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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fom Dec 17. 2023

[나쓰편] 근자감러에게

#과신편향

  내가 고른 주식인데~! 


  포트폴리오에 추가로 담을 신규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화면을 보며 눈을 반짝인다.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Top-Down 및 Bottom-Up으로 입체감 있는 접근도 해보고 섹터별, 개별 종목별 유망주를 찾기 위해 분석하고 또 분석한다. 기사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고 선진국에서 추구하는 정책과 정렬성도 확보하고 있으며 주변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기업을 찾는다. 어느새 마음 한구석엔 슈퍼맨이 자라나며 이 주식이 나에게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줄 것 같다.   




  과신 편향(Overconfidence Bias)


  과신 편향은 자신의 직관적 추론판단 /혹은 인지 능력에 대해 부당한 믿음을 나타내는 감정(Emotional)편향이다. 이러한 과신은 지식수준, 능력 및 정보 접근성을 과대 평가한 결과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확률을 계산하는데 능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실제보다 더 똑똑하고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믿기 때에 그 일을 잘한다고 믿는다. 이것을 때때로 지식편향 환상(Illusion of Knowledge bias)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기본위 편향(Self-attribution Bias)과 결합하면 과신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자기본위 편향은 사람들이 성공에 대해서는 공로를 인정하고 실패에 대해서는 책임을 전가하는 편향이다. 즉 성공은 개인의 역량에 귀속되는 반면, 실패는 외부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지식 편향 환상과 자기본위 편향은 과신 편향에 영향을 준다.  


이미지 출처 : chasingreturns.com/blog/2018/9/21/the-overconfidence-bias-in-trading


  과신 편향은 인지 및 감정적 오류의 양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편향이라는 것이 주로 감정의 결과이기 때문에 감정적 오류로 분류된다. 자신의 지식과 능력에 대한 자기 인식은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이 편향도 수정하기 힘들다. 과신 편향으로 인해 다음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수익을 과대평가.  

분산이 되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과도한 거래를 함.  

시장 수익률보다 낮은 수익을 경험.  


  다수의 자신감 넘치는 투자자들은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본인의 주식선택 능력이 평균이상이라고 이야기한다. Barber와 Odean(2001)은 거래 비용 및 세금을 제외하고 평균 투자자가 시장 대비 연간 약 2% 수준으로 더 낮은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또한 관찰대상자의 연간 포트폴리오 회전율이 80%(뮤추얼 펀드 평균 85%보다 약간 낮음)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간 평균 회전율 1%인 가장 비활동적인 투자자 5 분위는 연간 17.5%의 수익률을 냈며, 이는 이 기간 동안 S&P 16.9%를 능가하는 성과였다. 월간 9%의 회전율인 가장 활동적 투자자 20%는 연간 세전수익률이 10%에 불과하다. 실제로 이 연구를 통해 높은 빈도의 거래가 위험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과신 편향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Winners and Losers)을 구분하고 최소 2년간의 포트폴리오 성과를 분석해야 한다. 좋은 주자를 식별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진 투자자는 승자와 그 결과를 기억할 수 있지만 패자의 수와 결과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의식적인 검토과정을 통해 실패한 주식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 투자에 대한 검토는 승자뿐만 아니라 패자에 대한 자료도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거래량도 식별할 수 있다. 투자자가 너무 많은 거래를 할 경우 모든 투자 거래를 추적한 다음 수익을 계산해야 한다. 이런 검증과정은 과도한 거래에 따른 부작용을 드러나게 한다. 과신은 인지적 오류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 완전한 정보는 투자 방식의 오류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투자 결정을 내리고 평가할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본위 편향에 대해 경고하는 "자신의 머리와 강세장을 혼동하지 마십시오(Don't confuse brains with a bull market)"라는 월스트리트의 오래된 격언이 있다. 투자의 승패, 이면의 논리와 결과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자기본위 편향과 과신 편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즉, 실제 실현 수익에 해를 끼치면서 과잉 거래를 하는 것이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공한 투자와 실패한 투자 모두에 대해 사후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 좋다. 언제 돈을 벌었는지? 언제 잃었는지? 좋았던 투자 의사결정과 나빴던 것을 분리하고 잘한 결정을 했을 때는 정확히 무엇을 올바르게 했었는지 파악하려 노력해야 한다. 내재가치 분석 후 유리한 시기에 투자했는지 아니면 시장 상승 타이밍에 운 좋게 올라탄 것인지? 마찬가지로 실패한 투자한 투자도 사례별로 분류해 본다. 적절한 분석 후 투자했으나 매도 시점에 실수를 한 것인지 아니면 시장이 조정을 겪고 있는 것인지? 실패한 투자에 대해 의사결정 할 때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패턴이나 일반적인 실수를 찾아본다. 이때 발견한 경향을 모두 기록하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다" 또는 "나는 미래에 이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와 같은 규칙이나 알림을 설정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루틴이 습득한 나쁜 습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또한 도움이 되는 전략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할 수 있다.  

출처 : 2017 CFA Level III Vol2. Behavioral Finance, Reading 6. The Behavioral Biases of Individuals




  오랜 기간 투자를 해오면서 내 의사결정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성과가 좋은 투자의 원인이 정확히 무엇 때문이었는지, 의사결정 시에 어떤 심리상태였었는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그냥 한번 질러나 보자는 맘으로 돈을 쓰고 싶어 투자를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단순히 투자서적에서 주워들은 말이 진리라 믿고 좋은 주식이라 생각해 버린 곳에 장기투자하면 언젠가 성과가 날 것이라는 순진하고 나태한 마음가짐으로 임한 것이 아닌지 돌아보았다.  


  회사 자금으로 투자할 때는 정말 열심히 분석했고 다양한 의견과 토의를 거쳐 투자 여부를 결정했었는데 정작 내 돈을 쓸 때는 그만큼 치열한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방대한 자료에 기반한 집단지성의 의사결정과 개인의 결정 간에는 이미 큰 격차가 있다. 하지만 법인의 투자는 정해진 기간 안에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간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회사 혹은 타인의 돈을 운영하며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는 있지만 손실에 대한 페널티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비대칭성이라는 한계 때문에 자신의 돈으로 긴 시간 투자할 수 있는 개인이 오히려 가치투자에는 적합할 수 있다는 심리적 기대감이 나태함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하지만 근거가 없진 않다. 소위 초심자의 행운, 좋은 타이밍, 우연한 투자기회 등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준 원인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자신의 결정에 대한 믿음 그리고 약간의 자신감 혹은 자만심이 없다면 투자시장에 뛰어들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조차 없다면 투자라를 것을 시작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나 시장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시장을 구성하는 요소의 상당 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다.  


  시장은 단기투자자, 장기투자자, 도박꾼, 사기꾼, 가치투자자 등 이 참여하고 있는 복잡계 그 자체이다. 제프리 웨스트의 책 "Scale"에서는 옳건 그르건 이런 모두가 모여서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있어 한 요소가 다른 요소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으며 옳다고 여겨지는 요소만으로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도 없다고 여겼다.    


  이러한 시장에서 나만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나의 주식을 고르는 눈과 관계없이 정말 타이밍이 좋아서 오른 것이 아닌지, 시장을 구성하는 복잡한 요소와의 운 좋은 상승작용이 맞아떨어져서였는지, 깊깊은 성찰과 분석 없이 시장에 참여했기 때문에 패했는지 냉철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시장은 살아 움직이며 슈퍼맨도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커버 이미지 : academic-accelerator.com/encyclopedia/emotion-class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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