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을 해 보았지.
칩거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김포까지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가 존경하는 작가님을 만나뵙고 왔다.
그림을 그만두기 전부터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분.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시고, 내가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작가님의 작품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돌보아 주셨다.
집중해서 작가님의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고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관람객 분께서 "어머, 육아와 그림을 같이 하시나 봐!" 라고 오해를 하시기에 굳이 해명을 했다.
아...... 제 아이입니다. 작가님은, 제가 그림을 편히 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계십니다.
인품.
평소에 다른 작가의 그림을 대신 홍보해주는 인품.
그런 작가는 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사실 내가 요즘 대화를 나누는 대부분의 작가님들은 그러하다.
따뜻하구나.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작가님의 작업실에서 나올 때, 나는 양 손이 무거워졌다.
많은 말씀을 하지 않으셨지만, 샤이한 분이시지만 느껴졌다
정말로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해주고 계시다는 것
자꾸 눈물이 나서 소맷깃을 붙들고 눈물을 훔치며 이야기했다.
사실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나는 작업실에 돌아와 지침을 주셨던 물건들을 구매할 수 있었고
끝내야 할 작업들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작업들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각자의 힘듬에 경중은 없다.
어떤 작업을 하는 작가이든, 어떤 라이프를 살든.
다들 힘들게 작업하는 것이다.
존중 받아야 한다.
운전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비어 있는 벽, 싫은데. 어디에 얼마까지 채워 볼까.
개인전, 보통 몇십 점 하지. 다닥다닥 붙여 볼까.
스승님이 그래보라셨는데. 그래, 그러면. 나. 몇 점 해볼까.
결론은 접신하듯이 그림을 그리자.
아아, 나를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후련함을 느낀다.
파묻혀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