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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오스트리아3_ 잘츠부르크, 그리고 인스부루크

그저 발길 닫는 대로 다녔던, 알프스의 도시들


잘츠부르크(역에서 베니스행 표 예약, 시내 관광)-> 인스부루크(시내 관광)-> 잘츠부르크


어제 할슈타드에서 잘츠부르크로 11시가 넘어 생각보다 밤늦게 도시로 들어왔다. 처음 온 도시라 역에서 초행길로 예약해둔 민박까지 좀 늦게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모님께서 불편해하지 않게 배려를 해주신 덕에 씻고 바로 푹 쉴 수 있었다.

특히 호기심이 많았던 민박집의 둘째 따님

이번에 온 민박은 사장님 부부분이 음악을 하러 잘츠로 오셔서 정착하였고, 당시 중학생과 초등학생 정도의 귀여운 두 여학생이 있는 단란해 보였던 가정집이었다. 이 두 소녀는 당시 밤 12시까지도 안 자고, 유럽을 돌면서 그때 막 잘츠에 도착해 민박에 들어간 내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많은 호기심을 보였던 걸로 기억한다.


"오빠(삼촌이라 안 하고 분명 오빠라고...), 한국 어디서 왔어요?"

"유럽 어디에서 여행 시작했어요? 어디로 가서 언제 마쳐요??"


지금은 둘 다 성인이 되었을 텐데, 부모님의 길을 따라 음악을 계속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하다. 몇 년 전 페이스북, 인스타 등에서 본 소식으론 둘째 딸은 음악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결과를 올렸던 거 같기다.

한인 민박에 어김없이 나오는 귀한 한식

다음날. 아침을 먹으며 '오늘은 뭐하지?' 하는 생각을 멍하니 했던 거 같다. 앞에 오스트리아 1편인 비엔나 편에서 적었지만, 오스트리아에서 당시 난 곳곳을 여행할 계획을 세우질 않았었다. '이 음악과 예술의 나라에서 이렇게 보냈었다니?!!' 나도 참 돌아보니 아쉬움 투성이고 지금은 모차르트 생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배경인 미라벨 정원에도 가보고 싶으나 그땐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만 생각하고 있었다. 참, 다음 행선지는 베니스(베네치아)였는데 그 열차로 가는 구간은 극성수기라 반드시 미리 예약해야 한다고 해서(유레일 패스가 있더라도 추가가 비용을 지불해야) 이 일정만 우선으로 넣었다. 그리고 그날, 그리고 그다음 날까지 이 도시에선 크게 무리하진 않는 여행을 하며 이따금 쉬엄쉬엄 하면서 보냈다.

잘츠부르크 [ Salzburg ]
오스트리아의 서부에 있는 잘츠부르크주(州)의 주도(州都).

오스트리아 서부 잘자흐 강(江)의 양안(兩岸)에 있는 도시로 알프스의 북쪽 가장자리 잘츠부르크 분지에 위치한다. 기원전 15년경 로마제국에 의해 건설되었으나, 로마제국의 멸망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696년 루퍼트 주교가 재건했다.

잘츠부르크라는 명칭은 독일어로 소금(salz)과 성(burg)이 합쳐진 합성어로, 이곳이 고대시대부터 소금(암염)의 산지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8세기에 주교청이 설치된 후 교회령이 되어 가톨릭 주교가 통치하면서 가톨릭 문화의 중심지로서 발전하였다. 12세기 초 신성로마제국에 의해 교회령의 지위를 잃고 바바리아에 속해 있다가 14세기 독립했다. 독립 후 주교가 교권과 속권을 모두 가지는 주교후(主敎侯)의 지위를 가지고 통치했다. 이후 잘츠부르크는 개신교에 대한 대대적 탄압의 장소가 되었다. 1803년 대주교의 세속권력은 나폴레옹 1세에 의해 폐지되었고, 1866년에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수도가 되기도 했다.

