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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체코2_ 동화마을 체스키크룸로프, 이후 빈으로

여행자는, 여행 도중에 언제든 이동할 준비를 해둘 필요도 있다.

카를교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연주자와 그를 바라보며 함께하던 커플

전날 갑자기 하루를 더 보낸 프라하에서의 이튿날 밤, 숙소에서 자기 전 여행자분들과 맥주 한 잔을 하며 담소를 나눴던 게 기억난다. 내용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확실한 건, 나중에 다시 오게 되면 꼭 내 소중한 부모님이나 와이프가 원하면 꼭 데려오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 레퍼토리 같지만 항상 좋은 곳에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 가족이었다. 여자친구가 있었을 때 이렇게 좋은 곳을 여행하면, 여자친구가 특별히 생각나곤 했다. 그런데 그때는 없었으니... (지금은? 공교롭게도 현재 없다. 또 체코를 가려면 돈은 있으나 시간을 내기 쉽지 않고, 코로나로 인해 언제 다시 갈 수 있는지 기약조차 하기 어렵게 되었다. 또르르...)




그날 아침도, 역시 든든한 한식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날 내 일정은 천천히 체스키 크롬로프로 떠나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게 스위스에서 하는 가격보다 훨씬 싸다는 말에 솔깃해 고민을 조금 했었지만 결국 안 하고 이동하기로 했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책을 보면서 체스키에서 간단히 보낼 계획, 이후 오스트리아로 넘어가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러다, 식사를 같이 하면서 대화를 나눈 한 형님이 계셨는데


"와, 혼자 40여 일을 여행한다니.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오전에 체스키 크롬로프로 출발하고, 거기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갈 예정이에요~"

"그래요? 우리도 그렇게 갈 건데, 차 자리도 비니 괜찮으면 동행할래요?"

"오, 그래도 괜찮을까요? 감사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비슷하게 듣고 말씀드렸던 거로 기억한다. 미리 대략적인 일정을 짜 놨기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것. 이렇게 5분 대기를 하고 있으면 감사하게 좋은 기회도 잡을 수 있게 된다. 아침도 안 먹고 잤다면, 이 좋은 형님과 연을 맺지도 못하고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됐을 것이다. 갑자기 일정이 변경된 탓에 나는 밥을 먹자마자 부랴부랴 짐 정리를 했고, 그 형님의 가족분들도 준비를 마치신 후 드디어 형님이 유럽에서 렌트한 차로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3일간 챙겨주신, 한국서 삼겹살을 사주겠다고 하셨던 민박집 사장님
춤추는 건물(Dancing Building)

차로 10분쯤 갔나. 독특해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역시, 유명한 건물이었다.


댄싱 빌딩 [ Dancing Building ]
제작시기: 1996년
건축가: 프랭크 게리, 블라도 밀루닉
위치: 프라하 노베 메스토
양식: 포스트모더니스트
재료: 콘크리트, 유리

블타바 강을 마주하고 있는 이 도시의 가장 중심지에는 시선을 붙잡는 댄싱 빌딩이 있다. 한쪽에는 위와 아래로 퍼지는 형태의 유리 타워가 있고, 그 바로 옆에는 독특한 구조물이 지붕 위를 장식하고 있다. 이 꼭대기 구조물은 금속으로 된 꼬이고 뚫린 열린 구 형태로, 밤이 되면 그 안에서는 조명이 켜진다. 표면이 유리로 된 주 건축물은 물결치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콘크리트 건축물의 표면은 불규칙적으로 생긴 창문으로 덮여 있다. 체코슬로바키아의 평화 민주주의 혁명이었던 1989년 벨벳 혁명 이후, 바로 옆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새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은 거리의 코너에 위치한 이 건축물을 특이한 모습으로 개조하기를 원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파트를 재디자인했었던 건축가 블라도 밀루닉을 선택했다.

