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성편향
올해의 수상자는?
연말이 다가오면 각종 시상식에서 그해를 빛냈던 작품, 작가, 배우 등을 선정한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그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각종 투표를 통해 근거를 마련에 노력하지만 후보군 중 하나를 투표해 볼까 하고 마음먹었을 때를 상기해 보면 늘 가장 최근에 떠오른 것에 더 마음이 갔다. 연초에 본 작품들도 큰 감동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여운의 크기가 작아진 것이 아닐는지?
가용성 편향은 마음속으로 얼마나 쉽게 유추(경험법칙 혹은 정신적 지름길) 가능한지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의 확률을 추정하는 정보처리(Information-Processing) 편향이다. 쉽게 회상되는 결과는 종종 기억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된다. 사람들은 종종 쉽게 구할 수 있는 생각, 아이디어, 이미지가 통계적 확률에 근거한 편견 없는 추정치라고 무의식적으로 가정한다. 사건에 대한 기억을 얼마나 쉽게 회상할 수 있는지에 따라 사건의 확률을 결정한다. 이 편향의 근본적인 문제는 편견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사건은 훨씬 더 쉽게 기억되어 이용 가능성이 높은데 가용성 편향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4가지는 다음과 같다.
분류(Categorization)
사람들은 문제 해결 시 관련된 것들을 세트로 인식하고 정보를 수집한다.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에는 익숙한 분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검색 세트가 필요한데 이런 세트를 찾기 어려울 경우 사건의 추정 확률이 편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인에게 유명한 야구 선수와 축구 선수 목록을 제시하라고 하면 축구 선수 목록은 상당히 짧을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미국인은 유명한 축구 선수가 야구 선수보다 적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편협한 경험(Narrow Range of Experience)
제한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추정할 때 해당 경험을 기반으로 한 너무 편협한 참조 프레임을 사용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CFA 차터홀더가 헷지펀드에서 일한다고 가정 시 이 사람은 자신의 근무처와 다른 헷지펀드에서 매일 다른 CFA 차터홀더를 만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일하는 CFA 차터홀더의 비율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개인 자산관리와 같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CFA 차터홀더의 비율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그것이 대상자의 기준 범위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CFA 차터홀더 중 소수만이 헷지펀드에서 일하고 있다.
공명(Resonance)
사람들은 상황이 개인적인 상황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따라 편향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재즈 음악 애호가들은 재즈 음악을 듣는 사람의 수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재즈를 싫어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의 수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히 가용성 편향의 원인들 간에는 중복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개인의 경험 범위는 검색 세트, 검색되는 정보 및 공감하는 내용에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것은 편향의 특정 원인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용성 편향을 감지하고 극복하기 위해 편향의 원인을 아는 것이다. 가용성 편향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를 아는 것보다는 원인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 질문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용성 편향으로 인해 다음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
철저한 분석에 기반하여 선택하지 않고 광고에 기반하여 투자, 투자자문사, 뮤추얼펀드 등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투자할 펀드의 운용사에 대해 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광고에서 들어본 회사이름을 말할 것이다. 실제로는 많은 회사들이 광고를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 상품 선택은 투자의 목적과 위험/수익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것을 골라야 한다. 이는 복구 가능성(Retrievability)에 해당한다.
투자기회를 제한한다. 자신에게 익숙한 분류 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 한 국가의 주식과 채권으로 투자를 제한하거나 적절한 시기에 대체 투자 등에 대해 고려하지 못할 수 있다.
분산투자에 실패한다. 이는 편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투자자는 그 산업에 대한 투자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
적절한 자산 배분에 실패. 위험과 수익률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호불호가 일치하는 회사에 투자한다.
가용성 편향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는 적절한 투자 전략을 개발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하게 조사하고 분석하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잘 설계된 원칙에 기반한 투자 접근은 최근에 접한 정보가 지나치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준다. 또한 목표 수익률, 허용 위험 수준 및 제약 조건을 기반으로 적절한 자산배분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투자 포트폴리오가 적절하게 분산되고 어떠한 가용성 편향에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투자자는 쉽게 기억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가장 최근의 금융 사건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인간의 경향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주식을 선택할 때 가용성 편향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Gadarowski(2001)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언론보도가 높은 주식은 이후 2년 동안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주식에 투자할지 결정하셨나요? 업종이나 국가에 대한 친숙도를 바탕으로 투자하기로 하셨나요? 그리고 그 회사 제품이 아서 투자를 선택하셨나요?"와 같은 추가 질문을 통해 가용성 편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몇 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난주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한동안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운전 습관을 재개하게 될 것이다. 가용성 편향으로 인해 투자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시장 상황에 과잉 반응하게 된다. 좋은 사례는 1990년대 후반의 기술버블이다. 투자자들은 기술 열풍에 사로잡혀 위험을 무시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영향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대부분이 부정확하거나 오래되었거나 혼란을 야기하는 내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깊이 있는 분석에 기초하지 않을 수 있다. 가용성 편향은 사람들로 하여금 언론의 큰 관심을 받는 사건이 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투자자들은 엄청난 양의 투자 정보를 해석하기 위한 교육, 경험 및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출처 : 2017 CFA Level III Vol2. Behavioral Finance, Reading 6. The Behavioral Biases of Individuals
비트코인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던 것은 '13년 경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자료를 준비해서 구성원에게 발표하는 사내 스터디 모임에서였다. 그때의 느낌은 무척 생소했고 누군가 위변조를 하지 못하게 하는 정보기록의 수단으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정도였는데 '17년을 기점으로 하여 모든 금융시장을 집어삼킬듯한 커다란 모습이 되어 다시 나타난 녀석은 마치 커다란 괴물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기사 속에는 온갖 코인에 대한 비교분석이 넘쳐났고 지금이라도 사지 않으면 거지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공포감이 대중을 자극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했지만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노출을 통해 심리적인 장벽이 점차 무너져 내렸다. 다른 코인은 모르겠지만 원조격인 비트코인에는 투자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투자하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는 건전한 자산이라면 카지노처럼 24시간 거래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의심과 암화화 화폐는 실질적인 기초자산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암호화 화폐라는 다소 극단적인 투자대상이 아닌 다른 유행하는 자산에 투자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좋게 말하면 당시의 흐름을 타기 위한 투자라고 하겠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저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에 현혹되어 투자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고민할 필요 없이 좋은 조건의 투자기회는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같은 맥락으로 아무런 고민 없이 떠오르는 대로 쉽고 편리한 "사고의 지름길(Mental Shortcu)"을 거친 투자대상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애쓰는 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너무 단순하고 명료할 때는 한번 의심해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커버 이미지 : Cognitive bias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