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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금술 스토리텔러 Oct 26. 2022

유럽 최고의 휴양도시 포르투(Porto)

포르투는 엄밀히 말하면 도시가 아니라 가족입니다


월드 트래블 어워드(World Travel Awards 2022)가 선정한 유럽 최고의 도시 휴양지


포르투 이름의 기원 

포르투는 원래 Douro강 입구에 위치한 작은 켈트족 마을 칼레(Cale)였으나 로마인들이 항구를 건설하면서 항구라는 뜻의 Porto가 추가되어 "포르투스 칼레(Portus Cale)"로 불렸다. 역사는 천년 후, 그리고 현대로부터 천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 1096년 알폰소 6세가 포르투를 포르투갈 카운티의 수도로 제안하면서 "포르투갈(Portugal)"이 국가의 이름이 되었다. 그러니 포르투의 역사는 포르투갈에 이름을 붙인 도시로 시작한다. 


1. 동 루이스 1세 다리(Dom Luiz I Bridge)

이 다리는 포르투의 랜드마크로서 이 다리를 걸어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걸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인상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  1886년에 에펠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Théophile Seyrig)가 설계했다. 이는 1889년에 에펠이 세운 파리의 에펠탑보다 앞선 건축물이다. 이 사진이 다리 위에서 바라본 빌라 노바 데 가이아(와인이 숙성되는 마을 전체가 저장고)의 전경과 더불어 보이는 일몰은 가히 환상적이다. 

도우로 강의 아름다운 일몰. 동 루이스 다리 위에서 본 빌라 노바 데 가이아(Gaia)


2. 포르투 와인

포르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와인일 것이다. 도우루 강줄기를 따라 생산된 포도는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와인은 이미 대항해 시대부터 존재했지만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백년전쟁의 영향이 제일 크다. 프랑스와 영국이 와인을 두고 전쟁이 시작된 만큼 프랑스 와인을 먹지 못한 영국인들이 포르투에 와인 공급을 제안했고, 이때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드카를 첨가하여 만들면서 주정 와인이 된다. 포트 와인이 문서화된 첫 번째 언급은 국제적으로 인기를 끌던 1675년. 포트와인은 독특한 맛, 질감, 색상 외에도 일반 와인보다 도수가 강하고 달콤하다. 포트 와인이 바로 강의 왼쪽 빌라 노바 데 가이아 지역에서 숙성되고 발효된다. 


3. 포르투의 상 벤투(Porto-São Bento) 역

왼쪽 엔히크 왕자의 세우타 정복, 오른쪽은 주앙1세와 필리파 포르투 입성 장면


상벤투 역은 베네딕토 수녀들이 머물던 아베마리아(São Bento de Avé-Maria) 수도원 부지에 세워졌고 1916년 10월 5일에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불릴 만큼 멋진 외관은 말할 것도 없고, 내부는 타일(2천 개)에 포르투갈의 주요 역사이야기가 아줄레주(Azulejo)에 담겨있다. 이는 화가 Jorge Colaço 가 11년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가장 주목할 점은 정 중앙에 있는 1387년 대항해 시대를 열게 되는 동 주앙(D. João I)과 잉글랜드 왕 헨리 3세의 손녀인 랭커스터의 필리파의 포르투 입성 장면과, 두 사람에 사이에서 태어난 엔히크 왕자의 세우타 정복이야기라 할 수 있다. 


4. 리베이라 광장과 항구

동 루이스 다리 위에서 본 리베이라 광장 쪽 전경 


포르투(Porto)는 주앙 1세가 왕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 도시로 발견과 해상 무역, 상업, 그리고 조선 산업을 주도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리베이라 광장은 한국인들에게 버스킹 장소로 유명하지만 그 이전에 Douro 강과의 근접성 덕분에 포르투 최초의 상업 광장으로 더 유명하다. 그리고 저 광장과 맞붙은 항구에서 1415년 엔히크 왕자의 세우타를 정복하기 위해 출항이 있었으니 리베이라는 대 항해가 시작된 역사적 현장이다. 

 

도우루 강을 따라 가이아(저장고)와 빌라 레알 지역의 와인을 수송


5. 마제스틱 카페(Café Majestoso)

이 마제스틱 카페를 수식하는 말은 참 많다. 그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가 마음에 든다. 작가 조앤 롤링(JK Rowling)은 어머니를 잃고 영어교사의 일자리를 얻어 영국을 떠나 포르투로 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저널리스트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매일 같이 이곳에 들려서 창작활동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나는 이 말은 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가난했고 이 카페의 커피 값은 무척 비싸기 때문이다. 이 카페의 방문록을 보면 참으로 어마 무시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왕은 물론이고 유명한 사람들은 모두 등장한다. 한마디로 인플루언서(influence)들의 공간인 것이다. 요즘엔 보편화되었지만.