하지만 해외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기를 원했던 건물 소유주인 네덜란드 회사의 요구에 따라, 밀루닉은 프랭크 게리(1929년생)와 공동으로 설계를 맡게 되었다. 게리는 당시 밀루닉과 비슷한 성향의 설계를 하고 있던 건축가였다. 댄싱 빌딩은 프랭크 게리가 항공기와 공업 디자인에 사용되는 카티아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첫 번째 건축물이기도 하다. 두 타워의 형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한 결과로 탄생했다. 예를 들면 건축의 위로 튀어나온 형태는 공산주의 하에 도로를 넓히기 위해 좁혀진 건축 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다. 댄싱 빌딩은 높은 수준의 건축 기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프라하가 낙천적인 자유 도시의 모습을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건축물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댄싱 빌딩 [Dancing Building]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2009. 1. 20., 마크 어빙, 피터 ST. 존, 박누리, 정상희, 김희진, 위키미디어 커먼즈)

댄싱 빌딩은 높은 수준의 건축 기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프라하가 낙천적인 자유 도시의 모습을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건축물. 이렇게 건축물 하나가 그 도시, 나아가 그 나라의 뜻을 투영하고 상징하기도 하기에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이제는 참 재밌게 보인다.

어느새, 이제는 그때와 여행하면서 보고 느끼는 게 달라진 것이다.




프라하 -> 체스키 크롬로프, 차로 2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지나 체스키 크롬로프로 향하는 길

형님이 운전하시는 2시간 동안, 형님 가족 및 사촌 분과 많은 대화를 했다. 형님은 한국서 자동차 회사에 다니셨고 출장차 유럽으로 오셨었으며 아들, 그리고 사촌 누님 분과 그분의 따님까지 넷이서 유럽을 여행 중이시라고 기억한다. 또한 오스트리아에 친인척분이 계셔서 인근을 여행하신다고 말씀하셨던 거 같고, 참 좋아 보였다.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알게 되고 그렇게 인연이 생기며, 이후에는 서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여행한 지가 10년도 지났지만, 현재 이 형님과는 종종 페이스북으로도 소통을 하면서 소식을 듣는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금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서 담당자로 인도까지 가셔서 업무로 고군분투하고 계신 것으로 알며 난 종종 형님 소식에 좋아요를 클릭하여 응원해드린다. 한국인으로서, 회사 대표로 타지에 나가 외화벌이를 하시면서 자랑스레 회사와 회사 제품을 알리는 역할은 난 특히나 값지다고 생각한다.

 

글 쓰며 안부를 여쭈니, 바로 답을 주신 형님

업무 출장 차 타국으로 오셔서 일하면서, 가족 그리고 사촌까지 챙기시는 형님이 당시 내겐 참 멋있어 보였고 추후 나도 그런 기회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사이 난, 많은 외국 경험도 했으니 업무가 해외 담당자들과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준비를 하면 되고 그런 가능성도 몇 년 안에 생길 수 있다고 이제는 생각이 든다.


참, 그러기 전에 코로나부터 어떻게 좀! ㅠㅜ


체스키 크룸로프 역사지구 [ Historic Center of Cesky Krumlov(City) ]
요약: 체코 남체코주에 있는 도시유적.
시대: 14∼16세기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200여km 떨어진 오스트리아와의 국경 근처에 체스키크룸로프 도시가 있다. S자로 완만하게 흐르는 블타바 강변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도시로 붉은 지붕과 둥근 탑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체코가 공산 국가였던 시절에는 그저 낙후된 도시에 불과했던 체스키크룸로프는 199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300여 개 이상의 건축물이 문화 유적으로 등록되었으니 도시 전체가 유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세기 남 보헤미아의 비테크 가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고딕 양식의 성을 짓기 시작한 것이 체스키크룸로프의 시작이다. 이후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건물들이 일부 추가 되었으나 18세기 이후에 지어진 건물은 거의 없다. 중세 마을의 특징이 가장 잘 살아 있는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13세기 세워진 체스키크룸로프 성은 프라하 성에 이어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성이다. 16세기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개축하면서 둥근 지붕의 탑과 회랑 등이 추가 되었다. 성 안에는 영주가 살던 궁전과 예배당, 조폐소, 바로크식 극장과 정원이 재현되어 있어 중세 귀족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다. 구시가의 중심지는 중세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스보르노스티 광장으로 주변에 후기 고딕 양식의 성비투스 성당 등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이 즐비하다.

체스키크룸로프는 다른 중세 도시들처럼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이 좁은 길은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과 카페가 가득해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해마다 6월이면 축제가 열리는데, 마을 사람들 절반 이상이 르네상스 시대의 옷을 입고 거리에서 공연을 한다. 체스키크룸로프성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회나 18세기 귀족들의 가면무도회가 열린다.

[네이버 지식백과] 체스키 크룸로프 역사지구 [Historic Center of Cesky Krumlov] (두산백과)

그냥, 한마디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예쁜 곳이란다. 그렇겠지! 또 체코니까...

