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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fom Nov 01. 2023

[나쓰편] 답정너에게

#확증편향

매출 5조 4천억 원, 영업손실 5천7백억 원, 영업손실률 -11%


  보유한 주식 중 한 회사의 23년 말 예상 재무성과이다. 10년도 넘은 오래전 투자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포춘지에서 읽었던 분석 리포트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스마트폰 도입이 본격화되었고 폰 이외에도 패드 등 다양한 형태의 신규기기들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시기였으며 대상 기업은 강력한 시장 지배자의 주요 공급처로 선정되어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내용이 주된 골자였다.  


  투자 이후 잠깐 오르던 주식은 등락을 반복하며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하향 하였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무지막지한 생산물량과 가격경쟁력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별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커다란 흐름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투자 측면의 가장 큰 패착은 나에게 있었다.  


  나는 오랜 기간 동안 접한 다양하고 많은 기사 중 내가 원하는 정보만을 그리고 듣기 좋은 기사만을 취했다. 대상기업의 기술적 우위에 대한 내용과 공급처가 다변될 수 있다는 이야기, 심지어는 경쟁사에까지 공급한다는 기사를 보며 내 투자결정이 옳았고 언젠가는 이익을 볼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가격이 잠시 오를 땐 내 판단에 확신을 가졌고 떨어질 땐 일시적이라 믿었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확증편향은 사람들이 그들의 믿음을 강화할 수 있는 것만을 찾거나 인지하려고 하며 믿음에 반하는 것은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경향을 보이는 신념인내(Belief Perseverance) 편향이다. 다양한 자료 중 본인이 원하는 선택적 정보 찾기, 선택의 결과가 유리한 쪽으로 정보를 인식하며 그런 특징적 정보만을 기억하려는 측면이 있으며 선택편향(Selection Bias)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인지 부조화에 대한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며, 신념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더 많은 비중을 둠으로써 믿고 싶은 것을 확신시키고, 신념과 상충되는 증거를 무시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반영한다. 투자세계에 있어 확증편향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     


보유 중인 투자에 대해 긍정적 정보만을 고려하며 부정적 정보는 무시

투자를 위한 기준 수립 시 기존의 기준이 적절한지 의문을 품거나 그보다 더 나은 기준을 제시하려는 시도를 무시한 채 기준 설정

분산이 잘 되지 않은 포트폴리오로 인해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는 우려. 특정 주식의 가치를 확신하여 부정적 정보는 무시하고 오직 그 회사에 대한 긍정적 뉴스와 정보만 수집함. 이에 따라 해당주식의 비중이 높아져 포트폴리오 분산도가 낮아짐.


  확증편향의 영향은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냄으로써 수정되거나 감소될 수 있다. 투자한 주식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모으거나 고려하는 의식적인 시도는 의사결정 시 토대가 되는 정보가 보다 완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물론 잘 수집되고 정리된 정보에 기반하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으나, 균형 잡힌 자료 수집을 위한 추가적 노력을 통해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투자 결정 시 추가적 고려사항을 보강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52주 신고가를 돌파 시 투자하는 기준에 근거하여 주식을 선택했다면 그 외에도 투자 타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보(예 : 기업, 산업 혹은 섹터의 주요 지표)를 수집 및 분석하는 것이 좋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 본인이 스스로 검증하지 않은 투자 아이디어에 기반하여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며 추가적 분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출처 : 2017 CFA Level III Vol2. Behavioral Finance, Reading 6. The Behavioral Biases of Individuals



이미지 출처 : capital.com/confirmation-bias


  나는 여전히 그 주식을 들고 있다. 매수 시에는 굉장히 큰 금액으로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생각했으나 가끔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소수점 수준임을 확인할 땐 놀라곤 한다. 이유는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증편향에 기인한 투자실수의 심리적 타격이 지속적으로 쌓여왔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투자가 성공적일 수 없지만 보다 훌륭한 투자 의사결정을 위해 다짐처럼 그 주식을 보유하며 확인해보곤 한다. 현시점에서 봤을 때 금전적 손실은 크지 않지만 이를 통한 학습효과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 내 투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커버 이미지: en.wikipedia.org/wiki/Cognitive_b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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