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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fom Nov 14. 2023

[나쓰편] 꽂힌자에게

#기준점편향

본전은 찾아야지 ㅠ.ㅠ


  투자 시에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내가 산 가격 혹은 내가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한 가격을 기준에 근거한 판단으로부터 벗어나 단호하게 의사결정하는 것이다. 이미 산 주식이 너무 올라버리면 추가 매입이 쉽지 않고 구입한 가격보다 떨어지면 향후에 전망이 좋지 않을지라도 본전생각에 매도하기 어렵다. 심지어는 실제 구입하지 않은 주식에 대해서도 내가 구매했을 것을 가정하여 지금 사거나 팔면 이득 혹은 손해라는 심리적인 저항이 만만치 않다.    




  기준점  조정 편향(Anchoring and Adjustment Bias)


  기준점 편향은 자신의 심리적 경험(psychological heuristic)이 투자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정보처리(Information-Processing) 편향이다. 투자를 위한 가치추정 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초기 기본값(an anchor)"을 설정하고 이후 주어진 정보와 분석내용을 반영하며 값을 조정한다. 어떤 초기 값을 선택했는지에 관계없이 해당 값을 기준으로 조정하며 결과적으로 편향되어 버린 근사치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 편향은 보수주의 편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보수주의 편향에서는 새로운 정보에 비해 과거의 정보를 과대하게 평가한다. 기준점 편향은 초기값에 과도한 비중을 둔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절댓값보다는 상대적 비교를 더 잘하기 때문이다. 이런 편향을 가진이들은 왜곡된 렌즈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인식하고 자의적이고 심리적 기반의 기존점을 과도하게 강조한다. 따라서 합리적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원칙에서 벗어난다. 기준점 편향으로 인해 다음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 


새로운 정보를 반영한 의사결정 시 기존 추정치에 지나치게 집착

  -  내년 EPS $2로 예상 후 회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2 추정치에 고정

  -  '80년대 일본경제 호황이 수십 년간 이어질 것이라 믿고 성장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기존 전망을 수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

이미지 출처 : www.scribbr.com/research-bias/anchoring-bias/


  기준점 편향의 영향을 인지하고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지침은 다음 같다.     

편향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의식적 질문 시도

   - 주식을 합리적 분석에 기초하여 보유하고 있는가?

   - 작년 시장 수준이나 최근 종가기준으로 가격을 예측하고 있는지?


  과거 가격, 시장 수준 및 기업평판은 미래의 성과를 예측하는데 유의미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매수 및 매도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기업분석 리포트의 추천 종목을 분석할 때 특히 유용하다. 추천의 근거가 과거 실적에 기반한 추정치인지 아니면 회사의 펀더멘털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출처 : 2017 CFA Level III Vol2. Behavioral Finance, Reading 6. The Behavioral Biases of Individuals 




  내가 이런 편향을 가지고 있는지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인 기준은 "과거를 볼 것이냐 아니면 미래를 볼 것이냐?"이다. 과거의 기록인 차트를 보면 온갖 생각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특히 지속 우상향 하는 차트를 볼 때는 매입하지 못한 후회 정도라면 등락을 반복하는 차트를 볼 때는 오만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안 사길 잘했네", "샀다가 팔았다면 굉장한 이득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왜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다. 원래 주식의 가격은 미래현금흐름의 합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이기 때문에 오로지 향후 기업가치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게 인생인데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후를 내다보며 기업이 성장할 수 있을지 판단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간 수많은 판단과 이에 대한 사후분석을 통해 알게 된 것은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좋은 기업이 거시경제 관점에서 전체 시장 하락국면으로 인한 가격하락 시 기준점(Anchoring Point)으로 인한 편향으로부터 영향력이 약화되어 과감하게 투자의사 결정을 하기가 수월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때의 의사결정은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로 성공했다. 코로나 시국에 정말 말도 안 되는 낙폭으로 떨어져 버린 좋은 주식을 매입했던 것이 그 예일 것이다. 다만 이것도 단지 미래만을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관심 있게 주목해 온 그 시간들이 모여 축척된 경험과 시각을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겸허함과 미래를 밝게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가장 필요한 덕목일 듯싶다.


커버 이미지 : Cognitive bias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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