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좋은 사람들.
시작부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갈 곳을 정하고,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마음은 벌써 여행지에 가 있다. 가서 뭘 먹을까? 커피는 어디서 먹지. 거기에 뭐가 유명하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좋은 것은 죄다 모았다. 다 모아보니 며칠이 아니라, 일 년짜리 여행이 되고 말았다. 다시 신중하게 고르고 또 고른다. 이럴 때는 다른 사람들 말을 잘 안 듣던 나도 못 이기는 척 슬며시 물어본다. 그런데 이번에는 많은 게 아니라, 아쉬움이 많은 것들이 탈락이라는 이름으로 줄이 그어진다. 그래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세모표를 해서 어떻게 하든지 데리고 가려고 애를 쓴다.
여행지에서 봤던 많은 사람들, 여행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일상의 바쁜 것을 뒤로하고, 여행이 주는 감흥과 기쁨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공간이 가져다주는 것은 이런 것인가. 처음 보는 것들, 처음 듣는 말들, 처음 보는 사람들, 여행은 항상 다른 세상인 것 같다. 가지 않고, 오지 않았으면 몰랐을 일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여행은 더 즐겁다. 친한 친구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새치를 넘어서 서서히 흰색으로 물들어가는 여인들. 봄에 벚꽃나무 아래를 지날 때면 그녀들의 웃음소리가 더 커진다.
여행처럼 살자. 누가 옆에 있으면 여행이라고 생각하자. 잠시 방황하면 여행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자. 모르면 길을 묻는다고 생각하자. 그러다 누구를 만나면 반갑다고 얼싸안자. 우리 인생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겠는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못 볼 사람들, 그들 역시도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사는 것. 여행 때 봤던 웃던 사람들. 잠시 웃음을 잃었다고 생각하자. 물건을 사는데 흥정이 맞지 않았겠지. 싸게 샀다고 하나 나눠주더라. 왠? 공짜.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받는 것에 마음이 열린 나. 나도 누군가에게 줄 수 있겠지. 그럼 나도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버스는 좋은 사람들을 태우고 그렇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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