악기, 인쇄, 양조 등 전통적인 산업 이외에 최근에는 기술과 지식 집약적 산업이 발전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탄생지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되는 미라벨 정원(Mirabell Garden) 등 풍부한 문화 및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구도시의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도시 동쪽의 잘츠카머구트의 호수마을인 할슈타트(Hallstatt) 역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1920년 시작된 잘츠부르크 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잘츠부르크 [Salzburg] (두산백과)


그날, 그리고 그다음 날 잘츠의 날씨는 계속 비가 내릴 거라는 날씨 예보가 있었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행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아쉬움과 집을 떠난 지 25일쯤 되는 즈음의 여행의 피로가 몰려 쉬고 싶을 때였다. 이런 날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들고 배경이 좋은 곳으로 들고 가길 추천한다. 멋진 배경을 보며 마음에 평화를 주는 좋은 노래들을 듣고 쉬면서 여행 일정을 정리하거나,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가까운 사람과 연락하는 방법을 권한다. 한 주 이상의 다소 일정이 긴 여행 중엔 심신을 다스릴 이런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 하지만 그 당시 난 노트북도, 스마트폰도, 이렇게 글을 쓰는 취미도 없었다. 마냥 민박에만 있는 건 비효율적이었기에, 11시 반쯤 채비를 하고 잘츠부르크 역으로 가 이틀 뒤에 탈 베니스 행 열차를 예약하러 집을 나섰다.

버스를 잡아타고 가면서 찍은 시내의 풍경

잘츠부르크 역 열차 예약 창구로 가서 베니스행 열차를 예약부터 하고, 또 버스를 타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브랜드 본사는 바캉스라하여, 대형 매장엘 찾아갔다

앞에 1편에서 적은 대로 H브랜드 본사에 찾아가는 미션은 수행하지 못했지만, 인근 대형 매장에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 브랜드의 현지 인지도, 판매 현황 등을 짧게나마 얘기하고 기록도 남겼다. 후에, 한국 지사에서 이 활동도 인정받아 의도치는 않았지만 나름 뿌듯한 성과로 인정받아 좋았다. 이것으로 그날 미션은 마쳤었다. 이렇게 여행 중에 시간은 금세 가므로 내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고 난 후 보고 싶은 것들을 행하는 우선순위 선정이 참 중요하다. 미루다가 체력이 달려 포기하게 되는 일정이 반드시 생기기 때문.


목표한 것을 달성한 후 시내를 좀 둘러봐야 했는데 날씨가 흐려 비도 계속 오니, 어느 명소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쉬고 싶었던 거 같다.

이후 버스를 타고 민박으로 귀가하는 길에 처음으로 버스에서 졸아 공항으로 가기도 했다
다른 분이 운영하셨던 한국식당
그날은 숙소로 돌아와 자다깨다 하면서 다음날 일정을 계획했다




다음날. 날씨는 역시 예보대로 흐렸지만 역시 움직이곤 싶었고, 인스부루크로 가기로 했다.

인스브루크 [ Innsbruck ]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주(州)의 주도(州都). 해발 574m 높이에 형성된 도시이고, 잘츠부르크(Salzburg)에서 남서쪽으로 140km 정도 떨어져 있다.

