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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fom Nov 15. 2023

[나쓰편] 다중이에게

#심리적회계편향

이 돈이면?


  모르는 번호가 뜨며 벨이 계속 울린다. 무시했지만 또다시 전화가와 받아 보니 예금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안내전화였다. 고민이 시작된다. 1년이란 시간이 고스란히 쌓인 이 돈을 어찌할까? 안전하게 다시 예금에 넣어둘지,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할지 아니면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CMA에 넣어둘지 생각이 많아진다. 




  심리적 회계 편향(Mental Accounting Bias)


  심리적 회계 편향은 자신이 보유한 돈을 어떤 심리적 계좌에 할당해 놓은지에 따라  자금의 크기를 동일한 규모의 금액과 다르게 취급하는 정보처리(Information-Processing) 편향이다. Richard Thaler(1980)는 심리적 회계를 사람들이 자신의 자산을 대체할 수 없는(호환할 수 없는) 심리 계정으로 그룹화하여 경제적 결과를 규칙화, 분류화 그리고 평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돈은 본질적으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는 합리적인 경제 논리와는 모순된다. 심리적 계정은 돈의 출처(급여, 보너스, 상속, 도박) 또는 돈의 계획된 사용(여가, 학비, 생필품)과 같은 임의적인 분류를 기반으로 한다. 전통적 금융이론에 따르면 위험/수익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를 전체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  


  심리적 회계가 야기하는 잠재적으로 심각한 문제는 자산들 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개별 "바구니(bucket)"에 투자하는 것이다. Meir Statman(1999)은 개인이 다양한 투자의 상호작용을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투자자가 계층화된 피라미드 형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Statman(2008)은 또한 행동 포트폴리오 이론이 목표 기반 이론이라고 지적한다. 포트폴리오의 각 계층은 다른 투자 목표(대학 자금)와는 독립적인 특정 투자 목표(은퇴 자금)를 다룬다. 투자자는 자산을 보존하기 위한 현금, MMF 및 배당주를 통해 소득을 제공하는 등 위험도가 낮은 투자를 목표로 삼을 수도 있고, 부자가 되기 위해 신흥 주식 시장 및 기업공개(IPO)와 같은 위험한 투자를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 심리적 회계 편향으로 인해 다음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결합하는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무시함.

배당 자본차익을 비합리적으로 구분. 단기수익에 많은 비중을 두고 리스크 고려 없이 배당을 많이 주는 투자를 진행 후 배당을 받지 못하거나 극단적으로 원금손실 가능성을 키움.  

이미자 출처 : supercharge.io/blog/designing-great-digital-products-in-finance-mental-accounting


  심리적 회계의 영향은 이러한 행동에 기반하여 투자할 때의 단점을 인식함으로써 극복가능하다. 가장 큰 단점은 전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투자 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자는 다양한 심리적 계정에 의해 영향을 받은 실제 자산 배분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자산을 문서화하여 검증하는 연습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예상보다 높은 현금 잔고 등 전체적으로 볼 때 개선해야 할 정보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을 거치면 심리적 회계에 기반한 포트폴리오가 최적화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후 모든 자산의 특성을 고려하여 최적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한다.      


  수익(Income) 대비 총수익(Total Return) 관점에서 일부의 경우에는 두 가지를 다르게 취급하는데 이를 관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총수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두 수익원을 통합하고, 인플레이션 이후에도 원금이 계속 증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산을 낮은 소득 투자에도 할당하여 두 수익원을 통합하는 장점을 배워야 한다. 

출처 : 2017 CFA Level III Vol2. Behavioral Finance, Reading 6. The Behavioral Biases of Individuals




  처음에는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계층화(Layer) 혹은 꼬리표 붙이기(Labeling)를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다. 자녀의 교육자금, 나의 은퇴자금처럼 꼭 필요하지만 추후에 사용하게 될 돈들은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여 극단적인 경우에라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볼수록 이는 안전자산에 투자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주의하라는 뜻이었다. 소위 심리적 회계와 수익/위험(Return/Risk) 및 자산 간 상관관계(Correlation)가 잘 고려된 실제 포트폴리오가 일치하면 최적 자산구성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대한 경고였던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은 인플레이션을 헷지 할 수 없을 수 있으니 다각도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과도 같다.  

  

  지금까지는 감으로 알고 있던 혹은 머릿속에 가상으로 존재한 포트폴리오와 실제 포트폴리오를 시각화하여 비교하지 않았다. 그저 잘 운영되고 있겠거니 하면서 미뤄뒀는데 어쩌면 그 둘 간의 불일치를 볼 용기가 없어서 안일하게 내버려 둔 것이 아닌가 반추해 본다.   


커버 이미지 : Cognitive bias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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