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루스(2)

1997년 토성 탐사

by 이대영

하우루스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휴스턴은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십 년 전에 끝난 이야기가 다시 이어진 것이었다.

영화로 말하자면 죽었던 주인공이 다시 살아난 것과 같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토미리는 책상 앞에 서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앞에는 메기가 앉아있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제라드가 그랬어요, 하우루스가 살아있다고요.”

“제라드가?”

목소리가 컸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돌아보았다.

“아니, 내 말은 못 믿겠다는 것이 아니라…….”

토미리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하우루스를 본 것도 아니잖아?”

“고유번호랑 주파수 모두 확인했는데 하우루스가 맞대요.”

“그래서, 소리의 주인공이 하우루스란 말이야?”

메기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의 1퍼센트 밖에 받지 못하는 타이탄에서, 그것도 영하 179도의 혹독한 추위를 뚫고 소리를 보내다니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지금 음향실에서 레이먼드가 파일을 분석하고 있데요.”

귀에서 웅웅 거리는 소리가 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토미리는 의문에 사로잡혔다.


하우루스는 크기가 작아 타이탄에서 수집한 자료를 직접 지구로 전송할 수 없었다.

그래서 토성 궤도를 돌며 탐사하던 캔서를 통해서 지구로 자료를 전송하였다.

그러나 토성 궤도를 돌며 토성의 가장 안쪽 고리와 토성 대기층 사이를 22번이나 다이빙하듯이 탐사한 후에는 원자력전지가 바닥이 나면서 마지막 임무인 ‘그랜드 피날레’를 끝으로 토성 대기권에 진입해 불타 산화하자, 하우루스는 수집한 자료를 더 이상 지구로 보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하우루스는 타이탄에서 전원이 꺼지면서 끝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다시 살아난 거야? 그리고 ‘이상한 소리’는 또 뭐야?’

‘이상한 소리’부터 하우루스가 ‘살아난 것’까지 머리가 복잡해졌다.

“로켓추진연구소에서는 뭐래?”

“그렇지 않아도 이번 일 때문에 지금 오고 있데요, 헨리 국장도 오고 말이에요.”

“높은 분들이 다 오시는군.”

“준비 단단히 하셔야 할 거예요, 백악관에서 제이콥 보좌관도 온다니까 말이에요?”

“그 사람이 왜?”

“제가 알아요? 일이 있으니까 오는 거겠죠.”

메기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토미리는 그 사람들이 휴스턴으로 온다는 것은 사안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더라도 휴스턴에서는 딱히 해줄 말이 없는데, 가이아에 관한 이야기라면 모를까?’

토미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동부 연안에 진도 7.2의 강진이 발생하였고 백악관은 NSC를 소집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이 들어오는 데로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NBC.




회의실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탐사선 하우루스 때문에 모였지만 동부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 소식에 모두 표정이 굳어 있었다.

갈수록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져 갔다.

토미리는 입맛을 다셨다. 아침마다 즐겨 마시던 커피가 쓰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자, 다 오셨으니까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보좌관 제이콥이 의자를 당겨 앉으면서 말했다.

앞에는 미합중국 대통령실을 나타내는 독수리 문양의 수첩이 놓여 있었다.

“대통령께서도 이번 일에 관심이 아주 많으십니다, 토성에 우주선을 착륙시킬 수 있지 않나 해서 말입니다.”

토미리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 가면 태풍에 날아가고, 꽁꽁 얼어 죽어.’

“…아, 내 말은 그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지 않나 해서 하는 말입니다.”

제이콥은 사람들이 반응이 없자 얼른 말을 바꾸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하우루스를 어떻게 발견했는지부터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면서 토미리를 쳐다보았다.


“아시다시피 하우루스는 1997년 10월에 타이탄 4 로켓에 실려 ‘캔서 하우루스’라는 이름으로 토성 탐사를 위해 보내진 무인 탐사선입니다. 2004년 7월에 토성 궤도에 진입해서 토성에 관한 많은 자료를 지구로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캔서는 연료가 다 되어서 토성과 부딪히면서 임무를 마쳤습니다. ‘그랜드 피날레’라고 하죠. 그리고 캔서에서 분리되어 타이탄에 착륙해서 탐사하던 하우루스도 연료가 바닥이 나서 움직이지 못했고 그렇게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 하우루스를 발견했다는 것이죠?”

제이콥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하우루스는 타이탄에서 얼마나 탐사를 했죠?”

“20일 정도 탐사 했습니다.”

제이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로켓추진연구소에서 온 ‘브루스 윙’ 소장을 쳐다보았다.

윙 소장은 제이콥이 쳐다보자 같이 눈을 마주쳤다.

“그 뒤에도 탐사선은 계속 보냈죠?”

“그렇습니다. 그 뒤에는 ‘드래곤 플라이’ 미션으로 탐사선을 보내어서 2년 7개월 동안 토성을 탐사했습니다.”

“그리고요.”

제이콥이 물었다.

“그 뒤로는 탐사하지 못했습니다….”

윙 소장은 말끝을 흐렸다.

“이유는 뭔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나요?”

“그때 큰 이유로는 토성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서 당시에 개발된 엔진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바시미르 엔진도 아니고 말입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그 문제는 글렌연구소 ‘버나드’ 박사가 설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윙 소장은 버나드 박사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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