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나였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사람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 만나면 이야기하는 사람. 사람들은 그 사람의 말씨나 행동 하나하나까지 모두 기억했다. 사람들은 그를 쳐다보며 부러워했다. "나도"라는 말을 하면서 닮고 싶어 했다. 자기와는 다른 것 같은 사람. 울면 같이 따라 울었고, 웃으면 같이 따라 웃었다. 다음날도 똑같이 행동했다. 그 사람이 사는 세상은 다른 세상처럼 보였다. 자신이 느끼는 세상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사람이 사라졌다. 소식도 없이 온데간데없었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듯 초조해했다. 만나면 사람들은 모두 물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모두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누가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너, 여기서 뭐 하니?" 내가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 친구들은 내가 여전히 예쁘다고 했다. 어떻게 이렇게 가꿀 수 있니 하고 물었다. 부러움을 온몸으로 받았다. 그를 보면서 느꼈던 감동을 그대로 받았다. 신기한 일이다. 시기의 대상이 되다니, 질투의 대상이 되다니, 나 이렇게 살아도 돼? "너는 항상 그렇게 말하더라, 가꾼 게 없다고?"
혼자만 있으면 생각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부를 때만 대답하는 내가 되지 말아야지. 나는 큐 사인이 없어도 날마다 등장인물이 되어야지. 나는 고정 출연이 되어야지, 개런티는 최고로 받고, 몸값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러야지, 메릴린 먼로가 자기 순서인 줄 왔다가 그냥 돌아가게 만들어야지. 내가 부러워했던 것들이 나에게도 있었다.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들이 나에게도 있었다.
실망도 할 줄 아는 연기자, 웃을 줄도 아는 연기자, 나는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할 줄 알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말이야. 나는 스스로 '큐'를 부를 수도 있고, '컷'이라고 외칠 수도 있어, 그러니 너무 나에게 신경 쓰지 마. 난, 유명한 사람이야. 시련도 한 편의 연기야. 모두 놀랬을 거야. 엉터리처럼 보이는 것도 연기란다. 아마 모두 감쪽같이 속았을 거야. 다음에 봐, 다음 신을 준비할 시간이야. 모두 굿 나잇.
# 2권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연재이지만, 매일 올리려고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