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i Costanti BDM 2010
연말은 연초에 세운 계획을 다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 역시도 연초에 세운 계획 중 반을 못 지켰는데
‘아, 반이나 해냈다!’라는 마음과 ‘아, 반밖에 못했다..’라는 마음으로 왔다 갔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해낼 수 있을 지모를 2018년의 계획을 세워본다.
구구절절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하겠다 라고 세웠는데
<귀찮다는 말 안하기> 라고 한 줄 남긴 옹다의 계획이
놀리기에 아주 좋다고 생각하다가도 정말 좋은 계획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만나서
새롭지 않지만 언제나 즐거운 얘기를 하자
그런 하루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 날의 와인
2018년의 좋은 시작을 위해서 준비한 올해의 첫 와인은
Conti Costanti Brunello di Montalcino 2010
아직은 붉은 과일향이 가득하지만 치즈향도 나고 마지막엔 연유 향이 폭발한 BDM
깔끔한 피니쉬, 그리고 어떻게 이런 균형감을 유지하는지
와인 잔에 코를 박고 있다 보니
하늘하늘한 하늘과 초록색의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들판에 선 기분이 든다
와인을 마시면서 이런 느낌을 말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는데
확실히 좋은 와인을 마시면 순식간에 다른 시공간에 있는 기분이 들곤 한다.
시간이 빠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일 반복되는 하루는 뇌가 더 이상 기억하지 않기 때문이라던데
내 기억에 남지 않는 하루들이 많아진다니 기억되지 않는 하루들은 얼마나 슬픈가
기억을 쌓아두기 위한 시간들을 갖자
반복되는 하루가 아닌
새로운 날들
새롭지 않더라도 특별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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