그만큼 프라하에서의 체코의 첫인상은 나에게 참 좋았고, 이렇게 비가 좀 내렸어도 예뻐 보였다.

프라하 성에 이어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체스키 크롬로프 성, 입구

성 주변 관광을 하면서 걸어가다 보면, 안쪽에 많은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가 있다.

관광지에서의 루트는 거의 이렇게 동일하다.


체코맥주; Eggenberg

맥주 사진이 거의 있는 거 보니, 목이 마를 때면 종종 난 맥주를 찾았던 거 같다. 난 무조건 술을 즐기는 성향은 아닌데, 좀 덥고 기분이 좋을 때는 가끔 이렇게 맥주를 마셨던 거 같다. 다만 대낮에 기분이 별로일 땐 절대 음주는 하지 않았던 거로 기억. 하지만 자기 전엔, 숙면에 도움이 되기도 하기에 종종 마신다.

스비치코바 / 콜레노 / 슌카 음식인 듯

프라하 편 포스팅에 체코 요리를 조금 적었지만, 더 덧붙인다. 맨 왼쪽의 스비치코바(Svickova)는 소고기 등심을 요리해 채소와 허브를 끓여 만든 소스를 얹어 먹는 것이며, 대부분 체코 주변국을 여행한 사람들이 아는 콜레뇨(Koleno)는 체코식 족발인데 스비치코바처럼 소스를 만들어 얹어 먹기도 하기에 스비치코바와 콜레뇨의 차이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냐인 듯. 슌카(Sunka)는 햄을 뜻하며, 말리거나 훈제시킨 것을 잘라서 주며 빵 등을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세 번째 음식으로 정확히 같은 건 지금 찾아봐도 잘 나오지 않는데, 언젠가 업데이트 예정.

아무튼 체코 요리는 다 맛있었다. 브라보!
맥주 아이스크림(Beer Ice cream)

이렇게 아이스크림이 맥주 위에도 얹어 나오는 나라 체코. 체코인들은 맥주를 정말 사랑하며, 한때는 맥주값이 물보다 싸다고 했으나 체코 정부에서 국민 건강의 악화를 우려해 맥주보다 물을 1Kc(코루나) 싸게 팔고 있다고 한다. 필스너 우르켈, 코젤 등은 이미 한국인들도 많이 애음하는 맥주이며 부데요비츠키 부드바, 스타로프라멘, 감브리누스 등의 체코 맥주도 수입 중이라고 한다. <나무위키 - 체코/문화>


어느새 비도 그친 청명한 하늘.

여기에, 주황빛 지붕들과 집들의 색깔, 또 여기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 색의 조화는 정말 예뻤다.

뜨르들로(일명 굴뚝빵)

'굴뚝 빵'이라고 불리는 게, 바로 그 유명한 '뜨르들로'. 체코의 명물이다. 설탕, 시나몬이 뿌려있으며 가운데에 초콜릿, 과일 등을 넣어 먹기도 한다고. 당시 그리 달지 않고 맛이 좋았던 거로 기억한다.

우체국. 여기서 형님의 아드님은 형수님께 편지를 쓴다고 했다.

지금, 그 아드님인 Jh군은 쑥쑥, 키도 엄청 많이 컸다.

환전하러 오지 말라고! 하는 곳...

이것으로 아름다운 체스키 크롬로프의 관광을 마쳤다.

이제, 오스트리아 비엔나(빈)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 도로는 2차선
이렇게 주변의 자연환경도 보면서 갈 수 있어 좋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도착!

비슷한 듯 각각 다른, 그러나 또 보면 비슷한 거 같은 유럽 인근의 나라들. 체코와 오스트리아 역시 그런 면들이 있었다. 건물, 문화, 음식 등...


하지만 어쨌거나, 다른 나라로 들어가면 다시 또 설렘이 발동한다!

형님 친인척분이 챙겨주신 저녁상 / 하룻밤 신세를 졌던 그날 밤

그날 사진들을 보니, 10시가 넘은 시간에 우린 형님의 친인척 댁에 도착했고 시간이 늦어선지 좀 자고 가시라는 친절을 베풀어 주신 기록이 있다.

당시에 감사했던 형님께, 글을 쓴 김에 안부를 여쭸다.

낯선 여행자에게 이렇게 친절을 베풀어주신 분들. 참 감사하며, 그렇게 그날 밤 비엔나에서의 추억이 오롯이 떠오르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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