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개장수 아저씨는 최 상사 아저씨에게 크게 혼이 났다.
온 동네가 갑자기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 때문에 소란해졌다. 갑자기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에 동네 사람들은 무슨 일인가? 의아해했다. 원인은 곧 알게 되었다. 동네에 한 번씩 나타나는 개장수 때문이었던 것이다.
“개 팔아라!”
“개 삽니다. 개 팔아라!”
개장수 아저씨는 개 목걸이를 손에 쥐고는 뒷짐을 진채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아저씨가 ‘개 팔아라’라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개들은 미친 듯이 사납게 짖어댔다.
우리 집에 있는 황구도 컹컹대며 짖어대기는 마찬가지였다. 목에 묶어 놓았던 쇠줄이 철렁 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마치 누가 잡아가기나 하는 듯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요동했다.
‘무슨 일인데? “
엄마도 무슨 일인가 싶어 버선발로 마루를 내려왔다.
“개장수 아저씨가 개 팔라고 하네예.”
“개 팔라고?”
“예.”
“그, 황구 단디 묶아나라 끄집어 갈라.”
“저번에도 누가 개 잃어버렸다고 난리더라. 개장수가 가져갔는지 알게 뭐꼬.”
개장수 아저씨가 나타나면 개들이 먼저는 긴장했고, 그것은 사람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누구네는 밤에 개를 도둑맞았다고도 하는데 사실을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그날은 개장수 아저씨가 봉변을 당하는 날이 되고 말았다.
“뭐? 개 팔아라?….”
“어이? 개장수 아저씨?”
“….”
“개 팔아라가 뭐야?”
동네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최 상사 아저씨에게 그만 붙들리고 만 것이다. 낮에부터 술에 취해서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왔다 갔다 하고 있었는데 그만 최 상사 아저씨와 맞닥뜨리고 만 것이다.
“아니, ‘개 파십시오'’라고 존댓말을 써도 개를 팔지 안 팔지 모르겠는데, ‘개 팔아라’가 뭐야? 지금 누구보고 개 팔라는 거야? 응!”
최 상사 아저씨는 개장수 아저씨가 ‘개 팔아라’라는 말이 못내 귀에 거슬렸던 모양이었다. 오늘뿐만이 아니라 벌써 여러 번 그런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여기 당신보다 나이 적은 사람만 있는 줄 알아? 당신보다 한참 나이 많은 사람들도 많아!”
최 상사 아저씨는 눈을 부릅뜨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개장수 아저씨를 노려봤다.
“그게 아니라, 나는 그저, 그냥 개 팔아라고 하는 소리로….”
“다시 해봐.”
“다시 ‘개 파십시오’라고 해봐.”
“…….”
“아, 얼른!”
“개…… 개 파십시오.……”
“한 번 더 크게.”
“개 파십시오!”
“이제 알았어? 우리 동네 올라오면 ‘개 파십시오’라고 공손하게 말하란 말이야, 알겠어?”
“예…….”
개장수 아저씨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은 후부터 개들은 최 상사 아저씨가 한 일을 아는지 최 상사 아저씨가 지나갈 때면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했다. 개장수 아저씨의 목소리를 개들이 알고 꼬리를 감추고 숨거나 오줌을 지린 것처럼, 최 상사 아저씨의 그런 일을 개들도 아는 듯했다. 최 상사 아저씨는 동네 사람들에게는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사람으로 보였지만, 개들에게는 그들을 지켜준 사람으로 여겨진 듯해 보였다.
개장수 아저씨는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동네에 보이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학교 옆 담벼락에서 누군가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개 팔아라!”
“개 팔아라!”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개장수 아저씨는 또 언젠가는 최 상사 아저씨와 같은 사람을 만날 것만 같았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날 최 상사 아저씨와 개장수 아저씨의 모습이 떠올랐다.
“개 파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