한 땀 수제로 만든 팔찌. 아프리카 잠재력의 징표
<희랑의세계여행기_아프리카> 당시의 여행기는 여기서 마무리를 하며, 다음 에필로그에서 총정리 및 후일담으로 이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