6. 리브라리아 렐루(Livraria Lello) / 렐루 서점(Lello Bookstore)

렐루 서점 1층 Lello bookstore. 사진: @livraria. llo

포르투의 렐루 서점은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내부 건축물과 '해리 포터' 책과의 관계성으로 인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다양한 언론에서 작가인 조앤 롤링(JK Rowling)이 렐루 서점이나 도시의 다양한 측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 조앤 롤링(JK Rowling)은 트위터를 통해 이 서점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한 놀라운 에피소드가 숨겨진 곳이다. 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호그와트와 연관 지을 수 있는 부분이 이곳에 너무 많기 때문에. 사실 렐루 서점이 해리포터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키기에 작가의 방문 여부가 그리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그저 그곳에 있어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7. Praça da Liberdade 자유의 광장과 라파 교회(Lapa)  

 Praça da Liberdade 자유의 광장- 동 페드루 4세의 기마상이 있다.


포르투의 진보적인 정신은 위에 언급한 주앙 1세를 지원하여 새 왕조를 세우고, 엔히크 왕자를 필두로 대항해가 시작되게 한 것 외에도 엔히크의 1415년 세우타 정복 이후 포르투갈 내부에서 일어난 정복과 관련하여 반대하는 질시를 바스쿠 다 가마를 통해 인도 해상통로가 열리기까지 견뎌낸 것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나폴레옹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동 주앙 6세의 왕실이 브라질로 피난을 갔고, 시간이 흘러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나폴레옹이 몰락했고, 프랑스의 압제에서 벗어난 포르투갈에서는 본국으로 돌아오기를 수 차례 종용했지만 주앙 6세는 거부한다. 이 사건은 1820년 8월 24일 포르투에서 혁명으로 이어지게 되고 주앙 6세는 1821년에 돌아온다. 그 후 1832년 7월 9일부터 1833년 8월 20일까지 11개월에 걸쳐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공성전'이 이곳 포르투에서 일어나고, 무패의 전적으로 성공한다. 이로 인해 절대왕정시대가 저물고 입헌 군주제로의 발돋움을 시작하게 된다. 


마침내 구 포르투갈이 끝나고 새로운 포르투갈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포위된 채 싸워야 했던 공성전에서 페드루 왕은 전쟁 중에 걸린 결핵으로 인해 1834년 9월 24일 35세의 나이로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유언대로 포위 기간 내내 자신이 다녔던 교회인 라파 교회에 심장을 맡기게 된다. 현재 페드루 왕의 심장은 Lapa의 Porto 교회에 있다. 신비로운 사건^^


민권을 위해 싸우는 전통은 포르투에게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포르투의 자유의 광장은 도시의 구조물이 아니라 승리의 순간에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공간이다. 왜 왕의 심장이 그곳에 있는지 이해가 된다.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가족 같은 사람들을 페드루는 심장을 남겨두므로 기억하려 했을 것이다. 



포르투는 엄밀히 말하면 도시가 아니라 가족입니다. 


어떤 악이 누군가에게 닥치면 포르투 시민들은
모두가 동일한 강도로 그것을 느낍니다

작가 주앙 샤가스(João Chagas)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친근함과 공동체 의식은 포르투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들이 상 주앙(São João)의 날이나 풋볼(Futebol Clube do Porto) 팀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광장에 모였을 때는 진정으로 한 가족과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금술의 도시 포르투

중세시대의 연금술사들이 납을 금으로 만드는 비법을 연구했다면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융은 연금술을 심리학적인 측면에 활용했다. 칼 구스타프 융(C.G. Jung)의 융합의 신비(Mysterium Coniunctionis)는 그가 남긴 마지막 걸작품이다. 나는 이것을 포르투의 역사에 적용해보았다. 연금술에는 불, 공기, 지구, 물이라는 4가지 요소가 있다. 


1. 불의 활동 - 포르투는 대항해 시대를 열었던 시작점이었으며 절대왕정을 주장하는 자들과 맞서며 공성전을 통해 자유를 쟁취했다. 불은 도전하고 모험하고 쟁취하는 역사다. 


2. 공기의 활동 - 항해 왕자 엔히크는 세인트 빈센트 곶에 천문대와 항해 연구소를 세워 전략적으로 인도 항로를 발견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세종대왕이라 일컫는 드니스 왕은 포르투갈어가 보편화되도록 라틴어로 되어 있는 모든 공문서를 포르투갈어로 바꾸었고 1290년에 코임브라대학을 세웠다. 현재 포르투의 렐루 서점은 대표적인 공기의 상징이다. 공기는 배움을 추구하고 정보와 지식을 통해 상자 밖에서 생각하는 것을 즐긴다. 호기심이 자원이다. 


3. 지구의 활동 - 불과 공기의 활동으로 수많은 식민지를 가짐으로 세계 최초의 패권국가가 되었다.


4. 물의 활동 - 도우루 강은 세계 최대의 주정 와인을 만드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했다. 포트와인은 연금술의 응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포르투는 역사 속에서 찢기고 밟히고 하소(불)를 겪으면서도 남들과 다른 시각(공기)으로 보기 원했고 세계를 탐험(공기)했다. 바다에서 길을 찾았고 마침내 원하던 것을 얻었고(지구), 현재 포르투는 낭만적인 도시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물) 



포르투는 이렇게 역사의 시간 속에서 흔들리면서도 자기의 정체성을 세워나갔고 현재 응집력의 발산으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포르투의 품으로 초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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