인스브루크라는 이름은 인(Inn) 강과 다리(Brucke)라는 뜻의 독일어를 합친 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강((Inn river) 위에 있는 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로마시대부터 동부 알프스의 교통 요지로서 발전하였다. 유럽에서  알프스 산맥에 있는 도시 가운데 가장 큰 도시이며, 빈(Wien), 그라츠(Graz), 린츠(Linz) 그리고 잘츠부르크(Salzburg)에 이어 오스트리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1429년에 티롤(Tirol)의 주도가 되었고 1490년대에 막시밀리안 1세(Maximilian I)의 황실이 옮겨오면서 이곳은 유럽의 정치, 문화 중심지가 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1938년 나치(NAZI)에 합병되었으며, 1943년부터 1945년까지 계속된 폭격 시험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구시가지는 이미 12세기에 건설되었으며, 15세기에는 지방도시로서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당시 이곳에 거소(居所)를 두었던 황제 막시밀리안 1세가 건조한 ‘황금의 지붕’은 지금 도시의 상징이다. 1500년에 지어진 '금의 지붕'(Goldenes Dachl)은 인스브루크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로 건물 전면에 나와 있는 발코니의 지붕이 모두 금으로 덮여있는 독특한 건물이다. 1996년부터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두 개의 탑이 인상적인 성 야콥 성당(Dom zu St. Jakob) 역시 이곳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철도·도로의 분기점으로서 교통상의 요지에 있으며, 천혜(天惠)의 수력을 이용해서 섬유·식품·주종(鑄鐘) 등의 공업도 활발하고 관광도시로서의 성격이 뚜렷하여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964·1976년 동계올림픽대회가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그밖에 막시밀리안 1세의 묘비가 있는 호프킬헤교회, 1677년 설립된 대학, 페르디난트 박물관, 민예관(民藝館), 고산식물원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인스브루크 [Innsbruck] (두산백과)


흔히 알프스의 도시라고 불리는 인스부루크. 1964, 1976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 이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2회 이상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는 세계 세 곳뿐인데 여기에 인스부루크가 들어간다. 2012년에는 제1회 동계 청소년 올림픽의 개최지로 선정되어 대한민국의 김연아 선수가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대회 진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뒤의 산, 그리고 나무들과 조합한 풍경이 묘한 매력을 자아냈다
철도사진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인스부루크역(Innsbruck Hbf) 주변
역 주변에 대형 슈퍼마켓이 있었고, 이렇게 점심을 해결
그저 사진들로만 봐도 참 예쁘고 멋진 도시!
인스부루크 번화가 광장. 붐비는 도심 뒤로 산이 품은 모습이 장관이다

해발 574m의 형성된 도시. 우리가 산에 올라가면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를 보는 만큼 이곳도 그랬다. 달랐던 점은, 도시가 가까운 산의 변화무쌍한 날씨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 곳이라는 것. 하지만 시민들은 대체로 평화로워 보였다. "곧 좋은 날씨가 올 거야"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처럼...

보석으로 유명한 <x와로브스키> 브랜드 본사가 여기 인스부루크에 있다고.
거짓말처럼 금새 맑아진 날씨. 이런 풍경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참 좋아진다

도시에 도착했을 때가 3시쯤이었고 그때까지 날씨가 계속 흐렸으나, 6시가 되니 이렇게 맑아졌다. 흔히 날씨는 사람의 기분의 영향을 꽤 미친다고 한다. 기온이 낮은, 동유럽 및 북유럽 등에 사는 국민들은 대체로 성격이 사납다고들 한다. 생각해보니 추우면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또 날씨가 좋지 않은 도시로 흔하게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곳으로 런던이 있다. 대서양 근처, 편서풍으로 가랑비가 자주 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이 도시는 시민이나 외지인이나 모두 불평이 많다고 한다. 물론 연중 통틀어 보면 괜찮다지만 그런 런던이 생각났었는데, 이 인스부루크 시민들은 어떨지 문득 궁금했다. 하지만 이렇게 화창 해지는 날도 많을 테니, 아무리 궂은일들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내 마음은 항상 내가 잘 다스려야 하며 주변에 긍정적이고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츠부르크 역으로 향하는 열차에서 본 풍경

그날, 밤에 잘츠부르크 민박으로 돌아와  민박 가족분들 및 다른 여행자들에게 미리 작별의 인사를 하고는 새벽 1시가 지나 민박을 나섰다.

잘츠부르크 시내의 새벽 야경

이후 내 발걸음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거쳐 베니스로 향하는 야간열차를 타러 잘츠부르크 역으로 향했다. 악명으로 말이 많은, 야간열차 첫 탑승에 앞서 만발의 대비를 하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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