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버깅 작전이 시작되었다.
우주선은 더 이상 발사되지 않았고, 우주정거장과 모든 우주기지에서 우주선 이동이 중지되었다.
휴스턴에는 토성 고리 문제해결을 위한 T/F가 꾸려졌지만, 회의는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물체를 제자리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토성 고리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야 하는데 어렵지 않습니까?”
“문제는 토성 고리 궤도와 로슈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잘못하면 토성 고리 속도와 중력으로 고리 안으로 휩쓸려 들어갈 수 있습니다.”
궤도담당 리차드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했다.
토미리가 말했다.
“우주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모두 고개를 저었다.
“그럼, 우주선을 최대한 가까이 접근시키고 그다음에는 로봇팔로…….”
“로봇팔도 거리가 멀면 어렵습니다.”
비행 책임 마크가 토미리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대니얼! 관측결과는 나왔는가?”
“천문대에서 근적외선 분광계(NIRSpec)로 관측했는데, 암석으로 확인되었고 자기장이나 방사능 수치는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만져도 되는 건가?”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만져도 된다고 말하기는….”
대니얼은 자신 없다는 표정이었다.
“가까이 가서 스윙바이처럼 궤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되는데...”
토미리는 노트에 스윙바이 궤적을 그렸다.
계속 긁적이자 궤적은 굵은 선으로 변했다.
마크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정확한 것은 가이아가 가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크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가이아가 접근할 수 있는 거리라던지, 로봇팔로 접근할 수 있는 거리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니얼이 마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실 문이 닫히자 화면에 대통령과 NSC 위원들, 그리고 보좌관이 모여서 타일러 박사로부터 토성 고리에 관해 설명 듣는 모습이 보였다. 아래에는 날짜와 함께 ‘백악관 NSC’라고 적혀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숨소리를 죽이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사람들은 타일러 박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모두 놀랬다. ‘토성 고리라니…….’
잠시 후 불이 켜지자 사람들은 의자를 바로 해서 앉았다.
토미리가 천천히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말이 없었다.
토미리는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입을 뗐다.
“왜들 이래? 너무 긴장하는 것 같은데?”
“감독님이 긴장하니까 모두 긴장하잖아요.”
옆에서 메기가 말했다.
“괜찮아, 잘될 거야.”
긴장하기는 토미리도 마찬가지였다.
“디버깅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앞에 있는 자료를 한번 봐주시기 바랍니다.”
“대원들에게는 언제 알리나요?”
메기가 토미리를 보면서 물었다.
“백악관에서 최종 확인이 떨어졌으니 이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을까요?”
메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은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쳐다보기만 할 뿐 말이 없었다.
방송 중에 속보가 떴다.
“속보입니다. 조금 전 백악관과 NASA 공동 발표에 따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구 재난은 토성 고리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서 그 근거는 토성 고리를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이며, 연구자는 킷픽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타일러 박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토성 고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ASA에서는 이번 일을 ‘디버깅 작전’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이번 임무를 토성에 가 있는 우주선 ‘가이아’호에 맡겼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들어오는 대로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이아 연결되었습니다.”
메기가 헤드셋을 가리키며 연결되었음을 알렸다.
쉬- 하는 무전음이 들렸다.
“가이아, 여기 휴스턴이다.”
“라저. 가이아다 잘 들린다.”
“목소리 들으니 반갑니다.”
메기는 가이아가 내용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 토미리에게 눈짓을 했다.
제라드 이번 일을 좀 맡아줘야 하겠네.”
“보내온 메일대로 하면 되는가?”
“그렇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
관제사들도 모두 듣고 있었다.
“걱정보다도… 정말 아버지가 발견했다는 게 사실인가?”
“그렇다네, 타일러 박사님이 발견하신 게 맞네.”
토미리는 타일러 박사님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네. 대원들에게 전해주게 미안하다고 말이야.”
“무슨 소린가? 당연히 해야 될 일 아닌가.”
휴~ 하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들렸다. 토미리가 한숨을 내 쉬었다.
“진정하게, 자네답지 않네.”
“고맙네.”
“제라드! 이제부터 여기서 통제하겠습니다.”
메기가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라저.”
“우선, 우주선을 새턴라이즈에서 분리시키고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다시 연락하겠어요.”
“라저.”
잠시 후 위치 조정 엔진이 분사되면서 가이아가 새턴라이즈로 부터 천천히 분리되는 모습이 보였다.
우주선은 천천히 우주 바깥쪽으로 나갔다.
얼마나 멀어졌을까?
“위치 고정!”
조종간을 잡은 에릭이 ‘고정(loced)’ 버튼을 누르자 자동자세제어시스템(artificial stabilization system)이 작동되면서 자세를 제어했다.
“위치 확인.”
“라저.”
우주선은 배가 닻을 내리고 바다 한가운데 떠 있듯이 조용히 우주 한가운데 머물렀다.
“에릭, 이제 좀 쉬면서 기다리세요. 잠시 뒤에 엑스포인트로 이동할 거예요. 거기서 기다릴 거예요.”(엑스포인트는 물체들이 로슈한계 안으로 들어오는 지점을 말한다.)
메기 목소리였다.
“라저.”
바깥은 깊은 어둠에 싸여있었다.
떨어져 나왔던 우주정거장 새턴라이즈가 저 멀리 하얗게 보였다.
제라드는 생각에 빠졌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떠날 때 모습이 떠올랐다.
긴장 속에 출발 카운트다운이 들리면서 몸이 빠른 속도로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창밖으로 하늘이 빠르게 내려왔다.
우주에서는 까만 어둠밖에 보이지 않았다.
옆을 쳐다보니 대원들이 같이 있었다.
에릭, 비치, 니콜라이, 삐에르.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우주선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토성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할 일이 생겼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삐- 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비치와 니콜라이, 삐에르도 부스스한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조종석에서는 에릭이 혼자서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대장, 휴스턴에서 신호가 왔습니다.”
장거리 레이저 통신 ‘LLCD(Long Laser Communications)’를 통해서 지구 소식이 들어오고 있었다.
「태평양 모든 연안에 대형 쓰나미 발생, 연안 도시에 긴급 대피경보 발령. - 재난안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