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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fom Nov 28. 2023

[나쓰편] 회피자에게

#손실회피편향

손절해?


  명동을 꽉 채운 외국인 관광객 그리고 면세점 앞에 앉아 포장지를 뜯어 가방에 옮겨 담는 인산인해의 사람들.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우리나라 화장품이 K-뷰티의 미래 같았다. 국내를 대표하는 화장품 주식을 매수했는데 한 때 장중 400만 원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그 주식은 COVID-19로 인한 관광객 감소와 소비성향의 변화로 인해 지속 우하향 했다.




  손실회피 편향(Loss Aversion Bias)

  

  손실회피 편향은 1974년 Daniel Kahneman과 Amos Tversky가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을 연구하던 중 발견하였다. 이는 사람들이 이익을 얻는 것보다 손실을 피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는 감정(Emotional) 편향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손실에 대한 심리적인 영향은 이익을 보았을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절대수치로 비교 시 이득으로 인한 효용은 손실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같은 크기의 효용보다 훨씬 작다. 


  합리적인 투자자는 손실을 완화하기보다는 이익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익을 얻기보다는 손실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손실 회피 성향은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경우에도 사람들이 손실난 주식을 보유하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잠재적 이득을 평가할 때도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인다. 이미 실현된 이익의 향후 반환가능성을 고려할 때 해당 이익을 확정해 버리며 향후의 상승을 제한해 버린다.

  

  Daniel과 Amos는 손실 회피 투자자의 행동에 대해 기준점을 기반으로 한 손익평가로 설명한다. 이 가치함수의 형태는 S자 모양이고 비대칭이다. 이는 절대 가치의 동일한 변동에 대해 이익보다 손실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실 영역(X축 아래)에서는 위험 추구 행동을, 이득 영역(X축 위)에서는 위험 회피 행동을 뜻한다. 여기에 내재된 중요한 개념에 대해  Shefrin과 Statman(1985)이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로 설명하였고 이는 손실을 너무 오래 경험한 투자(실패한 주식)의 경우는 보유하고 이득을 너무 빨리 경험한 투자(성공한 주식) 시에는 매도를 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에 따른 포트폴리오 운영은 투자자의 위험/수익 목표를 고려한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보다 위험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Loss aversion - Wikipedia


  손실회피 편향으로 인해 다음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     

내재가치 분석(Fundamental Analysis)에 의해 산정된 것보다 오랫동안 손실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으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희망하며 손실상태에 머무른다.

내재가치 분석에 의해 산정된 것보다 일찍 이익 포지션을 처분할 수 있으며 이익이 줄어들 것을 두려워하여 좋은 주식을 매도한다.

좋은 주식을 팔고 실패 주식을 보유하여 포트폴리오의 상승 잠재력을 제한하고 과도한 거래로 인해 투자 수익률을 낮추며 위험/수익 목표에서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위험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한다.


  나아가 프레임 편향과 손실회피 편향은 투자자에게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조합이다. 손실을 입었을 때 오히려 위험한 대안을 기회의 원천으로 볼 수 있고 이득을 얻었을 때 추가적인 위험을 수반하는 투자를 위험하다 판단하여 투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손실구간에 있는 투자자는 평균보다 더 위험한 투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이익구간에 있는 경우에는 덜 위험한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투자자는 수익이 났을 경우 그 수익을 다른 돈이라 생각하고 추가적으로 위험한 행동할 수 있다. 시카고 대학의 Richard H. Thaler는 이것을 "하우스 머니 효과(House Money Effect)"라고 부른다. 도박꾼들이 이전에 승리한 후 점점 더 위험한 도박에 참여하는 의지를 보이는 것인데 위험 상황에 있는 돈이 그들 자신의 자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돈 혹은 카지노 하우스의 돈으로 생각한다.   

  

  손실회피 편향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재가치 분석(Fundamental Analysis) 기반으로  체계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손실을 경험할 때 정서적 고통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투자를 분석하고 미래의 손실과 이익의 확률을 현실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투자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 : 2017 CFA Level III Vol2. Behavioral Finance, Reading 6. The Behavioral Biases of Individuals




  23년 현 기준 시장 컨센서스 목표가에 도달한다고 해도 투자원금의 절반도 회수하기 어려울 만큼 처참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이 주식은 내재가치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지금 당장 매도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 팔아도 얼마 되지 않는 돈인데 더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닐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지표의 역할을 위해 보유하고 있어야 하나?" 등의 많은 생각이 떠올라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명확한 이유는 손실을 확정하기 싫은 마음일 것이다.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손실을 확정할 때 느끼는 고통 때문이라는 것은 부차적인 이유 같다. 근본적인 이유는 손절을 하고서라도 투자해야 할 유망한 주식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반토막난 주식이라도 200% 이상 오를 것이라는 가능성이 높다면 그 주식으로 갈아타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장이 좋지 않아도 우수한 개별종목을 발굴한다면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지만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면 거시경제와 국제정세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큰 흐름을 역행할 수 있는 기업은 없었던 것 같다. 사양산업에 있어 곧 사라져 버릴 것 같았던 기업 중 현재까지 살아남아 좋은 실적을 보이는 기업은 기존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흐름으로의 전환을 잘 해낸 기업이었다. 

  

  버핏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간은 안 좋은 사업의 적이지만, 훌륭한 사업에겐 친구"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주식을 팔 때는 오직 사업의 펀더멘털이 바뀌거나 해자가 훼손되기 시작했을 경우라고 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손실의 고통을 회피하기 상승의 기쁨을 찾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할 때다.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아 후회하지 않도록.


커버 이미지 : academic-accelerator.com/encyclopedia/emotion-class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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